어른들은 모르는 ‘10대의 성’

2011.04.21 14:03:13 호수 0호

우리들만의 ‘비밀의 성’ “어른들은 몰라~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어른들의 고민도 커진다. 특히 성문제는 다루기도 어렵고 해법도 그다지 많지 않은 ‘해묵은 과제’와 같다. 자녀들에게 어떻게 성교육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보수적인 어른들은 그저 아이들이 ‘잠자코 있어주길’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럴수록 10대의 성문제는 더욱 음지로 숨어들고, 그곳에서 부작용을 일으킨다. 특히 어른들은 아이들이 성에 대해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아이들의 성의식은 성인의 그것을 초월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심지어 아이들은 ‘우리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않다면 아마도 어른들은 뒤집어 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서슴없이 하곤 한다. 그만큼 그들의 ‘성담론’은 이미 어른들의 생각을 넘어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10대들에게 성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그들만의 성문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현실과 해법을 집중 취재했다.


잠자코 있어주길 기대하는 내 아이들의 성
그럴수록 음지로 숨어들고 부작용 일으켜


10대의 성문제에는 사회적인 분위기까지 함께 결합되어 있다. 성담론이 넘쳐나는 미디어와 일 년 내내 봐도 다 보지 못할 포르노 등이 지천에 깔려 있어, 몇 번의 클릭이면 이들은 금지된 ‘쾌락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10대의 성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발걸음은 바로 그들이 ‘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예 그들이 성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죄악시 하는 경우가 많다. 성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말아야 하고, 호기심을 가져서도 안 되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욱 성을 ‘음지의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자신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히 호기심이 가는 것이지만 이를 어른들이 용납하지 않게 되면, 결국 ‘자기들끼리의 담론’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10대의 성문제‘인정’에서 출발해야

아이들 스스로가 성을 ‘나쁜 것’은 물론 ‘어른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숨겨야 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10대가 성문제에 대해서 가장 강렬한 호기심을 가지는 나이라고 말한다. 그나마 20대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격적인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성적인 충동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하지만 10대는 ‘완전한 무방비의 상태’라고 보면 된다는 지적이다. 이 시기에 부모들이 그들의 고민에 동참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10대들은 성에 대해서 평생 ‘빗나간 생각’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더욱 경악스러운 일은 10대에서부터 일부 청소년들은 ‘동성애적 정체성’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은 비밀스럽게 자신들의 동성애적 정체성을 인터넷에 고백하기도 한다. 물론 처음에는 이들도 자신들의 취향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남들은 다 이성에게 관심이 있는데, 왜 자신은 자꾸만 동성에게 관심이 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시기가 되면 이들은 ‘동성애’ 자체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실제 많은 청소년들이 ‘동성애 카페’에 가입되어 있으며 그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한다. 정말이지 어른들에게는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이미 완전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성적으로 변태화되지 않은 ‘순결한 존재’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 아이가 설마’ ‘내 아이만큼은 그렇지 않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들은 이미 비밀스럽게 자신들만의 변태적 성향을 키워가는 경우도 있다.

사이버 섹스까지…멜섹·문섹이 뭐지?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분별한 사이버 섹스이다. 이들은 채팅을 통해서 음란한 대화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멜섹’ ‘문섹’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멜섹이란 이메일을 통해서 서로 음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문섹은 휴대폰 문자를 통해서 마찬가지의 음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심지어 그 내용을 보면서 상상력을 동원해 자위까지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일부 멜섹이나 문섹은 서로 누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익명의 상대방을 만나게 되고 서로 전화번호를 교환하면서 본격적인 멜섹과 문섹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익명성’이라는 것은 아직 성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파괴적인 충동을 아무런 제한 없이 표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사회적인 룰을 지키지 않아도 되고, 그 무엇을 하든 무한정의 ‘방종’이 허락되는 것이 이러한 사이버 섹스이기도 하다.

성인들이 10대들에게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무지와 편견은 다름 아닌 어른들이 성문제를 막으면, 그것이 그대로 먹혀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는 어른들을 비웃는다.

성을 파고 사는 패악적인 성매매 시스템의 엄연한 한 축
‘성적인 존재’라는 인식이 10대 성문제 해결 첫걸음


실제 많은 10대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뭐라고 하든 우리 일은 우리가 한다’라는 자기 결정권에 더욱 많은 비중을 둔다. ‘내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지 어른들의 이야기는 별로 상관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또한 10대들은 ‘의미’나 ‘가치’에 그다지 어른들 만큼의 비중을 두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들에게는 주유소에서 일을 하는 것이나 원조교제를 하는 것이 모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어른들보다 더 자본주의적이고, 더 상업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어른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따라서 그것이 도덕적으로 크게 나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는 곧 10대들의 성문제 접근할 때 이제 더 이상 도덕성의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원조교제’를 유발시키는 첫 번째 잘못은 어른들이다. 그들이 돈을 주지 않는다면 원조교제라는 것 자체가 생겨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어른들의 잘못이 아이들의 생각을 깨어나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돈을 흥정하고 2:1 서비스를 제안하며, 자신의 친구를 보내 성매매를 하는 포주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심지어 ‘처녀의 경우에는 돈을 더 내야 한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고. 한마디로 경악스러운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10대 ‘원조교제’ 어른들만의 잘못?

10대들은 이제 ‘성을 팔고 돈을 받는’ 일에 익숙해졌으며, 실제 이러한 원조교제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라고 하더라도 원조교제 자체에 대해서 어른들만큼의 심각한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지만, 이제 10대들 역시 우리 사회의 ‘패악적인 성매매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엄연한 주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성에 대한 인식에서 10대들과 기성세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것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윤락여성의 경우 ‘이미 버린 몸’이라는 생각을 하며 자포자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의 10대는 확연히 다르다. 비록 당장은 원조교제로 경찰서에 들락거리고 때로는 화류계를 드나든다고 해도 이들의 10년, 20년 뒤의 꿈은 ‘평범한 가정에서 아이를 기르며 남편과 알콩달콩 하게 사는 것’이라고 한다.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10대들의 성문제에 대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그 모든 열쇠는 어른들이 쥐고 있다”고 말한다. 어른들이 성담론에 개방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이상, 절대로 아이들도 그런 방식을 취할 수 없다는 것. 결국은 어른들의 이중성은 고스란히 아이들이 닮아가고, 행동양식 역시 고스란히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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