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금리와 주가

2016.09.01 09:35:25 호수 1087호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에서 연내에 금리를 언제 얼마나 올릴지 세계 자산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옐런 의장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피셔 부의장 등이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2차 금리 인상 언급이 있자 지수 3000 돌파를 외치던 수많은 증권 전문가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하긴 그렇다. 얼마 전까지 푹푹 찌는 듯한 더위가 우리를 지치게 했는데 이제는 서늘한 바람에 장롱 속 재킷을 꺼내지 않는가? 이런 면에서는 날씨의 4계절도 증시와 닮아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잠시 달궈질 뻔했던 한국 증시에 서늘한 가을바람이 될 것인가? 크레딧 스위스은행은 1994년이나 2004년에도 미국이 2차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한 달 전, 아시아 증시 지수가 각각 10% 그리고 3% 하락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일본의 금리와 환율정책도 자동차 등 여러 산업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수출주 등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중국의 금리와 재정정책도 한국 증시에 중요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주식시장도 경제의 한 축인데 어디 경제가 공식대로 딱딱 맞아 떨어지는가?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변수와 관련된 인과, 상관관계가 있어 미국 금리 인상이 전례만큼의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미국 금리 인상 자체도 고용지표 등 또 다른 변수에 영향을 받으며 향후 예상되는 인상 속도도 중요하다.

지금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문제도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금리와 주가는 장기적으로 반대로 움직인다. 저금리가 되면 주가는 강세를 띠고 고금리가 되면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선 예금 이자나 대출 이자가 낮으니 아무래도 주식을 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들어오는 돈이 많아지면 돈의 힘으로 주가를 밀어 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금리가 낮으면 대출 이자 등 금융비용이 줄어드니 순이익도 많이 나고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기업의 가치가 좋아지니 주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이 가진 채무에 대한 이자부담이 커진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재무상태가 나빠진다. 따라서 금리와 주가는 높은 인과 관계가 있다. 정부는 경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재정정책이나 금리정책을 구사하는데 특히, 경기가 침체되고 있거나 이미 침체 중일 때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게 된다. 따라서 금리를 내리는 시점은 주가도 하락하는 때다.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바로 증시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증시에 주가가 연동되는 정도를 나타내는 베타지수가 높은 증권주를 금리 인하와 동시에 증시 상승을 예상하고 대량 매입하는 경우 의외로 주가가 오르지 않아 당황할 수 있다.

반대로 경제상황이 좋으면 물가상승률도 높고 증시 과열에 따른 거품이 끼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염려가 있으므로 금리를 올리게 된다. 이렇게 경제 상황이 좋을 때는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고 주가도 높게 형성된다. 한참 경기가 좋은 시점이므로 금리를 인상한다고 증시에 당장 악재가 되는 게 아니다.

경기가 좋아 금리를 통해 속도 조절을 하는 것이므로 증시는 한동안 상승세를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증시가 다시 조정세를 보이고 있는 요즘은 테마주들이 난무하게 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 관련주들도 날아다닌다.

얼마 전 안철수 의원이 대권 도전을 공식화하는 발언을 하자 안랩 등 테마주들이 급등하기도 했다. 실제로는 아무 관련이 없는 종목들도 분류되어 급등락을 한다. 급등을 예상하고 투자할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니 상승을 확인하고 매매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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