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긍정의 힘 광화문 희망의 글들 한곳에

2010.10.12 09:42:01 호수 0호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 저/교보문고 / 1만원

20여년 간 발자취 54편 하나로 모아
연도별 그때의 감격, 생생하게 되살려



스무 해 동안 한자리를 지켜온 광화문글판. 해마다 네 차례씩 새로운 글귀를 꾸준히 선보이면서 광화문글판은 단순히 ‘글이 있는 간판을 넘어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에서는 이렇듯 시민들에게 긍정의 힘을 일깨워준 광화문글판의 지난 모습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글귀 54편을 하나로 모았다.

지난 20여 년간 광화문글판을 장식했던 글들과 더불어 원문 전체를 수록해 글판의 의미를 되새기고 원문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했다.
일년에 네 번 계절마다 새로 내걸리는 광화문글판이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되는지 알려주며, 연도별로 모은 광화문글판 사진을 통해 그때의 감격을 생생하게 되살릴 기회를 제공한다.
광화문글판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면 짧지 않은 역사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점철돼 있다. 1980년대 말부터 광화문글판에는 ‘근하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같은 평범한 홍보성 문구가 걸렸다. 그러다가 1991년 조금 성격이 다른 ‘우리 모두 함께 뭉쳐 경제활력 다시 찾자’는 문구가 걸렸다. 이어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들이 걸리기 시작하면서 단순한 홍보물 이상의 의미를 담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기업홍보를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귀를 전해야겠다는 교보생명 창업자인 고(故) 신용호 전 회장의 지시였다고 한다.

실제로 1998년 2월, 고은 시인의 시 <낯선 곳>을 발췌해 올리면서 광화문글판의 성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시와 소설 등 문학작품 속의 글귀를 싣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IMF 사태로 어려운 시기였던 만큼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삭막한 광화문 거리에 걸린 시구는 사람들에게 큰 관심과 인기를 끌었다.

1998년 2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 총괄 행정관으로 있던 김탄일 씨는 당시 글판에 적혀 있던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글귀를 보고 감명 받은 후 공무원을 그만두고 평소 하고 싶었던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또 2004년 봄 군대를 갓 제대한 한 청년은 암울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다 광화문 거리에서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라는 글귀를 보게 된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 그는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생활하게 됐다고 한다. 짧은 글귀가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이 시민들에게 긍정의 힘을 일깨워준 광화문글판의 지난 모습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을 부록으로 구성했다. 연도별로 모은 광화문글판 사진을 통해 그때의 감격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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