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가치투자의 진화

2016.05.11 17:59:11 호수 1079호

기업이 가진 고유의 가치를 기반으로 적정 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종목을 선별해 매수하고 주가가 적정 가치를 넘으면 매도하는 현물 투자 방식을 가치투자라 한다. 투자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적정 가치보다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한데 금융 투자 시장이 계속 변하여 왔지만 한국에서도 가치투자의 일관성을 지켜온 운용사와 펀드매니저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좋은 수익률을 보여 줬다. 가치를 때로는 자산가치, 성장가치 또는 실적가치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가치투자를 말할 때는 통상 자산가치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가치투자라는 투자개념을 정립한 벤자민 그레이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가가 매우 싸다고 판단하면 매수하고 내재가치에 도달하면 기계적으로 파는 방식을 고수했다. 그래서 가치투자란 위험률을 최소화하지만 반면에 기대 수익률도 높지 않은 투자 방법인데 길거리의 담배꽁초도 공짜로 최소한 몇 모금은 피울 수 있다 해서 이를 담배꽁초 투자라 한다.

중고차 시장에는 “싸고 좋은 차 없어요?”라고 묻는 고객들이 많지만 사실 그런 차는 거의 없다. 역시 가치에 맞도록 주가가 형성되어 “싸고 좋은 주식은 없다”라는 효율적 시장 가설과 같이 시장에 효율성이 커져 그러한 종목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투자자들에게 전달되는 정보의 전달 속도가 달라 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정보에 격차가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의 해석도 각자 달랐고 또 그릇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ICT의 발달로 점차 그 격차는 해소돼 가고 있다.

그래서 워런 버핏은 “좋은 회사를 적당한 가격에 사는 것이 적당한 회사를 싼 가격에 사는 것보다 낫다”라고 말한다. 이제는 잠재GDP성장률과 시장금리가 우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고성장시대에는 매출액 등 외형이 크게 성장하는 기업에 투자하여 높은 수익을 올렸다면 이제 저성장시대에는 질적 성장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질적 성장이란 결국 자산상의 자본 총계가 증가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업은 재무 상태가 좋고 우수한 현금흐름을 보인다. 그래서 현금이 쌓이므로 재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여 다시 외형이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거나 배당을 높이게 된다.

기업의 사업 가치의 원천은 ‘매출×이익률’이므로 매출이 성장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SKT또는 코웨이와 같은 기업은 기존의 고객에게 다른 상품을 판매하거나 시장점유율을 높여 매출을 키울 수 있다.

기업이 시장의 매력도, 사업 모델 또는 경영자의 능력 등에 의해 그러한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되면 주가는 우상향하며 장기 투자에 적합한 종목이 되는 것이다. 요즘 시장 상황을 보면 기관 투자가들이 지속적인 순매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랜 학습 효과로 인해 KOSPI지수가 2000이 넘으면 으레 펀드 환매에 의한 투신권의 매도가 나타나고 연기금 등이 국내보다는 해외투자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며 순매도에 가세하고 있다.

1분기 외국인 순매수 등으로 인해 상승랠리를 펼치던 증시는 외국인마저 선물매도에 이은 현물 매도로 수급이 악화되면서 조정세에 접어들었다.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 이상하게도 묻혀 있던 악재가 하나 둘 드러난다. 사실 악재 때문에 하락 전환했다고 볼 수 있다.

조선 산업 등의 침체로 인해 방만하게 경영했던 국책은행이 부실해지니 한국판 양적 완화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공적 자금을 투입하려 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 브렉시트 등의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금은 현금을 늘리고 뿌연 스모그가 걷히길 기다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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