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손학규-정진석 3자 막후 연대설

2016.12.12 10:50:52 호수 1092호

조기 대선에 주판 퉁긴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 시계가 빨라지면서 대선주자들의 발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러 이합집산의 수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 중 반기문, 손학규, 정진석의 연대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곤욕을 치른 세 사람이 손을 잡고 여권의 권력 재창출에 나설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최순실 게이트’로 소위 피를 본 사람은 비단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만이 아니다. 친박(친 박근혜)계 대선주자로 꼽혀왔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가도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의욕적으로 당진 토굴 생활을 청산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상임고문은 이번 사태로 정계 복귀가 완전히 묻혀버렸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당 존립 위기서 당을 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에 놓였다.

이합집산

더민주 김종인 전 대표는 최근 반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서 “반기문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세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며 “(내년) 1월에 나와서 자기 나름대로 세력 규합을 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이번 예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반 총장이 새로운 보수진영을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의 입장이 가장 어려운데 과연 정당의 모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을 아마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보수진영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해야 할 테니 그런 측면에서 하나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이는 반 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결합 시나리오와는 결이 다르다. 앞서 정치권에선 갈 곳 잃은 반 총장에게 국민의당이 영입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국민의당의 경우 안 전 대표가 대권을 도전하기 위해 만든 당이기 때문에 자신보다 지지율이 높은 반 총장을 영입할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반 총장의 신당 창당설이 더해져 김 전 대표의 발언이 힘을 받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최근 익명의 반 총장 핵심 측근의 입을 빌어 신당 창당설에 불을 지폈다. 반 총장이 내년 1월 중순 귀국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측근은 “반 총장은 새누리당이나 기존 정당으로는 안 나온다.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며 “원래 그런 구도였다. 친박 쪽에서 구애했을 뿐 애초에 친박 쪽 인사가 아니었고 국민의당에 갈 생각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새누리당은 이미 신임을 잃었고 곧 쪼개질 것이다. ‘중도’를 표방하는 당을 만들면 붙으려는 인사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기울어진 새누리당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반 총장이 중도 신당을 만들었을 때 과연 러닝메이트는 누가 될 것인가. 국내 정치세력이 없는 반 총장으로서는 꼭 풀어야 할 숙제가 누구와 함께 하느냐다. 반 총장의 단독 신당 창당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은 이미 정치권서 기정사실화된 이야기다. 자연스레 손 전 고문이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정치권서 흘러나온다.

손 전 고문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 의욕적으로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지난 10월20일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자신이 개헌을 이끌어 보겠다는 사실상의 대권 출마 선언이었다. 이러한 그의 의욕적 움직임은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정치권서 개헌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면서 힘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곧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개헌’은 동력을 상실했다. 더불어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마저 그 힘을 잃어버렸다.

반기문-손학규 중도 신당 만들 수도
정진석 지원, 정권 재창출 효과 노려

손 전 고문 입장에선 어떻게든 잃어버린 대중의 관심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 이에 반 총장과 함께 신당을 창당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이미 더민주를 탈당한 상황이라 당적에 따른 제약도 없다. 정치적 궁합도 두 사람이 잘 맞을 수 있다는 해석이 정치권 일각서 나온다. 손 전 고문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더민주로 옮긴 경우라 중도에도 맞다는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이 제3지대서 만나는 그림이 그려진다. 여기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원외서 3지대 형성에 주력하는 인사들까지 합쳐지면 그 힘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


정 전 의장은 최근 자신이 주장하는 제3지대와 관련, “반 총장도 귀국하게 되면 충분한 논의가 가능하다”며 친박·친문(친 문재인)을 제외한 모든 이들과 손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 전 고문에 대해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사이”라며 “앞으로 양극단을 제외한 3지대를 어떻게 구성하고 어떤 모양새로 운영할 것인지, 또 개헌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해 서로 의견 교환을 했다. 점차 그 생각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뜻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직접 신당 창당에 합류하는 건 아니지만, 외곽서 반 총장과 손 전 고문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새누리당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사실상 불임 정당이 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 공개한 정당지지율에 따르면, 더민주 35%, 새누리당 13%, 국민의당 13%, 정의당 7%, 없음·의견 유보 31%로 조사됐다(6일~8일,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은 27%).

새누리당 지지율은 국민의당과 동률을 이룰 정도로 추락했다. 새누리당의 2015년 한 해 지지도 평균이 41%였음을 감안하면 추락 정도는 상상 그 이상이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서 정 원내대표가 중도 성향의 당을 지원해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노릴 것이란 예상도 무리는 아니다.

친박·친문 제외

분명 세 사람의 이해관계는 맞아떨어진다. 조기 대선이니 만큼 변수도 상당하다. 매주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더민주와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과연 차기 정권은 누가 잡게 될 것인가. 분명한 것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차기 대선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을 것이란 점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반기문 당선 가능성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코노미스트>는 ‘각성과 분열이 반기문을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6년 만에 다수당 지위를 잃고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로 고민에 빠진 새누리당이 반 총장에 눈을 돌려 그의 영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 총장이 캐스팅보트를 쥔 충청권 출신이라는 점eh 주목했다. 반 총장이 북핵 문제의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빈곤 문제’ ‘청년 취업난 해소’ 등을 해소할 능력이 과연 반 총장에게 있을 지는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목>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