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기획특집6>최장 9일 연휴에 신음하는 아내들 실태

2010.09.20 10:00:00 호수 0호

추석 지나고 나면…”아내 주름살 또 늘겠네”



올해 추석 연휴 특히 길어…아내들 ‘명절증후군’ 심해
갑작스런 물가인상에 추석 준비부터 부부싸움 ‘삐거덕’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돌아왔다. 멀고먼 귀성길에 끝없는 명절 준비·뒷정리,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의 갈등까지 평소보다 신경 쓸 일이 많아지는 주부들에게 명절은 반갑기만 한 날이 아니다. 특히 올해 추석 연휴는 최장 9일로 유난히 길어 자칫 잘못하면 주부들의 몸과 마음이 다른 명절보다 몇 곱절로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트레스와 짜증이 부쩍 늘어나는 추석 연휴 동안 내 아내의 명절증후군을 다스리고 센스있는 남편으로 점수를 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명절을 앞둔 아내들의 스트레스는 마음만 무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실제 명절을 앞둔 아내들은 안색이 나빠지기도 하고, 갑작스런 두통과 신경성 소화불량을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추석은 환절기가 겹쳐 있어 아침, 저녁 간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은 지친 아내들의 피부를 건조하고 예민하게 한다.

결혼 25년차 주부인 김모(48·여)씨는 추석을 이주일 앞둔 시점부터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두통에 가슴이 답답한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명절만 되면 내 아내
이렇게 바뀐다

5남1녀 장남에게 시집와 명절을 보낸 것도 벌써 25년째다. 매년 5번 이상 치르는 제사때는 이런 증상이 없는데 이상하게 명절이 다가오면 이 같은 증상이 심해진다고.

김씨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부터 명절증후군이 더욱 심해졌다. 시집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사실상 홀아버님을 모시고 살아서 그런지 시아버지의 부재 또한 큰 스트레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딸이 추석 연휴마다 내려와 음식장만을 도와주고 있지만 아랫동서들의 부재 또한 김씨의 부담감을 더한다. 5명이나 되던 시동생들은 해외, 섬 등에 거주해 명절에 만나기 쉽지 않고, 그나마 근거리에 발을 붙이고 사는 시동생들은 직업의 특성상 추석 당일이 아니면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때문에 결혼 25년이 되도록 명절 준비와 뒷정리는 항상 맏며느리인 김씨의 차지였다.

맏며느리라는 책임감으로 별 다른 불만 없이 해오고는 있지만 연휴 때 맞춰 내려오는 딸이 없었다면 혼자서 명절준비를 어떻게 했을지 눈앞이 깜깜해진다고.

한국사회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명절을 앞두면 개인별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나는데 몸과 마음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들을 ‘명절증후군’이라고 한다. 대개 괜히 불안하거나 초조하고 잠이 오지 않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되는 증상을 동반한다. 개인에 따라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주부들도 있다.

정신과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과거에 겪은 스트레스의 경험이 떠올라 정신적·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사회에 예전부터 내려온 명절 문화는 농경사회적이고 가부장적이며, 대가족사회 문화인 반면 요즘 현대여성들은 핵가족화되고, 도시 문화에 적응되어 있다보니 이런 명절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에서다.

명절증후군은 대부분 명절이 끝나면 증상이 호전되면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간혹 다른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명절 때 주부들에게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주는 대상은 ‘남편’이라는 통계가 있듯 결국 명절을 지내면서 아내들의 스트레스를 온 몸으로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남편들은 일찍부터 가사일을 분담하거나 시댁 식구들의 반응을 고려해 따뜻한 말 한마디로 아내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는 시댁으로 향하는 귀성길에서부터 시작된다. 남편 역시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고통이 있지만 불편한 자동차 안에서 오랜 시간 귀성길에 오르는 부부들은 서로에게 짜증을 내기 쉽다.

귀성길부터 부부싸움
서로를 챙겨라

근거리에 시댁이 있다면 차라리 잘 된 일이라 할 수 있지만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그 길이 지옥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체구간이나 휴게소에 들르는 시간 중간에 부부간에 서로 어깨나 목을 주물러 주고, 막히는 중간 중간 차에서 내려서 허리와 목, 어깨 등의 스트레칭을 해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또 운전을 하거나 차에 탑승해 있는 동안 허리에 부담을 덜 주려거든 허리와 어깨를 펴고 엉덩이를 의자 뒤에 밀착시킨 자세가 가장 좋다. 이때 등받이는 90~100도로 세우는 것이 좋고, 운전 중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허리를 받쳐 주지 못해 요통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하고, 이와 반대로 등받이에서 등이나 엉덩이가 너무 떨어지면 옆에서 봤을 때 목, 가슴, 허리로 이어지는 척추의 S자형 곡선이 사라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숙여진 자세와 경직된 자세는 근육통을 불러온다.


그런가 하면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어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운전 시 지나치게 푹신한 방석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올바른 자세로 운전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가기 마련이므로 1~2시간 주행한 뒤에는 반드시 차량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간단한 체조나 심호흡, 스트레칭을 해줘야 한다.

고속도로에서 많은 시간을 허비한 뒤 힘든 몸을 이끌고 시댁에 도착하더라도 아내들은 쉴 틈이 없다. 시어머니, 시형님, 아랫동서 등의 눈치를 보며 추석 음식장만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명절 기간 동안 아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차례상에 올릴 전을 부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보통 전을 부칠 때는 딱딱한 거실 바닥에 앉아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오랜 시간 딱딱한 바닥에 허리를 구부리고 앉아 있으면 척추에 무리가 많이 가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앉아있으면 서 있을 때의 2~3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받게 된다. 또 딱딱한 바닥에 앉을수록, 허리가 앞으로 구부정하게 구부러질수록 허리가 받는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때문에 척추 전문가들은 전을 부칠 때는 부침기구 등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부득이할 경우,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허리를 벽에 기대서 앉거나 한쪽 무릎을 번갈아 세워주면서 전을 부치는 게 좋다.

이어 제사상을 펴고 접거나 무거운 상을 들고 옮길 때 등은 남성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대부분의 허리 손상은 무거운 물건을 들면서 생기기 쉽고, 특히 폐경기에 있는 50대 주부들은 근육을 비롯해 인대·뼈 등이 약해져 있어 요통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귀성길부터 부부싸움
서로를 챙겨라

연휴가 끝났다고 연휴 동안 피로했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이때의 관리가 지친 몸과 마음을 한 번에 녹일 수 있는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장기간 연휴로 힘들어할 아내를 직접 챙기면 아내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따뜻한 목욕물과 한 잔의 매실차다.


남편이 직접 챙겨준 따뜻한 목욕물은 연휴 기간동안 뭉친 아내의 근육과 피로를 날려보내주고, 매실차 한 잔에 기름진 음식과 잦은 간식으로 지친 위와 장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평화로운 음악을 듣거나 한방차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방법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울감과 무기력증이 남아있다면 아내의 손을 잡고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재차 거듭하지만 명절증후군에 무엇보다 좋은 약은 남편의 격려와 가족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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