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박근혜지아집

2016.07.04 11:27:53 호수 0호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단어에 대한 개념부터 살피고 넘어가자. '원칙과 고집'의 사전적 정의에 대해서다. 원칙은 어떤 행동이나 이론 따위에서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 고집은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티거나 또는 그렇게 버티는 성미를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원칙은 긍정적인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고집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물론 고집하는 일의 옳고 그름으로 인해 긍정과 부정으로 나뉠 수 있고 어떤 측면에서 살피면 원칙과 동일하게 취급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고집에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접두사 ‘옹’을 덧붙이면 그 고집은 제목에 등장한 아집으로 변질된다.

아집에 대해서도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 이에 대해서는 <신원문화사>가 발간한 ‘Basic 고교생을 위한 사회 용어사전’에서 언급한 내용을 인용한다.

이에 따르면 아집은 ‘생각의 범위가 좁아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중심의 한 가지 입장에서만 사물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즉 자기를 세상의 중심으로 삼는, 자기에게 집착하고 자기를 내세우는 모든 생각과 마음이 아집이다. 아집은 과거의 성장 배경과 생활환경에 따라 길들여지고 습관화된 마음의 틀이므로 한번 아집에 빠지면 그것을 깨닫기 전까지 계속 굳어져 가는 경향이 있다. 아집에 사로잡히면 사고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며 폐쇄적이 된다’로 정의 내리고 있다.

이제 개념 정리를 마치고 최근 이 나라를 혼돈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살펴보자. 밀양과 가덕도를 포기하고 김해로 발표한 즈음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 내용이다.

“신공항은 여러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려진 최적의 결론으로 알고 있다. 신공항 공약파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으로,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신공항이 되는 것이다.”


이와 맞물려 박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변을 토해냈다.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이 국민들의 축하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이나 박 대통령은 김해 공항 확장을 ‘신공항’이라 명백하게 규정했다. 필자 역시 김해를 선택한 정부의 결단을 ‘궁여지책’ 차원에서 인정하지만, 신공항이라 규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쉽사리 용인하기 힘들다.

신(新)이라 하면 보편적으로 전에 사용한 적 없는 그야말로 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새로워지다’ ‘개선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되기는 한다. 단지 이 부분만 살피면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가 언급한 ‘신공항’이란 용어도 사용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지난 대선 시 박 대통령이 부산 사상구 유세에서 밝힌 내용이다. “부산시민 여러분께서 바라고 계신 신공항, 제가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부산 가덕도를 염두에 두고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은 김해가 아닌 장소에 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분명하게 언급했었다. 그렇다면 이는 신공항이니 아니니 등 말장난의 문제가 아니라 약속 이행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고 박 대통령은 그 부분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해야 옳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사과 한마디 없이 신공항이라 강변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박 대통령의 원칙에 대해 살펴본다. 혹여 원칙을 아집과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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