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누구의 것인가?

2016.08.01 09:31:06 호수 0호

재런 러니어 저 / 열린책들 / 2만5000원

‘가상 현실’의 아버지이자 실리콘 밸리의 구루로 추앙받는 재런 러니어의 최신작이다. 러니어는 이 책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빅데이터를 가공하여 돈을 버는 (이른바) 세이렌 서버가 인간의 삶과 경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보여준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어떻게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막대한 돈을 벌게 되었을까. 경제가 점차 기술과 정보 위주로 돌아가는 것이 중산층의 몰락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금의 정보 경제를 어떻게 바꾸어야만 할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실리콘 밸리의 선지자 재런 러니어의 답은, 기계의 들러리가 아닌 가치의 주인으로서의 인간 존재를 돌아보게 한다.
<미래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은 인간이 기계의 노예가 되는 디스토피아를 연상시킨다. 정보 경제의 초입을 살아가는 우리는 기계가, 컴퓨터가, 인공 지능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한다. 기계는 새로운 가치와 경제적 기회를 창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알파고 같은 인공 지능이 머지않아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진다.
그러나 수십년간 IT업계를 선도해 온 전문가인 러니어는 이런 시각을 단호히 부정한다. 그에 따르면 가치의 주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인간이다. 이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경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다시 말해 세이렌 서버가 경제를 독점하는 지금의 방식대로라면 우리 모두는 직장을 잃고 빈털털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빈털털이가 되면 경제 역시 붕괴할 수밖에 없다.
러니어는 우리 모두가 기여한 정보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경제를 상상한다. 개개인의 정보 기여를 측정할 수 있도록 테드 넬슨이 제안했던 양방향 링크를 검토하며 그에 따른 소액 전자 지불 시스템도 제안한다. 정보 경제가 충분히 확대되고 정산이 확실하다면, 우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들여다보고 인터넷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생활하는 데 충분한 수입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미래는 러니어가 예견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 우리가 기술을 대하는 관점을 고려하면 암울한 미래는 피할 수 없다. 우리는 컴퓨터와 인공 지능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일이 생길 때마다 환호한다.
그러나 러니어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무엇일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하던 일을 기계가 할 수 있게 되면 그 일은 곧 가치 없는 일이 되게 마련이다. 그 일을 하던 인간은 어떻게 될까? 그는 다른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러니어에 따르면 경제는 이미 기술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보잘것없는 인간은 일터에서 내몰리고 있다. 물론 특별한 몇몇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우리는 그냥 길바닥에 내몰려 죽어 가야 할까?
러니어는 가장 큰 가치를 독식하고 있는 세이렌 서버를 주목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 덕분에 돈을 번다면 우리도 정당한 몫을 나눠 가져야 한다. 가치는 인간에게서 나온다. 가치의 주인인 인간이 미래의 주인일 수 있도록 러니어의 주장을 곱씹어볼 때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