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치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친일 문인상 ‘없던 일로’

2016.08.11 15:09:47 호수 0호

[일요시사 취재2팀] 안재필 기자 = ‘육당문학상’ ‘춘원문학상’ 제정으로 인해 시끄럽던 한국문인협회(이하 문협)가 지난 8일 제정을 철회했다.



시민·역사단체들은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는 일제강점기 시절 대표적인 친일 문인으로 그들의 이름을 딴 문학상은 옳지 않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에는 역사정의실천연대, 민족문제연구소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대착오적 친일 미화를 중단하라는 촉구를 하기도 했다.

당시 문효치 문협 이사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 마음대로 번복 할 수 없다며 임원회의를 소집해 의논하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이사장은 시민단체의 비판에 “이광수와 최남선 두 사람의 친일행위는 분명 비판도 하고 반성도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으며 “두 문인의 친일 행적 때문에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문인의 친일 행위와 문학작품을 나눠서 판단해야 한다는 말인 셈이다.

육당문학상·춘원문학상
결국 제정 철회…오점만


결국 문협은 지난 8일 ‘육당문학상’‘춘원문학상’의 제정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날 문협은 육당과 춘원의 문학적 업적을 기린다는 순수한 차원에서 상을 제정하려 했다는 취지를 밝혔다.

이어 그들의 문학적 성과보다 친일 문제가 중점으로 부각돼 취지가 크게 손상됐다며 철회 이유를 전했다. 당일 문 이사장은 “모든 문인이 상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나기 바란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친일문학가 문학상 제정이라는 중대 결정을 발표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철회한 것에 대해 문협과 문 이사장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이어 “두 사람의 문학적 재능으로 벌어진 비참한 역사에 대해 어떻게 문학과 친일을 별개라는 발상을 간단하게 논하냐”는 말도 나왔다.

문 이사장은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학과,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 지난 1966년에 신춘문예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그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바탕으로 시가의 예술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변모시키는 데 힘써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서로 <연기 속에 서서> 등이 있다. 문 이사장이 속한 문협은 1961년 창립돼 현재 문인 1만3600여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국내 문학계 대표 단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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