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베크족<들춰보기>

2008.10.11 14:41:37 호수 0호

자동차 흔들흔들 “아이구 민망해라”

날씨가 스산해지면서 으슥한 곳을 찾아 헤매는 엽기 커플들이 제 세상을 만난 모양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들 커플은 ‘쪽쪽’ 소리를 내며 추운 날씨에도 불구, 뜨거운 더위를 만들고 있다고. 통상 ‘아베크족’으로 불리는 이들 커플은 오늘도 어김없이 인적이 드물고 으슥한 곳을 찾아 헤맨다.
단연 서울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은 아베크족의 명소. 한 소식통에 따르면 주차장에서 진한 썬팅 차량을 이용, 비밀 데이트를 즐기는 인기가 높다고. 실제 이곳은 인터넷 밤문화 커뮤니티에는 애정행각에 좋은 명소(?)들 시리즈 중 하나로 단골 게재되기도 한다.
날씨가 쌀쌀해진 지난 9월26일 밤 11시를 조금 넘긴 시각. 추위 때문인지 인적이 뜸한 한강둔치에 불청객이 끼어 있었다. 썬팅을 진하게 한 자동차에는 안을 볼 수 없을 정도의 성에가 가득했다.
그냥 주차되어 있는 듯했던 자동차가 흔들거리다가, 출렁이다가를 반복했다. 불빛 사이로 비쳐진 그곳에는 남녀가 서로 부등켜 안고 일(?)을 치르고 있다.
잠시 뒤 어디서 나타났는지 플래시맨이 그 자동차로 접근했다. 플래시맨은 한강시민공원을 찾는 커플들의 농도 짙은 애정행각이 입소문으로 번지면서 이들의 재미(?)있는 표정을 놓치지 않고 쫓아다니는 10대들을 일컫는다. 이들 10대는 으슥한 장소를 골라 찾아다니면서 연인들의 애정행각을 감시하는 것이 ‘재미있는 놀이’라고.
갑자기 비쳐진 불빛에 일순간 자동차 안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허둥대는 모습이 보이더니 이내 웃옷으로 아래만을 가린 채 남자가 뛰어나왔고 뒷자리에는 한 여성이 남은 옷으로 몸을 덮은 채 웅크리고 있었다.
플래시맨이 사라지자 이들은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안정기(?)에 접어든 이들과 인터뷰를 시도해봤다.
남성(26·회사원)은 “친구들이 밤에 가면 좋다고 하길래 왔다. 농도 짙은 애정행각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여성(23·회사원)도 “주변에 사람들이 가끔씩 지나가기 때문에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외국에선 이 정도로 뭐라고 하지도 않는다”고 핀잔을 줬다.
이곳을 찾는 아베크족들은 그들만의 철칙이 있다는 게 이 남자의 설명. 예컨대 먼저 자리를 선점한 자동차가 있으면 그 주위에는 다른 차들이 주차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금지한다는 설명이다.
주차된 차안을 힐끔힐끔 들여다보는 것은 금물. 화장실이 아무리 급해도 차에서 내려서는 안 되며 그 자리가 필요한 커플은 상향등을 반드시 끄고 트렁크 부분이 맞닿는 위치로 주차를 해야 하는 게 예의라고 한다.
한편 이곳은 찾은 한 여성 시민은 “지나가다 보면 한적한 곳에 주차된 차량이 흔들흔들 거리는 것을 가끔 목격해 당황할 때가 있다”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 시민공원인 점을 감안해 진한 스킨십은 자제해야 하지 않겠냐”고 충고했다.

<일요시사> 제휴사
<스포츠서울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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