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국세청 빼든 칼에 떠는 사연

2010.11.16 10:08:00 호수 0호

이마트 피자 칼질 당할세라 ‘덜덜덜’

대기업에 불어 닥친 사정바람 이어질까 ‘전전긍긍’
‘사적이익 편취’ 문제 불거지진 않을까 ‘좌불안석’

국세청의 총부리가 신세계를 겨눴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본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신세계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사적이익 편취 논란에 휩싸인 조선호텔베이커리의 이마트 피자가 국세청의 표적이 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국세청은 지난달 22일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친데 이어 이번에는 신세계그룹의 관계사인 조선호텔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요원들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조선호텔에 파견, 이달 중순까지는 세무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조선호텔 세무조사

호텔 업계는 이번 세무조사가 평소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와 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검찰 및 국세청 등 사정기관이 대기업 계열사를 상대로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이 때문에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인 조선호텔도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 지난달까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됐던 사실은 이 ‘설’에 힘을 실어준다.

하지만 조선호텔 측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조사 대상이 선정된 후에 진행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기조사 시점이 우연히 맞아떨어진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업계에서는 이번 세무조사가 ‘이마트 피자 논란’에까지 번지지는 않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동생 유경씨에게 이마트에 피자를 독점 공급하는 조선호텔베이커리를 조선호텔로부터 분할해줘 사적이익을 취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조선호텔베이커리는 원래 신세계의 관계사인 조선호텔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그 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5%의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가 됐다.

문제는 조선호텔이 분사를 하지 않고, 관계사인 이마트에서 같은 방식의 영업을 계속했다면 조선호텔의 매출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났으리란 점이다. 유경씨가 조선호텔의 기회이익을 편취했다는 것. 이는 재벌기업들이 자녀들의 불법적 자산증여와 자산증식을 위해서 사용해온 전형적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분사 직후 이마트에 독점적으로 입점, 매년 평균 60억여원의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6년에 867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1년 만에 1229억원으로 40% 이상 올랐다. 이후 2008년에는 1342억원, 2009년에는 13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현재 조선호텔에 육박하는 규모로까지 성장했다.

반면, 2100여억원을 웃돌던 조선호텔의 연 매출은 조선호텔베이커리가 떨어져 나간 뒤 1600여억원대로 급락했다. 지난 2008년에는 매년 흑자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 역시 사주의 특수 관계인이 운영하는 회사에게 독점적으로 사업권을 줌으로써 경쟁납품의 기회를 포기했기 때문에 조선호텔과 신세계 양사의 이익이 주식회사 주주의 이익을 대주주가족에게 양도한 것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피자 수익 없어”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신세계측은 이마트 피자는 사실상 수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편취라는 의혹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단지 정기 조사일 뿐”이라며 “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번 세무조사는 이마트 피자와 관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