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인데…' 문재인·안철수 지지율 딜레마

2016.11.25 09:39:35 호수 0호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최근 정치권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국민의당 등 야3당이 24일, 박 대통령 탄핵소추 단일안 제출에 합의하는 등 '탄핵 시계'가 빨라지고 있지만, 두 잠룡들의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않다.

박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최대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당은 급상승해 새누리당을 제치고 2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정작 안 전 대표는 제자리걸음이다.

'리얼미터'가 21일부터 23일까지(11월 4주차 주중동향) 전국 19세 이상 1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5%포인트, 응답률 12.8%) 정당지지율서 더불어민주당이 33.4%로 1위, 국민의당이 17.9%로 2위에 올랐다. 새누리당(16.7%)이 3위를 기록한 것은 리얼미터 주중집계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같은 조사의 대선주자 지지도 순위에선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21.2%)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17.4%)은 물론, 이재명 성남시장(11.6%)에 뒤진 4위(11.4%)에 그쳤다.

안 전 대표는 지난 10일, 박 대통령 하야 촉구 거리서명운동에 돌입, 이날까지 2주째 장외서 서명운동을 이어왔고, 지난 20일에는 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야권 대선주자 8인이 모여 탄핵 추진을 천명했던 '비상시국 정치회의' 역시 먼저 제안했다.


이 같은 점이 여론에 반영된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시계가 빨라질수록 안 전 대표 지지율도 오르는 게 수순이다. 그러나 보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안 전 대표를 추월하는 이른바 '반사이익'을 봤다. 안 전 대표의 움직임이 이 시장의 강경 행보에 묻혀 여론에 제대로 각인되지 않은 탓이다.

이를 두고 안 전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결국 박근혜정권과 집권 여당에 실망한 여권지지자들과 중도층들을 흡수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지지율 정체를 면하려면 더 이상 퇴진을 거론하는 대신 탄핵에 초점을 맞춰 거리 서명운동 행보를 변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차피 정국이 탄핵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고, 민주당에선 빠르면 12월2일, 늦어도 9일 표결이라는 구체적인 날짜 제시까지 했는데 퇴진서명을 받는 행보는 오히려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4위로 밀린 것 자체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금은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 여론이 높은 만큼 정통적 강경파로 인식돼온 이 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탄핵 정국을 지나 본격적인 차기 대통령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 안 전 대표가 다시 '빅3' 안에 안정적으로 진입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정국은 특수 상황이라 지금 지지도가 차기 대선과 곧바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며 "안 전 대표가 나름 탄핵 정국을 앞장서 이끌어온 것이다. 대선 후보 검증 국면이 되면 이런 것들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역시 이렇다할 오름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더민주도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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