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병 70대 노인 생명 구한 집배원

2010.08.31 14:08:02 호수 0호

집배원 콤비 평소 남다른 선행 칭찬 ‘자자’


일사병으로 기절한 70대 노인 병원 후송 목숨 살려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장학금 전달 등 선행 ‘눈길’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던 80대 할머니가 찜통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숨지는 등 폭염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사병으로 쓰러져 정신을 잃은 70대 노인을 구조한 집배원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당시 사고를 당한 노인의 부인은 지나가는 차량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도움을 주기는커녕, 모르는 척 지나가기만 했다.

우정사업본부 전북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 고성 개천면에 사는 김모(78)씨는 부인과 함께 논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위해 경운기를 타려는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거품을 물고 기절한 김씨를 보고 당황한 부인은 지나가는 차량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차량들은 그냥 지나쳐버리기 일쑤였다. 그때 우연히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이를 목격한 고성우체국 윤영기·김은섭 집배원은 쓰러진 김씨를 그늘진 곳으로 옮기고 119에 긴급구조를 요청해 병원으로 후송, 목숨을 구했다.

김씨는 뙤약볕에서 일을 해 불볕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일사병으로 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를 구한 윤영기 집배원은 “시골에서는 요즘 같은 무더위 속에서도 참고 일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다행히 신속하게 이송해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섭 집배원 역시 “우편물을 배달하다 보면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많이 만난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영기·김은섭 집배원은 평소에도 남다른 선행으로 지역주민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365 집배원봉사단을 조직해 소년소녀가장에게 매달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으며, 2008년에는 수해로 매몰된 지역주민을 구조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운전미숙으로 경운기에 깔린 노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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