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의 귀환<돋보기>

2008.10.22 17:42:00 호수 0호

박지성(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구하라는 특명을 받고 드디어 돌아왔다. 그 역시 한국축구의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축구팬들은 박지성의 귀환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한국축구의 간판이라고 불리며 대표팀 전술의 키로서 ‘에이스’ 임무를 해왔던 그였기 때문이다. 박지성 역시 각오가 다부지다. “대표팀 경기를 위해 왔고 좋은 결과를 내고 돌아가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게다가 아시아 선수들의 꿈을 위해 더욱더 열심히 뛸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호흡곤란 한국축구에?“산소 공급하러 왔다”

현재 박지성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이 위태로운 대표팀을 구해야 하는 사명이다. 좌초 직전인 허정무호를 구해내야 한다는 임무도 가지고 있다. 그 역시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박지성은 희망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흐름을 믿는다며 이번에도 본선 티켓을 거머쥘 것으로 전망했다. 그 일례로 그동안 월드컵 나가는 것이 힘들었지만 대표팀이 좋은 모습을 보였고 마지막에는 결국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는 점을 꼽았다.
사실 한국축구에 있어 박지성의 존재는 견고하다. 무릎 이상 증세로 3차 예선 4차전 요르단(6월7일)전 이후 박지성이 부재한 대표팀은 졸전의 경기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대표팀은 축구인과 팬 모두에게 강한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한국축구 위기론까지 거세게 불거졌다. 그만큼 구원투수로 등판한 박지성의 역할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지성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 빅리그에서 활약하는 만큼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를 조율하고 자기 포지션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게다가 후배들을 이끄는 능력까지 보여줘야 한다.
결국 우선적으로 박지성이 해야 할 역할은 강한 카리스마적 리더십 발휘다. 주장 김남일(31ㆍ빗셀 고베)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팀 전체의 분위기를 다지는 것은 그의 몫이다. 여기에다 최전방 공격수 김치우·이청룡(이상 서울)·이근호(대구)·서동현(수원)을 이끌어야 한다. 이들은 큰 경기 경험이 적다. 따라서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가 이들을 지휘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박지성에게는 게임 흐름을 안정적으로 조율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그는 게임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게임 메이커다. 공격 조율을 하면서 경우에 따라 기회가 나면 스스로 골 욕심을 내야 한다. 직접 해결사 노릇까지 해야 하는 셈이다.

경험과 장기로 후배 이끌고 경기 승점 3점 도전
“관록·패기로 한국 축구 위기서 구할 터” 다짐

이같은 점을 보면 여느 때보다 박지성의 비중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공격진의 중심을 잡고 젊은 선수들을 한데 모아서 이끌어야 하는 강한 리더십을 견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팀을 이끌어 갈 정신적 지주 역할을 부여받은 박지성은 “나이 어린 후배들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겠다. 나의 역할이 안정적인 경기 운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축구팬들도 박지성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기대 중에는 그의 빅게임 경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박지성의 A매치 경기수는 자그마치 71경기다.
 
특히 경험이 없는 젊은 대표팀을 이끌고 팀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베테랑이 필요한데 그 역할은 박지성이 제격이란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박지성의 대표팀 합류는 많은 시너지 효과 창출을 예고하고 있다. 팀 전력 상승은 물론 헌신적이고 과감한 플레이가 후배들에 귀감을 주는 효과 등이 그것이다.
현재 ‘1인2역’의 역할을 부여받는 박지성의 각오는 남다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행을 이루리라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한국축구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투지가 넘쳐난다.
물론 박지성은 한국축구가 위기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한국축구가 더 발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위기에서의 ‘희망 찾기’를 강조한 것이다.
때문에 오히려 “위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 예선마다 항상 힘들었지만 결국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나도 한국 축구를 믿는다”고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박지성은 무엇보다 팀에서 나이가 많고 A매치 경험도 충분히 쌓인 만큼 후배들과 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준다면 후배들이 주눅들지 않고 안정적 경기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지성의 목표는 승점 3점을 올리는 것이다. 무조건 승점 3을 확보할 수 있는 경기를 펼치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무승부나 패배의 결과는 생각하지 않는다. 박지성은 “좋은 결과를 내고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위기에 빠진 ‘허정무호’를 구하기 위해 귀국한 ‘산소탱크’ 박지성.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그가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해내면서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에 성공하는 주춧돌 역할을 소화해낼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수원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 활약 중인 박지성과 ‘박지성 축구센터’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센터는 영통구 망포동 잠종장 부지 1만5천6백58㎡에 건축물 1개동 및 천연잔디구장 2면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박지성은 토지매입과 건축물건립 비용을 부담하는 내용을 양해각서에 담았다.

윤호 기자 /yn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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