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미얀마 노동착취 의혹

2016.04.05 10:10:41 호수 0호

착한줄 알았더니…딴나라에선 갑질?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처우 좋기로 소문난 한세실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근무여건을 자랑한다. 웬만한 재벌기업이 부럽지 않다. 다만 이 같은 혜택은 국내에 한정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부르짖으며 개발도상국에 만든 해외 생산기지에서는 처우를 둘러싼 뒷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지인들에게 국내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는 애물단지가 될지 모를 일이다.



1982년 창립한 한세실업은 의류수출 전문기업으로 32년간 매해 성장을 거듭했다. 사람들에게는 나이키, GAP, H&M 등 유명 브랜드의 의류를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으로 생산하는 회사로 잘 알려져 있다. ‘제51회 무역의 날’에서 10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대내외적인 평가도 후하다.

부당해고 논란

수치로 드러나는 실적 역시 충분히 긍정적이다. 한세실업이 지난해 거둬들인 매출은 1조5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7.2% 증가했다. 93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423억원으로 뛰어올랐고 순이익도 60% 이상 급증했다. 그야말로 거침없는 행보의 연속이다.

어느덧 한세실업은 해외 진출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진출을 서둘렀던 한세실업은 개발도상국 곳곳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한 직원 수는 수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한세실업의 해외 생산기지는 또 다른 갈등의 단초가 된다. 미얀마 현지 법인에서 1년 전부터 불거지고 있는 잡음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2월 미얀마 수도인 양곤 외곽에 위치한 쉐비다 공단에서 생산직 직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한 사건이 벌어졌다. 코스텍 인터내셔널(Costec International)이라는 자회사를 운영하던 한세실업도 파업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코스텍은 2014년 한세실업이 현지 공장을 인수하면서 설립된 법인으로 1000명이 넘는 직원이 몸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 5만원에 불과한 임금을 월 8만원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게 당시 노동자들의 요구 조건이었지만 사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코스텍과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상반된 입장차가 거듭 부각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민주연대가 국내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사안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한세실업은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파업 미참가 노동자들을 압박해 체결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차장은 “한세실업이 노동자들의 인권을 외면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한세실업의 행태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알리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봉 등 국내 처우 좋기로 유명
해외에선…현지 생산기지 ‘잡음’

사태가 촉발된 지 일년이 지나도록 이 문제를 바라보는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세실업은 코스텍 노사 합의가 성사돼 파업은 일찌감치 종료됐고 현재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복귀 직원은 본인들의 의사에 따른 결정이기에 사측의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지난해 미얀마 공장 노동조합위원회와 원만하게 합의된 이래 별다른 잡음은 없었다”며 “현지에서도 한세실업 직원들은 다른 곳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고 있으며 회사 스스로가 미얀마 현지 노동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제민주연대 측은 1년 전과 비교해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복귀하지 않을 시 해고 조치에 들어간다는 통보 내용만 담겨 있을 뿐 합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적시돼 있지 않았고 해고된 노동자들은 별다른 구제 방안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갈등의 단초였던 ‘준법서약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 역시 별반 달라진 게 없다. 국제민주연대는 한세실업은 지난해 3월6일까지 복귀하지 않은 158명에 대해 해고처리를 강행했다고 주장한다. 이후 이 158명에 대해 회사 측은 준법서약서 서명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이것을 수용한 20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복직을 허용했다는 게 국제민주연대 측 설명이다.

한세실업 측은 이 같은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파업 노동자들의 복귀를 추진할 당시부터 조건 없는 복귀를 누차 강조했고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순차적으로 복귀를 타진하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문제는 사실 여부를 떠나 한세실업을 둘러싼 잡음이 자칫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이미지 하락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파업이 불거지자 미얀마 유력 일간지에 이 문제가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노동자들 파업

국제민주연대 관계자는 “일년이 지나도록 한세실업은 이 사안을 두고 똑같은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대화의 필요성을 전달했지만 별다른 답변도 없고 명확한 해결책조차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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