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20대 총선 당선 후에도) 새누리당 복당은 불가능하다." (지난달 27일, 원유철 원내대표)
"모든 개혁적 보수주의자들에게 당의 문호를 개방하겠다." (14일, 새누리당 마지막 최고위원회의)
과반은커녕 원내1당 자리마저 내주는 등 총선 패닉에 빠진 새누리당이 14일, 원유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이 자리에서 원 비대위원장은 "모든 개혁적 보수주의자들에게 당의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선언했다.
공천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냈던 유승민, 안상수 등 무소속 출마 후 살아남은 인사들의 복당을 허용하겠다는 입장과 다를 바 없는 발언이다.
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마지막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에게 "저도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이 있고 최고위원들과 같이 그만두겠다고 했고, 비대위원장은 좋은 분 추천해서 모시자고 제안했지만 최고위원들이 시간도 얼마 안 남았고 지금 원내대표 선출, 전당대회 등 당내 사정을 잘 아는 분이 당을 수습하는 게 좋지 않겠나 해서 (비대위원장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이한구) 공천에 불만을 갖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당선되면 반드시 복당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유 의원의 복당 발언을 두고 당시 원 비대위원장은 "복당은 불가능하다"며 불허 방침임을 확실히 했다.
그런 그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말바꾸기를 한 셈이다. 당에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원내2정당으로의 강등 등 내외적으로 다급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지도부가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 비대위원장의 복당 불허 발언을 두고 당시 같은 당 이재오 후보는 한 라디오 매체에서 "원유철 원내대표와 이인제 최고위원 등 지금 새누리당 최고위원들도 탈당해서 들어온 사람들 아니냐"며 "선거 전에는 다 그런 소리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원 비대위원장은 15일 오전 비대위 체제 및 복당 문제 등에 대한 당의 입장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