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총대 맨 김관진 국방부 장관 내정자

2010.12.07 10:57:55 호수 0호

40년 야전에서 잔뼈 굵은 무인(武人) “군대다운 군대 만든다”


개혁적이며 군인정신·원칙 강조하는 전형적 무인
납세기록과 범죄경력에서도 별다른 흠결이 없어


연평도 사태가 벌어진 지 이틀, 김태영 국방장관이 전격 교체됐다. 공식적인 사유는 ‘사의 수용’이었다. 하지만 사의 표명이 있었던 것은 지난 5월1일인 데다, 연평도 사태 이후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에서 김 장관의 교체는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라는 지적이다.

교체 사실이 알려지기가 무섭게 국민들의 시선은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주자에 쏠렸다. 시국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망에 오른 것은 김관진 국방부장관 내정자. 야전에서 보낸 세월이 40년, 잔뼈가 굵었다는 김 내정자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



김관진 국방부장관 내정자는 개혁적이면서도 군인정신과 원칙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무인으로 꼽힌다.
김 내정자는 40년 가까이 정책·전략 부서와 야전부대에서 근무, 잔뼈가 굵은 야전통 인사다. 야전 주요 지휘관과 작전, 전략, 정책, 전력증강 분야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으며 논리적인 사고로 문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다.

폭 넓은 야전 경험
논리·합리적 사고

군 재직시 중간보고를 생략한 ‘원스톱 업무처리’를 강조하는 등 개혁성과 업무 추진력도 겸비했다. 합리적이면서도 강한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합참에서 근무할 당시 이라크 자이툰부대의 작전을 총괄하면서 무리 없이 임무를 완수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자유로운 의견 교환으로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장점이 있으며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강력히 추진하는 과단성 있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합리적인 성품과 인화력으로 천안함 피격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소극적 대응 비판 등으로 저하된 군의 사기를 추스를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김 내정자는 천안함 사태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하자 현역 후배들에게 직접 “우리 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강한 군인정신과 철저한 전략·전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우리 군이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해 대처가 조금 미흡했다”며 “과거 같은 군인 정신이 약화된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육사 28기로 졸업한 뒤 육군본부 전략기획처장, 2군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3군사령관을 거쳐 2006년 11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제33대 합참 의장을 지냈다.

김 내정자의 인선배경에 대해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김 내정자가 전문성과 소신, 강직함으로 군 안팎에서 두루 신망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고 군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군대다운 군대’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내정자는 지난해부터 국방장관 하마평이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이름이 거론돼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김 내정자를 높이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을 통해 “40년간의 군 복무기간 야전지휘관은 물론 국방부와 합참 및 육군본부 등 정책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군은 어떠한 형태의 외부 침략과 위협에 대해서도 국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투철한 국가관과 군인정신을 바탕으로 국가안보와 강군 육성을 위해 헌신해 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합참의장 재직시 북핵 위협을 비롯한 군사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확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작전태세를 유지해 북한의 어떤 도발도 허용하지 않았다”며 “서해 5도 지역의 북한위협 분석결과를 토대로 북한의 기습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포병 화력 등 전력을 보강한 인물로 선진 강군을 육성할 적임자”라고 부연했다.

이처럼 호평을 받고 있는 김 내정자는 납세기록과 범죄경력에서도 별다른 흠결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범죄경력이 없었고,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의 납부 및 체납 실적’에서도 체납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증여세 탈루
전관예우 논란

김 내정자의 재산신고사항 공개목록에는 현재 서울 중랑구 묵동에 4억6400만원 상당의 아파트(건물면적 126.28㎡)와 6억4600여만원의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금 중에는 군인공제회의 목돈수탁 저축예금이 4억9900여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김 내정자가 보유한 자동차는 1995년식 크레도스(배기량 1998㏄)였으며, 이 자동차의 현재 평가액은 50만원 안팎으로 파악됐다.

부인 김모씨는 1억3800여만원의 예금을, 장녀와 차녀는 각각 6300여만원과 3800여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다.
김 내정자는 2008년 3월 합참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같은 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 2년3개월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자문위원(비상근)으로 근무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김 내정자가 현재 사는 40평 정도의 아파트 4억8만원과 제대할 때 군인공제회로부터 받은 5억원의 금융자산, 직장생활을 한 딸들의 저축 등을 합해 총 11억원 정도”라고 전했다.

