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여왕의 화려한 행적

2016.09.07 08:43:24 호수 0호

필로폰 큰손, 그녀는 ‘아이리스’라 불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여왕이 잡혔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해 마약을 국내에 유통한 40대 여성은 마약 여왕으로 불렸다. 1년간 한·미 사법 공조 끝에 미국서 붙잡혀 국내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 법무부와 검찰 등에 따르면, 대량의 마약 유통 혐의를 받고 있는 J(41·여)씨는 한미 사법당국의 공조로 지난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J씨는 ‘아이리스’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인터넷과 SNS, 국제특송 등을 통해 마약을 국내에 밀반입한 혐의 등으로 1년여간 한미 사법당국의 추적을 받아왔다.

행적이 묘연

J씨는 국내서 붙잡힌 마약상들이 ‘해외 공급책’으로 지목한 인물이다. 마약 유통상 사이에선 ‘마약 여왕’으로 불릴 정도였던 인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가 최근 수년간 국내서 이뤄진 마약 유통의 진원지로 보고 있다.

J씨는 해외에 거주하는 점을 이용해 지금까지 교묘히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우편물 발송지가 미국, 중국, 홍콩 등으로 다양해 추적이 어려웠으며 마약사범들과 직접 대면한 적도 없어 행적이 묘연했다. 또 해외 서버를 이용한 채팅 앱 덕택에 신분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었다. J씨는 이런 방법을 통해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을 화장품으로 위장하거나 인형에 숨겨 유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시가 600만원어치의 필로폰을 매수한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아이리스라는 인물을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2월 기소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을 받은 여성 K씨도 아이리스에게서 마약류인 엑스터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J씨가 관여된 마약사건으로 정식 판결을 받은 건만 해도 4건으로 최소 1000여회 투약 분량이다. 이밖에도 J씨는 수많은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여겨지는 등 검찰과 국내 마약상들에게 마약 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다. 통상 필로폰 1g당 소매가는 30만원, 도매가가 10만∼2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아이리스는 20만원 이하 가격으로 공급해 중간 도매상 이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채팅앱 이용 국내 유통책 공급
끈질긴 추적…한미 사법공조 LA서 체포

검찰은 지난해 구속 기소된 국내 유통책 L(50)씨도 아이리스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씨는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필로폰 등 마약류를 교수·주부·조폭 등에게 200여 차례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징역 3년을 선고 받아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부터 J씨가 인터넷과 채팅 앱, 국제특송 등을 이용해 국내로 보낸 마약이 최소 수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그를 추적해 왔다. 이때마다 J씨는 교묘하게 수사망을 피해왔다. 우편물 발송지가 미국, 중국, 홍콩으로 제각각인 데다 적발된 이들이 아이리스와 대면한 적도 없었던 탓에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J는 온라인상에서 마약 유통책과 구매자를 모집했지만 해외에 있는 서버를 이용한 채팅 앱을 활용해 신분 추적이 어려웠다.

국내 공급책도 마약을 주민센터 무인 물품보관함으로 배송해 놓고 찾아가게 하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써서 도통 오리무중이었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마약 거래는 대화 기록이 남지 않아 판매자와 공급책을 한꺼번에 잡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공급책이 해외에 있는 경우는 사법권이 미치지 않아 추적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밀에 싸여 있던 J씨가 한·미 수사기관의 공조로 지난 6월께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져 수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그녀의 입 주목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가 1년여에 걸친 추적 끝에 아이리스를 한국인 J씨(41·여)로 특정한 뒤 미국 마약단속국(DEA)·강제추방국(ERO) 등과 함께 올린 개가였다. 검찰은 최근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 청구 등의 공식 절차를 밟고 있어 J씨는 이르면 9월께 국내로 들어와 본격적인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J씨가 송환된 후 활동 조직과 현지 공급처가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드디어 잡힌 강남·한남패치 운영자 실체

일반인들의 신상을 폭로해 논란이 됐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와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일반인의 신상정보와 사진을 폭로해 논란을 일으킨 SNS 강남패치 계정 운영자 정모씨와 한남패치 계정 운영자 양모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남패치 운영자 정씨는 지난 5월 초 SNS에 계정을 개설하고 100여 명의 신상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 연예계, 스포츠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과거 유흥업소에 종사한 경력이 있다’, ‘스폰서가 있다’는 식의 내용을 올렸다. 정씨는 해당 내용을 제보자들로부터 받아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SNS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피해자들의 신고로 계정 사용이 정지되자 30여 차례 계정 이름을 바꿔 가며 운영을 지속했다. 정씨는 “훼손될 명예가 있으면 날 고소하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강남패치에 착안해 남성들의 개인 신상을 폭로한 한남패치 운영자 양씨도 이날 검거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한남패치 운영자 양씨를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게시글을 내려달라는 피해자의 요구에 “사실이 아니라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사생활을 더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계정 등에서 사진과 글을 옮겨와 공개한 뒤 삭제를 요청하는 피해자에게 가상화폐 비트코인 200만원 상당을 요구한 혐의로 블로그 운영자 김모씨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불특정인의 사생활에 대해 허위사실을 무차별로 폭로해 피해를 발생시키는 경우 관련 업체와 협조해 지속적인 차단과 검거를 할 것”이라며 “해외 SNS를 악용하는 경우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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