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알파고에 충격의 2연패

2016.03.10 19:01:14 호수 0호

기자간담회서 "내용상으로 완벽한 패배"…중반부터 판세 역전

[일요시사 사회2팀] 김해웅 기자 = 10일, 인류 대표로 2국에 나섰던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백돌을 잡았던 이세돌은 이날 알파고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국에서  211수 만에 돌을 던졌다. (백 불계패)

이 9단은 제2국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늘 바둑은 내용상으로 보자면 정말 완패였다"며 깨끗히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초반부터 제가 앞섰다.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굉장히 놀란 건 어제로 충분히 놀랐고 이제는 할 말이 없을 정도가 아닌가 싶다"며 씁쓸해했다.

그는 "특별히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제 바둑은 문제점이 있지 않았나 싶었는데 오늘은 알파고 완승이고 완벽한 대국을 펼치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이날 알파고는 1국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바둑 수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수들을 두는 등 이 9단은 물론, 해설진들마저 당혹케했다.


알파고는 초반부터 3수째를 좌상귀 소목에 착점하며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는 알파고가 지난해 유럽 챔피언 판후이 2단과의 대결, 9일 이세돌 9단과의 1국에서 한 번도 둔 적이 없는 착점이었다.

이후 알파고는 충격적인 수를 연달아 두며 이 9단을 괴롭혔다.

초중반까지 미세한 형세가 지속된 가운데 이 9단이 하변에서 실리를 많이 챙기면서 미세하게 승부의 추를 자신 쪽으로 기울였다. 하지만, 제한시간 2시간을 다 쓰면서 초읽기에 몰리는 등 악재를 맞았다.

시간에 쫓긴 이 9단은 연신 초초한 표정을 보였고, 서서히 알파고가 전세를 역전시켰다. 알파고는 중앙 백돌을 제압하며 최강 끝내기 실력을 가진 이 9단을 무섭게 몰아붙였다. 집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알파고의 승리가 확정됐다.

이번 대국은 백을 잡는 기사에게 덤 7집 반을 주는 중국 룰을 따랐다. 구글 측은 알파고가 처음부터 중국 룰로 설정돼 있어 한국룰로 진행하기 어렵다고 했기 때문이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해 주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중국 룰은 덤이 한국 룰(덤 6집반)보다 1집 많은 7집반을 준다.

이날 2국에서도 연거푸 패한 이 9단이 12일에 예정된 3국에서 과연 반격에 나설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1국과 2국을 종합해 볼 때 일각에서는 이 9단이 5국 중 단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이 9단은 기자간담회에서 "약점을 찾지 못해 두 번 다 진 것 같고, (앞으로의 게임도) 2대0인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최소한 한판은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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