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까 받았는데…영~찜찜합니다 그려”

2011.01.11 11:04:49 호수 0호

방송3사 연말 시상식 빅딜설 내정설 조작설 거센 후폭풍 내막


매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말 시상식. 방송3사의 연말 시상식이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그 후폭풍은 거세다. 네티즌들이 연말 시상식과 관련해 빅딜설과 내정설, 조작설까지 제기하며 방송사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한 방송 관계자는 “상은 제한돼 있고 받을 만한 사람은 많다 보니 다른 의견이 나오는 것이다”며 “시상식 가지고 매년 말이 많은데 공식적으로 전문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게 평가하는 방법을 통해 방송3사 통합해서 상을 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례행사처럼 등장하는 연말 시상식 논란이 언제쯤 “이번 시상식은 공평했다”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까.

고현정 토크쇼와 대상 빅딜설… SBS “억측”
<추노> 내정설… 후속 프로그램 바뀌어

■ 빅딜설
<대물>의 고현정이 대상을 받은 SBS 연기대상은 SBS와 고현정 사이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빅딜설 논란에 휩싸였다. 고현정이 토크쇼 <고현정쇼>(가제)에 출연하는 조건으로 SBS로부터 2010년 연기대상 대상을 받았다는 소문이 급속도로 퍼진 것.

그러나 SBS는 이런 빅딜설을 부인했다. SBS 측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그런 소문에 대해서는 대응할 가치도 없다. 사실무근이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소문대로 고현정이 대상을 받은데다 유력한 대상 후보였던 이범수 소속사가 1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 결과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빅딜설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이범수 측은 “예상을 빗나간 (대상 수상)결과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시상 결과에 대해 후보 측이 수상자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한 건 무척 이례적이다. 문제가 커지자, 이범수 소속사 측은 지난 2일 밤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SBS 연기대상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은 소속사 직원의 우발적인 행동이다”고 해명하고 “해당직원을 해고하고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뒤늦게 논란을 잠재우려 애썼다.

사실 연예계에서 고현정이 SBS와 <고현정쇼>를 기획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시청률 40%를 돌파한 <자이언트>는 2010년 SBS 드라마 가운데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자연 주인공 이범수는 유력한 대상 후보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대물>의 고현정 역시 강력한 대상 후보였다.

빅딜설과 관련해 고현정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빅딜설은 사실무근이다. 제 연기인생을 걸고 말할 수 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SBS가 <고현정쇼>를 방송하면 빅딜설이 신빙성 있게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방송사마다 방송사 공헌도를 고려해 수상자를 미리 결정했다는 내정설도 등장했다. KBS 연기대상에서 <추노>의 장혁이 대상을 수상한 뒤 이후 프로그램이 바뀌면서 이러한 내정설이 돌게 된 것.

<무한도전> 조작설 퍼져… “상 강탈당했다”
MBC·SBS 공동수상 남발…  의미 퇴색

■ 내정설
당초 KBS는 연기대상이 끝난 뒤 신년 특선영화로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이 출연한 영화 <굿모님 프레지던트>가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KBS 홈페이지에는 교체 편성으로 <추노>가 올랐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추노>가 상을 탈 것이 아니라면 연기대상 하기 몇 시간 전에 갑자기 편성표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연기대상에서는 <추노>의 장혁이 <제빵왕 김탁구>의 전광렬 등 쟁쟁한 후보들을 따돌리고 대상 트로피를 품안에 안았으며 그 뒤 장혁의 대상을 자축하듯 <추노> 영화판이 방영됐다.


방송이 끝난 뒤 네티즌들은 “대상 타고 바로 <추노> 드라마가 나와 이상했다” “자축하는 듯한 느낌은 왜일까” “역시 <추노> 내정설이 사실이란 말인가” “물론 장혁이 연기는 잘했지만 왠지 뒷맛이 씁쓸하다” “전광렬은 무관이라 더 기분 그렇다”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MBC 방송연예대상은 네티즌 투표를 통한 자사 베스트 프로그램 선정 중 가산치를 모호하게 적용해 조작설에 시달렸다.

■ 조작설
방송연예대상에서 <세바퀴(세상을 바꾸는 퀴즈)>는 5만7455표를 받고 베스트 프로그램상을 받았다. 2위는 5만695표를 받은 <무한도전>이었다. 하지만 시청자들과 네티즌들은 투표결과가 조작됐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투표한 후에 자신의 미니홈피나 C로그에서 ‘공감’한 사람들의 수를 확인해보면 발표결과와 너무 차이난다는 것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 퍼진 자료에 따르면 <무한도전>을 베스트 프로그램으로 ‘공감’한 사람들은 총 11만5594명이다. 발표된 것보다 약 6만여 표가 많은 수다. 10만 명이 넘어가자 집계가 되지 못하고 ‘99999명’으로 표시됐다. 반면 <세바퀴>는 실제 받은 것보다 약 5만 표가 더 적은 4231명의 ‘공감’을 받는 데 그쳤다.

MBC 방송연예대상 투표 홈페이지에는 “연령 분포에 맞춰 취약 연령층에는 가산점이 부여된다”는 공지사항이 적혀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가산점을 부여하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또 다른 근거로 제시한 것은 방송이 지난 12월29일 됐으나 MBC 홈페이지에 수상자 명단 발표는 12월27일 됐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요즘 MBC 왜 이러나. <뉴스데스크>에 이어 조작설이다” “<무한도전>은 상을 강탈당했다” “<세바퀴>에 가산점으로 20여 배를 해줬다는 것이냐” “6만여 표가 구천을 헤매고 있겠다” 등의 비판을 했다.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인 공동수상도 논란이다.
MBC는 연기대상에서 <동이>의 한효주와 <역전의 여왕>의 김남주에게 동시에 대상 트로피를 안겨 논란을 자초했다. 대상이 2명 이상의 수상자에게 공동으로 수여된 것은 2008년 한차례 있었지만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많았던 당시와 시청률 가뭄에 시달린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다.

MBC는 유례없는 드라마 흉작 속에 “상 줄 사람이 없다”라는 위기감까지 낳았지만 대상을 비롯한 거의 전분야에서 공동수상이 이뤄지면서 개근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네티즌들은 MBC 시청자 게시판에 “대상마저 공동수상, 나눠먹기식이니 시상식의 존재 의미를 모르겠다” “받는 사람, 보는 사람 다 찝찝하고 불쾌했다” 등 비난글을 올렸다.

SBS도 연기대상에서 나눠주기식 시상으로 상의 의미가 바랬다. 주요 연기상과 베스트커플상, 10대스타상, 뉴스타상 등의 특별상을 포함해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는 총 33명이었다. 특히 신인상은 뉴스타상으로 8명이 공동 수상했고 최우수 연기상과 우수 연기상, 조연상은 연속극, 특별기획, 드라마 스페셜 부문으로 나뉘어 무려 19명에게 돌아갔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드라마는 여러 편이고 상은 한정돼 있다 보니 여러 부분으로 나누고 공동수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상의 남발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인정한다. 하지만 고생한 연기자들을 챙길 수밖에 없는 방송국의 고충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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