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주식시장의 3대 주체

2016.01.29 09:57:39 호수 1072호

주가의 상승과 하락은 보유한 물량을 내어 놓는 측과 이를 거둬 들이는 측의 힘겨루기에 의해 나타난다.



이렇게 시장의 물량을 좌우하는 수요와 공급(수급)의 주체는 크게 셋으로 나뉘는데 기관, 외국인 그리고 개인이다. 기관은 다시 금융투자, 보험, 투신(주로 펀드), 은행, 연기금(국민연금 등), 사모펀드, 국가(우정사업본부 등)와 기타법인(일반 기업의 투자)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 등 여러 나라로 구성된 외국인은 양시장을 합해 2015년말 현재 시가총액의 31%(437조원)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은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투자하면서 숫자는 많으므로 ‘개미’라 부르기도 한다.

이 3대 주체 중 증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것은 외국인인데 한국 증시는 최근 사상 최장(37거래일) 기간 이들의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자금은 세계를 무대로 운용되는 만큼 국제 자금 흐름에 밝은데 중국 경기 등 글로벌 위험 요인과 함께 한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기 때문에 순매도를 지속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외국인 순매도의 배경에는 핫머니(소수 부자들 돈을 모아 각국 자본 시장을 돌아 다니며 투기 목적으로 단기 투자하는 자금)와 같이 치고 빠지는 자금도 있지만 미국 달러 가치상승으로 인한 환율 변동, 중국 경기 침체, 유가 하락으로 인한 오일 머니의 이탈에 주요 원인이 있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도세로 인해 지수가 출렁이고 있는데 섣불리 매도세의 끝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관 중 대표격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26일 언론인터뷰에서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만 70곳 이상이며 향후 100조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더 사들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기능을 일부 수행하고 있다.


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는 비록 숫자는 많지만 뿔뿔이 각자도생을 위해 힘쓰는데 3대 주체 중에서 수익률이 가장 낮다. 이들의 수익률 저하는 대개 특별한 기준 또는 전략이 없거나 지나치게 정보에만 의존하는 매매를 하는데 원인이 있다. 개인에게 오는 정보는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거나 누군가 불순한 의도로 유포시키는 내용이 많아 이에 의존한 매매는 소위 뒷북치기 십상이다.

외국인이나 기관 수급에 의존하는 매매도 위험하긴 마찬가지인데 잘못하면 핫머니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고 그들도 모든 종목에서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주가 상승시 수급을 보면 대부분의 경우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수와 함께 그들에게 물량을 내준 쪽은 개인이다.

개인의 수익률 부진은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취하는 ‘확증편향’이 원인이기도 하다. 주식사이트에 특정 종목의 문제점이 올라 오면 그 올린 사람을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리는 것만 봐도 편향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근래에 기업의 주식 담당에게 전화하거나 탐방을 가는 개인투자자가 늘어 났는데 투자자의 확증편향으로 인해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들은 시장이 효율적이라 믿기 때문에 특별한 정보를 원하지만 누구에게나 공개하는 내용을 편향적으로 해석하여 오히려 잘못된 판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정보가 꼭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흐름과 기업을 동시에 본다면 시장을 이기는 투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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