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2008.10.22 11:29:31 호수 0호

나라 전체가 아파트 거품에 취해 살던 시대가 저물어간다. 이제 빚잔치를 해야 할 판이다. 힘겨운 한국 경제에 엄동설한이 다가온다.
지난 10년은 정부와 가계의 빚으로 거품을 만들어 성장한 시대였다. 처음에는 IT버블을 만들어 거품 성장을 했고, 카드채 거품을 통해 수백만의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며 반짝 성장을 했다. 하지만 그 사이 카드채 거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거품이 자랐다. 부동산 거품이다. 외환위기 이후 집값은 99년부터 급반등했다. 소위 V자 반등이었다. 2000년까지 집값은 원래 외환위기가 없었다면 자연스럽게 이르렀을 정상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1년부터 폭등하기 시작한 집값은 투기 광풍을 불러일으켰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의 강력한 주택경기 부양책과 저금리 기조에 더해 수급 불균형도 초기 집값을 뛰게 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한 번 뛰기 시작한 집값은 멈추지 않았다. 처음에는 돈 있는 사람들이 자기 소득으로 집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여기저기서 ‘집 사서 돈 벌었다’는 이야기가 돌자, 사람들은 있는 빚, 없는 빚 다 끌어와서 집을 사기 시작했다. ‘설마 더 안 오르겠지’ 하는 생각으로 버텼던 사람들도 하나 둘씩 투자 행렬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집값 거품은 계속 커져갔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이제는 소매금융이다’라는 구호아래 펌프질을 해댔다. 가계의 신용 평가에 신경쓸 필요 없이, 손쉬운 주택 담보 대출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장사를 했다. 계속 펌프질을 해대다 대출 자금이 부족해지자 은행채와 CD를 남발하고, 엔 캐리 자금 등 단기 외화까지 끌어와 펌프질을 해댔다.
모든 거품은 결국 터지게 마련인데 부동산 거품은 충분히 부풀 만큼 부풀어 있다. 이젠 정부가 어떤 정책을 쓴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반등은 이끌어낼 수 있을지언정 큰 흐름을 바꿀 수는 없다. 세계 경제의 동조화 현상, 주택의 공급 과잉, 낮은 기대수익률, 투기심리의 위축, 가계의 3중고, 금리 상승, 그리고 뉴타운 및 신도시 공급 쇼크, 인구구조의 변화 등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준비한 것은 무엇인가. 부동산 거품을 인지하고 호들갑만 떨고 있지 어떠한  대비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깃발을 들어 올렸던 MB정부마저도 거품 붕괴를 대비하기보다는 정부 여당의 입장에만 서서 최소한 2010년 지방선거까지 거품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이제 피할 곳은 없다. 과거 일본과 작금의 미국의 이야기는 바다 건너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 더 이상 현실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다. 대한민국은 버블 붕괴의 초기 단계에 와 있다. 집값 거품이 붕괴된 뒤 한국은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맞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실질 소득이 아니라 ‘부채’로 쌓아 올린 모래성이다. 이제 서서히 아니면 갑작스럽게 거품은 빠질 것이다. 거품을 지키기 위한 무모한 정책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하는 정책 속에서 땅이 아닌 인간에게 투자하는 경제 구조를 갖도록 체질 개선을 동시에 벌일 때이다.
탄탄한 연구를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생생히 그려낸 이 책의 내용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자료와 설명을 덧붙였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문장을 유약하게 손보지는 않았다. 좀 더 많은 이들이 알고 깨달아야 할 부분은 더 과감히 표현하였으며 또한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 전문가가 말하는 부동산 폭락 후 대처 방향까지 친절히 소개하였다. 지금 이 순간도 부동산 거품의 조짐들이 쉴 새 없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았음을 알아야 할 때이다. 이 책은 더 이상 대한민국에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마지막 경고문이다.

심영철 저/한국경제신문사 펴냄/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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