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균관대 ‘거물 양성소’ 공개

2016.07.18 13:58:51 호수 0호

서울대·연고대 인맥 저리가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성균관대학교 출신 인사들이 공직에 진출한 사례가 많다. 일각에서 박 대통령 내각을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출신, 경상도 출신)’이라 부르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태평성대(성대 출신들이 공직자로 많이 진출한대서 나온 표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당 대학 출신들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추세는 이번 총선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의원 300명 중 27명이 성대 출신이다. 주목할 것은 이 중 10명이 국정전문대학원을 나온 동문이라는 점이다.
 



20대 총선에서 성균관대학교(이하 성대) 국정전문대학원 출신 당선자는 총 10명. 강길부, 김성태, 김영우, 박성중, 박용진, 박찬우, 유민봉, 윤영일, 이명수, 이종배 의원이 그들이다. 이 중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은 공천 결과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 울산 울주에 당선된 뒤 최근 복당했다).

응집력↑

이번 국회에 처음 발을 들인 초선의원은 10명 중 6명이다. 김성태·유민봉 의원은 각각 비례대표 8번과 12번을 받아 당선됐다. 박찬우 의원은 충남 천안갑, 박성중 의원은 서울 서초을, 윤영일 의원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박용진 의원은 서울 강북을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각각 당선됐다.

이중 김성태·유민봉 의원은 당선되기 전까지 해당 대학원의 전임교수로 교편을 잡고 있었다. 이들은 당선 직후 교수직을 사퇴하고 국회에 입성했다. 성대 홍보팀은 퇴직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성태·유민봉 의원은) 당선이 확정되고 바로 퇴직했다”라며 “퇴직 서류도 모두 처리가 끝났다”고 밝혔다.

이들 10명의 동문 의원들은 비슷한 시기 해당 대학원에 입학했다. 이명수 의원은 지난 1996년, 박찬우·이종배 의원은 1997년, 박성중·윤영일 의원은 1998년에 각각 들어갔다. 그 뒤로 김영우 의원이 2004년, 박용진 의원이 2013년 해당 대학원에 입학해 수학했다(지난 1969년 행정학과 학사로 졸업한 강길부 의원 또한 해당 대학원 동문이다).


해당 대학원은 앞서 이원종 비서실장을 배출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비서실장은 과거 체신부 소속 광화문전화국에서 9급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61학번으로 성대 행정학과에 입학했다. 이후에는 국정관리대학원(국정전문대학원의 전 명칭)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공직 생활을 두루 거친 그는 지난 5월경 있었던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서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 비서실장보다 먼저 고위 공직자에 이름을 올린 사람이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성대 행정학과 71학번 출신으로 동문에 해당된다. 그는 지난해 2월경 제43대 국무총리에 취임했으나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처럼 복수의 해당 대학원 출신 인사들이 국회와 정부에 입성해 있는 상황이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동문 인사들은 ▲전공 적합성 ▲동문회 응집력을 그 이유로 꼽았다. 적합성 정도를 묻는 질문에 한 동문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하는 일과 전공 사이에 관련성이 매우 많다”라며 “국정거버넌스적인 측면과 행정학 이론을 바탕으로 이론과 실제를 같이 만들어가는 부분에서 의원이 하는 일과 적합성이 상당히 높다”고 답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해당 대학원 출신들이 다수 당선된 이유도 전공과의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정전문대학원 총선 당선자 10명 배출
공직자도 수두룩…현 정부 들어 주목

실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학과의 지향점과 의원의 업무가 상당 부분 닿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재완 국정전문대학원장은 인사말에서 “(국정전문대학원은) 세계 유일의 거버넌스 전문대학원”이라며 “다양한 시각을 아우르면서도 시대를 이끌 창의성을 함께 갖춘 공공부문 최고의 글로벌 엘리트를 양성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해당 대학원은 행정학 심화과정을 가르친다. 성대 홍보팀 관계자는 해당 대학원에 대해 “학부는 행정학과”라며 “행정학과에서 전문적으로 더 깊이 공부하는 곳을 국정전문대학원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전신은 행정학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공적합성이 높다고 밝힌 동문 관계자는 “(전공으로는) 행정학과 정책학이 있다”라며 “학문적으론 행정학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는 동문들간의 응집력이다. 복수의 관계자 말에 따르면 해당 동문회 출신들은 특히 결속력이 끈끈하다는 것이다. 해당 대학원을 나왔으며 현재 국회에서 일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동문 의원들끼리) 응집력이 좋다”라며 “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의논할 일이 있으면 같이 식사하면서 얘기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문회가 잘 되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라며 “정기적으로 날짜를 정해놓고 만나지는 않지만, 행사 있을 때면 나가서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끈끈한 사이


해당 동문회에도 복수의 의원이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문 의원 10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펼친 결과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동문회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모 의원실 관계자는 “(행사가 있을 때면) 최대한 많이 참석하려고 하는데 의정활동과 겹칠 때는 못 가게 된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실에서는 “동문회에서 연락이 오면 되도록 참석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대부분 비정기적으로 세미나 같은 행사가 있을 때면 참석한다는 것이다.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실에서는 최근 의정 활동이 바빠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정관리대학원 동문은?

국정관리대학원 시절 박사 졸업을 한 이현철 동문은 지난 5월경 국회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관으로 임명됐다. 동 대학원 김동현 동문은 같은 기간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들어갔다. 동 대학원 박사 과정을 수료한 윤지상 동문은 지난해 6월4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충남 의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행정학과 76학번 정창수 동문은 현재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있으며 앞서 제5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국토부 제1차관을 지낸 바 있다. 그외 다수의 동문들이 국회 및 정부기관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목>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