이처럼 김 내정자는 과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수없이 제기됐던 ‘위장전입’ 의혹도 없고, 현재 평가액 50만원에 불과한 95년식 크레도스를 현재도 몰고 있어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한 ‘도덕적 흠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신학용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내정자 자녀의 예금액에 대한 증여세 탈루 의혹을 제기했다.
지방대학 대학원생인 차녀의 지난 5년 간 소득은 학교에서 상금 혹은 부상으로 받은 590여만원이 전부인데, 현재 예금 잔고가 3800여만 원이 있어 증여세 탈루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문제의 계좌 개설 일자도 이 같은 의심에 무게를 실고 있다. 신 의원은 “지난 2004년부터 가지고 있던 김 내정자 차녀의 본인 계좌에는 겨우 47만원만 있는 반면, 금년 들어서만 5월3일 750만원, 9월20일에 3000만원의 예금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상 20세 이상 자녀에게 3000만원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된다.

인사청문회, 시국 긴박성 때문에 무난 통과 예상
천안함·연평도 사태로 떨어진 군 사기 끌어올려야


장녀 명의로 돼 있는 예금 잔고 6300만원에 대해서도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신 의원에 따르면, 직장에 다니고 있는 장녀의 최근 5년 간 소득금액은 약 3600여만원으로 평소 예금 잔액이 2000만원대에 머물러 있었는데, 올해 7월30일과 8월2일에 각각 1000만원과 3000만원이 W저축은행에 예금됐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김 내정자의 2008년 3월 말 기준 공직자 재산신고 내역에서 장녀 명의론 59만6000원의 예금만 있었고 차녀 명의의 예금 잔고는 없었다”며 “결국 금년 여름 이후 개설된 두 딸 명의의 예금 잔고 1억원은 증여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사실 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국방부는 “김 내정자의 장녀와 차녀의 예금 잔고는 수입으로 모은 예금의 만기로 인해 재예치 한 것”이라며 “자녀 소득세 증빙서류 등 자세한 내용을 이미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에 첨부했다”고 반박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 후보자의 장녀는 지난 7월30일 W저축은행에 예치한 1000만원은 우체국 적금을 해지, 이체한 금액이고 지난 8월2일 같은 은행에 예치한 3000만원 역시 H저축은행 적금이 만기돼 전환시킨 것이다.
국방부는 또 “김 내정자의 장녀가 지난 2007년부터 받은 급여 총액은 7050만원”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차녀가 신규개설한 계좌의 3750여만원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국방부는 “차녀가 대학에서 6년 간 받은 장학금과 대학원에서 받은 연구비 2760만원을 저축해왔다”며 “이 중 750여만원을 예금에서 자유적금으로 전환했고 K은행에서 예치해 온 3000만원을 W은행에 재예치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이어 “첨부자료를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잘못된 자료를 제공·보도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김 내정자가 합참의장 전역 직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자문위원으로 재직한 것을 두고도 ‘전관예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김 내정자는 연구 자문위원으로 재직하던 당시 대전 유성구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로 출근한 것이 아니라 비상근으로 한 달에 평균 5번 정도 서울의 별도 사무실로 출근했다.

또 김 내정자가 연구자문위원으로 재직한 2년 간 그를 책임·보조연구원 또는 자문역으로 명시해 발간된 연구보고서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김 내정자는 국방과학연구소 재직 기간 동안 매달 300만원씩 자문료를 받았으며, 그랜저TG 및 차량유지비를 제공받아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의혹과 흠결을 전에 없는 위기상황으로 무사히 넘긴 김 내정자. 그에게는 마냥 웃고 있을 여유가 없다. 자리에 앉자마자 넘어야 할 산이 ‘태산’이기 때문이다.

정예강군 육성
군 개혁·쇄신

무엇보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해안포 공격 등 잇따른 사고로 땅에 떨어진 군의 사기를 끌어올려 군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 또한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군의 초동 대응이 단호하지 못했다는 국민적인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군을 결집시켜 북의 어떤 도발에도 결연히 맞서는 정예강군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다소 해이해진 군 기강의 확립과 함께 군 쇄신과 군 개혁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방개혁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확정한 69개의 국방개혁 과제의 성공적인 성과에 대한 책임도 막중하다.
이에 따라 김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체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관진 국방부장관 내정자 프로필
야전에서만 40년

■학력
·육군사관학교 28기 학사
·서울고등학교

■경력
·제33대 합동참모본부의장
·육군본부 3군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육군본부 제2군단장
·육군본부 사단장
·육군본부 전략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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