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모은 500억 쾌척에 더 빛나는 ‘작은 나눔들’

2010.10.12 10:08:15 호수 0호

원로배우 신영균 500억 쾌척- 연예인 ‘기부 천사’ 누구



명보극장·제주도 신영영화박물관 등 기증
연기 복귀 의지 내비치기도 “꼭 영화 출연” 

원로영화배우 신영균이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이번 기부는 신영균이 영화계에서 일할 다양한 인재들의 양성을 위해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영화 인생 50년을 회고하며 재산 기부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한 노배우의 얼굴은 행복으로 가득했다.신영균은 자신이 소유한 서울 중구의 명보극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명보극장과 제주도 신영영화박물관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기부해 재능 있는 영화인 발굴과 육성에 쓰겠다”고 말했다.

“가족 모두 흔쾌히 허락해 줘 가능”

신영균은 기부 계기에 대해 “몇 년 전 금혼식 비용을 어려운 이들에게 기부하고 정말 행복했던 기억을 되새기고 싶었다. 한국영화의 중심인 충무로에 가장 가까이 있는 명보극장을 보존하면서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아들(신언식)을 비롯한 가족 모두가 흔쾌히 동의해 줘 가능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향후 재단 운영 방침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에 관해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종원 총장 등 관계자들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재단을 운영할 것이다”라고만 설명했다. 박 총장은 “영화 인재 육성에 쓴다는 방침은 오래 전부터 세워뒀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구상중이다. 이른 시일내 발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신영균은 연기 복귀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사업과 의정(15·16대 국회의원) 활동으로 영화계를 떠났던 그는 “치과의사 사업 등 여러 일을 해봤지만 하나를 고르라면 역시 영화배우다”며 “나이 80을 넘겼지만 죽기 전에 꼭 한 편에는 출연할 것이다”고 다짐해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남궁원, 윤양하, 최지희, 윤일봉 등 동료 배우들과 안성기, 이덕화 등 후배 연기자들 30여명이 참석해 대선배의 따뜻한 결단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또 아내 김선희 씨와 아들 언식씨 내외, 딸 혜진 씨도 함께 해 훈훈한 가족애를 과시했다.

치과의사 출신인 신영균은 조긍하 감독의 <과부>(1960)로 영화계에 데뷔했으며 신상옥 감독의 <연산군>(1961), 이만희 감독의 <물레방아>(1966) 등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3차례에 걸쳐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 대종상 공로상, 대한민국영화대상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거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SBS프로덕션 대표이사, 제주방송 명예회장 등을 지냈으며 15·16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후배 양성 기부, 선행의 또 다른 한 축으로 형성
다양한 경로로 기부금 모교에 ‘쾌척’ 사례 늘어


연예인들의 후배 양성을 위한 기부는 선행의 또 다른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같은 학교 출신 연예인들이 모여 연극을 하거나 CF를 찍는 등 다양한 경로로 기부금을 만들어 모교에 쾌척하는 사례가 차츰 늘고 있다.
이정재, 소유진, 김소연, 전혜빈, 남성진, 김정난, 이효정 등 동국대 연극학과 출신 연예인들은 지난 해 모교를 위해 연극 <햄릿> 공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5000여 만원을 동국대에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출연진 전원이 개런티 없이 작품에 참여했다. 당시 동국대 관계자는 “대학을 통해 배출된 인적자원이 다시 모교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김정은, 배두나, 박한별, 이민기 등 건국대 재학 연예인들은 교내 예술문화대학 도서관 조성에 기부금을 내놨다. 배두나는 개관식에 참석해 도서관을 둘러보고 장학금 200만원을 즉석에서 내놓기도 했다.
박예진, 이연희, 이연지, 신세경, 박신혜 등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재학중인 연예인들은 모 패밀리 레스토랑 광고에 단체로 출연, 개런티 2억5000만원을 대학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고 장진영 죽어서도 모교에 아름다운 선행

단체 선행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모교 발전을 위해 기부금을 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가수 싸이는 지난 2월 서울종합예술학교 2010학년도 입학식 축하공연에 참석, 이날 출연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당시 싸이는 “한국 대중문화예술에 많은 인재를 배출한 서울종합예술학교에 도움이 되고자 장학금을 기부한다”며 “끼와 열정이 넘치는 후배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싸이는 지난해 군부대 위문공연에 치킨 선물과 출연료 기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암 투병 끝에 서른일곱 짧은 생을 마감한 고 장진영은 죽어서도 아름다운 선행을 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유족들은 고인의 뜻을 기려 모교인 전주중앙여고에 5000만원을 기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후원했다.
김태희는 지난 2007년 모교인 울산여고 후배 2명을 돕는 소리 없는 선행이 외부에 알려져 주목을 받았고, 김제동은 모교 후배들을 위해 5000만원을 쾌척한 사실이 드러나 박수를 받았다.

최근 연예인들 사이에서는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기부 행렬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부 천사’ 연예인은 김장훈. 지난 1998년부터 기부 및 봉사활동을 해온 김장훈은 수년간 기부한 누적 기부금이 50억원이 넘는다. 현재 경기도 하남시 보호시설 외에 서울 화곡동과 충청도 보육원에 지속적인 후원을 하고 있다. ‘독도지킴이’로써의 활약은 올해도 눈부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하는 성과를 일궈내자 김장훈은 추가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의 해외홍보비, 뉴욕타임스퀘어광장 전광판 독도홍보 광고비, 일반인 대상 독도 교육비에 1억원씩 총 3억원을 기부하며 홍보에 박차를 가했다.

대중에게 받은 사랑 사회에 환원, 확산

가수 장나라 역시 기부금이 국내외 50억원이 넘는다. 드라마 영화 개런티, 공익광고 출연료와 각종 콘서트 현장 모금을 통해 국내 자선단체에 기부했던 그는 선행의 손길을 넓혀 중국 북경, 광저우, 상해 등 전국 각 지역을 돌며 자선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다.
문근영 역시 이웃사랑에 앞장서고 있다. 문근영은 2006년 부지 매각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한 ‘땅끝 공부방에 3억여원을 지원해 해남의 지역아동센터로 만들었으며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이 절실하다고 느껴 국제개발 NGO 단체 ‘굿피플’에 기증했다. 또한 소속사 동료 배우들과 함께 어린이 환자를 돕는 자선앨범에 참여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부부 천사’ 션-정혜영의 선행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정혜영은 드라마 출연료 일부를 고아 및 혼혈아 입양 관련 불우이웃 돕기에 기부했으며 부부동반 롯데백화점 CF 수익금 중 1억을 홀트아동복지회에 전달했다.
또한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함께 무료 자원 봉사 밴드 ‘컴패션밴드’를 결성해 전 세계 기아 아동들을 돕는 데 힘을 보탰다. 결혼한 이듬해인 2005년부터 한국 컴패션을 통해 전세계 어린이를 후원해 왔다. 최근엔 한국 컴패션 홍보대사가 됐다.

최수종-하희라 부부는 복음성가 음반 ‘최수종, 하희라 마음으로 전하는 사랑의 노래’를 발표했으며 수익금은 사회복지법인 하트하트재단에 기부했다.
최근 연예인 기부가 확산, 진화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3~4년 전만 해도 연예인 선행은 직접 기부나 홍보대사 노릇에 그쳤지만 이제는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중에게 사랑을 받으며 얻은 돈을 의미 있게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연예인으로서 자긍심을 높이는 사례도 상당수다. 기부에 참여한 한 연예인은 “기부를 통해 삶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