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니참 인색한 기부, 왜?

2016.06.21 08:43:45 호수 0호

생리대 인하? 대신에…못믿을 약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유한킴벌리가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질타가 매섭다. 그런데도 LG유니참은 버티고 있다. “기부를 늘리겠다”는 약속만 했다. 하지만 딱히 신뢰가 가진 않는다. 그동안 기부금을 보면 그렇다.



생리대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마자 여론에 뭇매를 맞았다. 시중에 나온 생리대도 비싸 ‘깔창 생리대’까지 사용하는 저소득층의 여학생 이야기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생리대 업체들이 기부를 늘리겠다고 나섰다.

쥐꼬리 기부금

생리대 2위 업체인 LG유니참도 열심히 기부를 하겠다고 했지만 면피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LG유니참의 지난해 매출은 1344억원이었지만 기부금은 고작 465만원이었다. 이는 1만원 벌어서 0.3원 기부한 꼴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생리대 가격 인상 논란의 포문은 1위 업체 유한킴벌리가 열었다. 지난 1일 새로 출시한 제품의 가격을 7.5%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앞서 기존 제품의 가격도 최대 20%까지 인상하려다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로 철회하기도 했다. 유한킴벌리는 생리대 가격 논란이 일자 “올 하반기 중저가 생리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면서 한 발짝 발을 뺐다.

2위 업체인 LG유니참은 중저가 생리대 출시를 고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리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이 불만을 의식했을까. 중저가 제품을 출시하는 대신 기부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중저가형 생리대는 품질 하락이 수반되므로 가격 인하 대신 저소득층 소녀들과 여성을 위한 기부를 늘리겠다는 것.


LG유니참의 이런 행보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동안 기부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4년간 기부한 총액이 15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LG유니참은 유명 연예인 등을 광고 모델로 섭외하며 인지도와 매출이 상승해왔다. 2012년 1180억원, 2013년 1290억원, 2014년 1380억원 등을 기록했다. 매 해마다 100억원의 매출이 오른 셈이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었다. 2012년 136억, 2013년 137억원, 2014년 130억원, 2015년 153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LG유니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억대로 증가했지만 기부에는 인색했다. 지난 2014년, 2012년에는 단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에는 기부를 하긴 했지만 금액은 같은 해 매출액의 0.007%인 1000만원에 불과했다. LG유니참의 2012∼2014년 매출액 합은 3800억원이 넘지만 3년동안 기부한 금액은 고작 1000만원이었다. 지난해 기부한 금액은 465만원이며, 이는 매출액의 0.003%에 불과하다.

깔창 생리대 논란에 “기부 늘리겠다”
면피용 아니냐 지적…그동안 찔끔찔끔

LG유니참은 이런 비판을 의식해 기부를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혼모 시설을 대상으로 생리대 기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유니참은 저소득 한부모 가족에게 연간 3회에 걸쳐 생리대 총606박스를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규모는 1억3000만원 상당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3000% 늘어난 수치다.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도 0.1% 수준으로 오른다. LG유니참이 평소 기부에 인색하다가 갑자기 기부와 사회 환원을 외치는 것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생리대 가격 논란이 들끓자 기부를 늘린다고 발표한다“며 ”이는 분명히 면피용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필수품 가격이 비싸 사용하기 어렵게 되지 않도록 가격 상승 제한선을 마련하는 등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LG유니참은 일본 생활용품업체 유니참에게는 매해 수십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유니참은 1961년 설립된 지류용품 전문회사로 일본 내 지류용품 시장 1위 기업이다. 중국을 비롯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대부분의 시장에 진출했다. ‘다목적 Paper Cleaner 기술’로 생리대 핵심기술인 부직포(Non-Woven)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LG유니참은 지난 2005년 유니참과 LG생활건강이 설립한 합작회사다. 지분은 최상위 지배회사는 유니참이 51%, 나머지 49%를 LG생활건강이 소유하고 있다. 이에 LG유니참은 매해 로열티를 유니참에 지급했다.

LG유니참이 지급한 로열티는 2012년 35억원, 2013년 37억원, 2014년 40억원, 2015년 38억원이다. 올해 소폭 감소했지만, 3년간 로열티 지급액은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광고 선전비와 판촉비에도 돈을 아끼지 않았다. LG유니참은 지난 2014년 44억원의 광고선전비와 246억원의 판촉비를 썼다.


로열티는 팍팍

LG유니참은 이번 생리대 가격 논란을 계기로 기부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LG유니참 관계자는 “기부를 안 한 이유가 딱히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기부를 안 한 것은 맞다. 그래서 많이 늘릴 계획”이라며 “현재 한국여성복지연합회에 생리대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기부 활동 금액이 이전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로열티 지급 기준에 대해서는 “회사 내규상 알려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생리대 기업 기부금 실태

LG유니참 외에도 그 동안 생리대 기업들이 낸 기부금이 매출 대비 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기부에 인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매출액 1조5190억원 중 기부금은 23억원으로 0.16%에 불과했다. 작년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2014년 24억원(0.17%), 2013년 19억원(0.14%), 2012년 25억원(0.18%) 등 매년 1%는 커녕 0.2%를 넘지 않았다. 1만원 벌어서 10원 기부한 셈이다.

릴리안 등의 생리대를 팔고 있는 깨끗한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677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고작 0,001%인 1018만원이었다. 심지어 2014년 2958만원보다 1940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위스퍼 등으로 유명한 한국P&G는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실적 공개를 하지 않아 기부금 규모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유한회사로 전환되기 전 2000년에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기부금은 매출액 4031억원의 0.04%인 2억원에 그쳤다. <창>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