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선 드라마 <강력반> 중도 하차 뒷이야기

2011.04.01 10:26:10 호수 0호

현장 분위기 좋다더니 ‘그게 아니었나 봐’

제작발표회·현장공개·호프데이 행사 등 모든 공식 행사 불참
<강력반 > 제작사 측 "비중 때문" vs 선우선 측 "처음부터 조율"

배우 선우선이 KBS2 월화극 <강력반>에서 하차하겠다고 선언한 후, 그 배경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선우선이 중도 하차하게 된 이유를 놓고 방송가 안팎에서 여러 설들이 파다하게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우선은 항간에서 오해하고 있는 것처럼 캐릭터 비중으로 인한 하차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선우선이 내세우고 있는 이유는 처음부터 ‘우정출연’이었다는 것. 선우선이 드라마 하차를 선언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강력반>은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선우선은 원칙과 청렴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사건해결을 위해서라면 사생활 따윈 포기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강력계 팀장인 진미숙 역을 맡았다.

<강력반> 제작사에 따르면 선우선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캐릭터 비중이 예상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제작진과 의견 대립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선우선은 제작발표회, 현장공개, 호프데이 행사 등 공식 일정에 모두 불참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선우선 측과 비중에 대한 얘기와 캐릭터 문제로 조율해오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전체적인 팀워크 등을 고려해 자연스럽게 빠지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선우선 소속사 측의 입장은 다르다.

소속사 관계자는 “<강력반> 출연은 강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결정한 것이다. 처음부터 우정출연 형식으로 3~4회까지만 나올 예정이었다. 7회까지 출연하는 것도 분량이 늘어난 셈이다”며 “캐릭터 비중이 문제였다면 애초부터 출연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선우선은 불의의 사고를 당해 죽는 설정으로 지난 3월29일 방송된 <강력반> 7회를 끝으로 하차하게 됐다. <강력반>이 16부작인 만큼 제작진은 선우선을 대체할 새 캐릭터를 투입할 예정이다.

KBS 관계자는 “<강력반>의 유일한 홍일점인 진미숙은 앞으로 남태식(성지루)과의 러브라인도 예정돼 있었다”며 “선우선을 대신할 만한 새로운 여자 캐릭터가 등장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강력반>을 하차한 선우선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준비할 예정이다.



이다해 “연기에 대한 죄책감에
마음 고생했어요” 글 올리기도

이처럼 드라마 방영 중 연기자가 하차하는 일은 가끔 일어난다. 대표적인 인물이 MBC 새 월화극 <미스 리플리>로 안방극장 복귀를 앞두고 있는 이다해다. 이다해는 <에덴의 동쪽>에 출연했다가 중간에 하차했다.

<에덴의 동쪽> 대본연습에서 출연진이 나연숙 작가에게 대본과 캐릭터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불만을 털어놓았고, 결국 고성으로 이어져 파행으로 치달았다. 당시 대본연습에는 이홍구 작가에게 바통을 넘기고 뒤로 물러났던 나 작가가 복귀했고, 주연배우 송승헌과 이다해가 빠진 상태에서 진행됐다.

“캐릭터를 이해할 수 없다” “진행이 잘 납득되지 않는다”는 출연진의 불만에 나 작가는 “나에게 도전하는 것이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고 결국 그대로 연습실을 나갔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에덴의 동쪽>은 다음날 예정됐던 촬영이 전면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제작진은 “촬영이 취소된 것은 대본상 수정이 필요했을 뿐이다”며 “대본 연습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작가와 출연 배우간의 갈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다해는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며 “하차에 대해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인지, 육체적으로도 지치고 괴로워 촬영하기 힘들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다해 <에덴의 동쪽> 캐릭터 불만으로 중도 하차
신인 탤런트 A양, 처음 캐릭터와 달라 연출자와 고성

그는 이어 “한 연기자로 이 작품을 끝까지 책임지고 제 역할을 충실할 의무가 있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런 상태의 심신으로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신인 탤런트 A양도 제작진과 대립을 벌이다 하차한 케이스. 이유는 처음 연출자와 미팅할 때 연출자가 말한 A양의 캐릭터와 촬영이 들어간 후 캐릭터가 다르다는 것.

A양의 매니저 K실장은 “첫 미팅 때 연출자가 ‘A양의 캐릭터는 성격도 강하고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대본을 받고 촬영에 들어가고 보니 예전에 보여줬던 캐릭터와 비슷했다”고 전했다.

얽히고설킨 기 싸움
연기자-연출자-작가 호흡 중요

처음 의도와 달라 기분이 상할 때로 상한 A양과 소속사 측은 고심 끝에, 연출자와 작가를 찾아가 “왜 처음에 말한 캐릭터와 다르냐”고 따져 물었고, 연출자에게 “작가와 고민을 해 봤는데 A양이 그동안 보여줬던 밝고 명랑하고 푼수 같은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캐릭터 같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는 답을 들었다.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에서 탈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출연을 결심했던 A양과 소속사 측은 연출자의 말에 “그런 일은 당연히 연기자와 상의를 해서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다시 물었고, 연출자는 “캐릭터 변화는 연출자와 작가가 상의해서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냐. 드라마 시청률과 연기자 모두를 위한 것이니 잠자코 따라오면 된다”고 역정을 냈다.

연출자의 말을 듣고 기분이 상한 K실장은 ‘더 이상 말을 해봐야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에 사무실을 박차고 나와 버렸다. 그 때문이었을까. A양은 비중도 차츰 줄기 시작했고, 촬영장에서 처우도 달라졌다.

K실장은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촬영이 이어졌다. 그런데 딱 한 신만 찍었다. 이런 일이 몇 주 째 이어졌다. 주어진 분량은 적고 다른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과정에서 A양의 박탈감은 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한 K실장은 급기야 연출자를 찾아가 드라마에서 빠지는 것으로 해달라고 했고, 연출자는 결정을 받아 들였다.

K실장은 “지금도 ‘A양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연기자-연출자-작가의 호흡이 잘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작가가 아이디어 공장에서 드라마 대본을 ‘생산’하면 이를 예쁘게 ‘포장’하는 것은 연출가의 몫이고, 이를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연기자의 몫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시청률이 잘 나오는 드라마를 보면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다. 촬영장에서 연기자-연출자-작가가 만나면 웃음꽃이 만발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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