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21> 3·22 부동산대책 허실

2011.04.04 11:14:15 호수 0호

툭하면 주택정책…부자만 신났다


한 달 간격으로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있어 많은 혼선을 주고 있다. 이번 3·22 부동산 대책은 3월 말로 DTI 규제가 다시 부활된다는 점에서 나온 정책이다. DTI를 부활하는 대신에 취득세 완화 등 세금 감면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DTI 완화 종료’거래위축 최소화 주안점
금융건전성+주택시장 살리기 ‘정책조합’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예정대로 종료시키는 데 따른 거래 위축을 최소화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즉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를 정상화하는 대신 취득세를 낮춰 거래 비용을 줄이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 민간 부문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금융건전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차갑게 식은 주택시장도 함께 살리는 ‘정책조합(policy mix)’을 선택한 셈이다.



‘금리인상, 유가상승…’
여전히 매매심리 위축

정부는 DTI 규제를 작년 ‘8·29 대책 이전’수준으로 조정했다. 부동산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DTI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정작 DTI를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활성화에 큰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8·29 대책 이후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50조원가량 늘었다. 그러나 순수하게 DTI 자율 적용을 받아서 늘어난 대출액은 7000억원으로 전체 담보대출 증가액의 1.4%에 불과했다. 따라서 DTI 규제 대신 주택 거래세, 즉 취득세(2011년부터 취·등록세 통합)를 더 낮췄다. 취득세를 낮추면 주택 수요자에게 실질 혜택이 돌아가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취득세는 지방세로 지방자치단체에 중요한 세원이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적지 않은 반발도 예상된다.

3·2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아파트 분양 전매 제한도 폐지된다. 이번 대책 중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대목은 ‘분양가 상한제 일부 폐지’다. 강남3구 투기지역을 제외하고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재개발, 재건축단지와 뉴타운 지구 등도 대부분 민간택지에 포함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의외로 폭발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연동해 운영되는 분양권 전매 제한 제도가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일정 기간(1∼3년) 분양권을 팔지 못하는 전매 제한을 받고 있다. 민간택지의 경우 상한제가 폐지되면 계약과 동시에 전매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재당첨금지조항도 자동 폐지돼 당첨 후에도 또다시 청약이 가능해진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분 분양가 역시 다소 오를 전망이다. 분양가를 높이면 수익성이 좋아지는 만큼 이들 사업 활성화와 함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시장이 살아날지 여부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득세 감면과 같은 비중 있는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지만, 주택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 실시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DTI 규제의 부활이 금리 인상, 유가 상승 등 국내외 여러 악재와 맞물려 매매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3·22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강남3구 등 투기지역을 제외한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겠다고 했다. 상한제가 없어지면 건설사가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시세 또는 그 이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 결국 상한제 폐지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겨 주택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 그동안 사업성 부족 등으로 진척이 없었던 재개발·재건축 단지와 뉴타운지구 등 대부분의 민간택지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최근 ‘청약 열풍’이 부는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아파트 공급 증가와 함께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기도 과천시, 서울 강동구 등 재건축단지와 서울 용산·성동구 등지의 재개발 사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이외로 차분하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DTI 규제가 부각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상한제 폐지를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취득세 감면도 (DTI 규제 부활로)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에게만 해당돼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미분양 해소 악영향”
지자체 ‘세원 비상’

앞으로 서울에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라는 점에서 조합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크다.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사업의 일반분양 일정이 늦춰진 것도 분양가를 높이려는 조합과 이를 낮추려는 건설사 간의 이견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분양가에 웃돈이 붙을 정도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지방에서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공공택지에 짓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4월부터 DTI 환원으로 서울 강남3구 투기지역을 제외한 서울 지역에서 ‘총소득에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50%, 인천·경기는 60%를 적용받게 된다. 투기지역인 강남 3구에선 현행처럼 DTI 비율 40%가 그대로 적용된다.

