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건설 사기분양 의혹 전모

2010.09.20 09:20:00 호수 0호

뿔난 입주자들 “모든 건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바야흐로 소비의 시대다.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에는 기업을 견제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미약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우리 소비자들은 부당한 일을 겪어도 이를 하소연할 데가 없어 마른 가슴만 쾅쾅 치는 일이 허다하다. 이에 <일요시사>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성난 목소리를 들어보기로 했다.

행정타운 들어선다더니 허허벌판…편의시설도 없어
진입로 공사 착수조차 안해…차타고 10분 돌아가야


지난 2008년 7월 한양건설은 천안청수지구에 명품아파트 ‘한양수자인’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한양건설은 ▲주변시세보다 20% 저렴 ▲법원, 검찰청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프리미엄 붙을 것 ▲행정타운 조성될 것 ▲아파트 앞 남부대로가 지하도화 되면서 소음이 방지 될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워 계약자를 끌어 모았다.



“과장광고에 속았다”

예비입주자 대표 박모씨 역시 한양건설의 말만 믿고 계약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박씨는 “한양건설의 말은 모두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양건설이 내세운 조건 중 뭐하나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일단 남부대로의 지하도화는 기약이 없는 상태다. 때문에 도로변에 자리한 아파트 입주민들은 자동차 소음에 고스란히 노출될 판이다.

아파트 입주시점인 2011년 1월 전에 완공을 약속한 진입로는 아직 착공에조차 돌입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입주민들은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차로 10분이 넘는 거리를 돌아가야 한다.

이와 관련, 박씨를 비롯한 입주자들은 2008년 10월부터 꾸준히 시청에 민원을 접수했고, 2011년까지 완공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진 계약은 결국 2012년 12월까지 완공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은 최소 2년 이상을 진입로 공사로 인한 분진, 안전사고위험, 소음과 함께 살아야 하게 됐다.

또 한양건설이 자료까지 제시하며 당장이라도 법원과 검찰청이 이전해 오면서 행정타운으로 조성될 것 같이 선전했지만 현재 아무런 조짐도 없는 상태다. 행정타운은 고사하고 변변한 상업시설이나 교육시설조차 들어서지 않았다. 때문에 아파트 일대는 현재 허허벌판으로 인근주민들이 야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씨는 “아파트 분양가 대비 저가자재를 사용하고 있다”며 “모델하우스 기준도 무시한 채 불량시공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양건설이 공개한 샘플하우스에 방문한 예비입주자들은 샘플하우스에 설치된 가구가 계약 전 모델하우스에서 봤던 것보다 저급의 제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모델하우스는 철거된 상태다. 

이에 입주자들은 한양건설 측에 수차례 민원을 접수했지만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박씨는 “한양건설이 계약서를 담보로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아직까지도 이런 악덕기업이 남아있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런 실정임에도 지난 1월 천안시청의 준공허락이 떨어졌다. 이에 예비입주자들은 준공 승인을 내주지 말 것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예비입주자들은 “만일 준공 승인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계약해지 혹은, 아파트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의 분양가할인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지난 11일 처음으로 시청 측 관계자와 한양건설 측 관계자, 입주예정자 대표가 한데 모여 회의를 가졌으나 어떤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

“해결의지 없다”

박씨는 “시청에선 건축과장, 건축 팀장이 참석했던 데 반해 한양건설은 본사 직원 한 명 없이 현장 직원만 참석했다”며 “한양건설은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양건설 측 해명

예비입주자들의 조속한 불만 해결을 위해 한양건설 측 관계자와 얘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법원, 검찰청 이전 문제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 법원과 검찰청은 원래 2012년까지 이전되기로 예정된 상태였다. 하지만 천안시에서 예산 확보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양건설도 시청에 민원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남부대로 지하도화와 진입로 공사 역시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이는 시청과 LH가 각각 50%씩의 예산을 들여 추진을 계획하던 사업이다. 하지만 요즘 LH가 좀 어렵지 않나. 그러다 보니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진입로의 경우 한양건설이 비용을 들여 만들어 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예비입주자들이 회의에 현장직원만 참석했다는 것을 근거로 한양건설이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과 다르다. 당시 회의엔 현장소장과 분양팀장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 이들이 오히려 본사직원보다 해당 사안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참석하게 된 것이지 해결의지가 없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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