취득세 50%로 낮춰 ‘거래 비용↓’
분양가 상한제 폐지 ‘주택 공급↑’

정부는 DTI를 환원하되 실수요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거치식’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사실상 완화해 주기로 했다. 기존 DTI 규제에선 분할상환은 5%P, 고정금리/분할상환은 10%P DTI 비율을 확대해주는 가산항목이 있었다.

정부는 여기에 비거치식을 추가로 우대해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엔 10%P까지,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엔 15%P까지 DTI 비율을 확대해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서울 목동에서 주택을 구입하면서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만기 20년, 금리 연 6% 기준) 방식으로 돈을 빌리면 DTI 비율 65%가 적용돼 3억8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변동금리 일시상환 대출을 받을 때 (DTI 비율 50% 적용, 대출가능액 2억9000만원)보다 9000만원이 더 많다.

또 연봉 1억원인 사람이 투기지역 이외의 서울지역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면 변동금리 일시상환 방식보다 3억원 더 많은 8억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이 같은 우대조치는 이달 중 금융회사 내규를 개정해 4월 이후 신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DTI 환원과 비거치식 대출에 대한 우대조치를 통해 상환 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대출을 억제하고 건전한 대출 관행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별도로 적용되기 때문에 DTI를 기준으로 한 대출 한도가 늘어나더라도 LTV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을 빌릴 수는 없다. 정부는 아울러 저소득층의 주택담보대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DTI 면제 대상인 소액대출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확대하는 조치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DTI 규제 정상화에 맞춰 취득세(취득세와 등록세가 올해부터 주택 취득세로 통합) 부담을 절반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고가주택 취득세 부담이 커 거래가 끊기는 부작용이 심각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 것이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사이에 취득세 부담이 수천만원씩 늘어나면서 거래가 끊겨 ‘주택거래 활성화’라는 부동산 세제 기본 방향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지방세인 취득세 세율 감면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에 대해서는 전액 재원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원 기준과 규모에 대해서는 추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참고로 주택 취득세는 전체 취득세의 7.7%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서울에서만 5000억원 정도가 걷혔다.

10억원 아파트 사면
2300만원 내면 된다

집을 살 때 내는 세금(거래세)은 거래가격이 9억원 이하인 1주택자는 거래가액의 2%, 9억원 초과 1주택자나 다주택자(2주택 이상)는 4%를 각각 세금으로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주택거래가 부진해지자 정부는 취득세 부담을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절반씩 줄여주기로 했다.

당정은 9억원 이하 주택은 1%, 9억원 초과 및 다주택자는 2%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 심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대책이 발표된 다음 날인 3월23일부터 또는 개정안 발효일부터 낮춰진 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10억원짜리 중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구입했을 때 지금은 취득세로 4600만원(지방교육·농특세 포함)을 내야 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이 금액의 절반인 2300만원만 내면 된다.

1주택자이든 다주택자이든 똑같다. 만약 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다주택자는 세금이 현행 2300만원에서 1150만원으로, 1주택자는 1350만원에서 675만원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이때 1주택자는 본인 명의의 주택이 1채인 경우(1인 1주택)를 뜻한다. 1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이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라도 신규 주택 매입으로 본인 명의의 주택이 1채라면 올해 말까지는 취득세율 1%를 적용받게 된다.

집을 새로 사 본인 명의의 주택이 2주택 이상이 될 경우에는 2%의 세율이 적용된다. 9억원 이하 주택가액을 산정할 때는 신고가격(실거래가)을 기준으로 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신고가격이 9억원 이하라도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개별주택가격이나 시장·군수가 산정한 개별 및 공동주택 시가표준액이 9억원을 초과하면 2%의 세율이 적용된다. 취득세 납부기한은 주택취득 후 30일 안에 등기하면 등기 때 납부세금의 50%를 선납하고 나머지는 취득 후 60일 안에만 내면 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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