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종합건설 입주예정자 뿔난 사연

2010.08.24 10:16:55 호수 0호

“이게 명품아파트라고?”

명품아파트, 랜드마크. 아파트 분양광고를 장식하는 단어다. 부동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이 같은 표현이 과장광고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입주예정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모델하우스는 사전에 아파트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전체적인 외관과 실내 공간 등을 비롯해 사용되는 제품도 확인 가능하다. 그러나 실제와 다른 경우도 발생한다. 입주예정자들이 뿔난 이유다. 이들은 관할 관청에 사용승인 허가도 반대하고 나섰다. 

입주예정자, 저질인조석 시공 등 부실…“사용승인 안돼”
건설사, 동일제품 사용·설계도면 대로 시공 “문제없다”


중흥종합건설(주)는 2008년 6월 양주신도시 중 유일하게 개발이 완료된 덕정지구에 양주시 랜드마크로 부상할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밝혔다. 지하 2층, 지상25층 5개동으로 총 314세대(구 45A/B, 53평형)다.

광고와 다르다



중흥종합건설측은 당시 분양광고를 통해 더블 포켓발코니(149㎡/175㎡)를 비롯해 개방감을 더하는 광폭 발코니, 270도 파노라마 전망의 3면 발코니(151㎡) 설계로 공간활용의 극대화를 꾀했으며 최대 71m에 달하는 동간거리로 차별화된 개방감과 프라이버시 단지 설계를 자랑한다고 밝혔다. 또한 4층 이하 저층부를 고품격 외장재로 시공하여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유럽풍 외관 디자인을 실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차별화된 프리미엄 ‘45/53평의 중대형 명품 아파트’를 지어 양주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평당 분양가는 기준층 기준으로 870만원대다. 당시에는 양주시 최고가다. 중흥S-클래스 입주예정자들의 반발 이유는 럭셔리한 모델하우스 및 모형과는 전혀 다른 아파트의 모습이다. 이들은 “2010년의 아파트 트렌드에 전혀 맞지 않는 형편없는 구형아파트”라며 “과대광고와 사기로 분양한 아파트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입주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시공사인 중흥종합건설에 즉각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에 사용승인을 내주지 말 것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90% 이상 시공된 중흥S-클래스아파트 곳곳에 문제점이 노출됐다. 대표적인 것이 고품격외장재 대신 누런 중국산 저질 인조석시공이다.

중흥종합건설측에서 작성한 저층부 특화자료에 의하면 저층부 특화에 사용한 인조석은 내화학, 내마모, 내오염성이 강한 것은 물론 천연석보다 강도가 우수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에 따르면 인조석으로 보이기 위해 눈가림으로 스티로폼을 붙이고 시멘트를 바른 뒤 돌가루를 뿌린 드라비아트로 시공했다는 것. 벌써부터 균열이 일어나고, 깨져 나가고 있으며, 빗물이 묻은 곳에는 얼룩이 발생해 미관을 해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말로는 고급자재인 양 표현을 해 시공업체를 조사해 알아본 결과 판재는 일반 대리석의 35% 수준의 가격이고 기둥 몰딩의 경우는 50% 저렴한 저급 중국산 자재임이 드러났다”며 “천연대리석으로 재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치된 보일러의 에너지 효율 등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비대위는 “전국 4만여 세대의 주거명작을 건설하는 초 우량기업 중흥건설이 왜 보일러는 4등급 짜리를 설치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요즘같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자 모든 기업들과 정부가 노력하는 마당에 4등급 보일러를 설치하는 명품아파트는 없을 것이라는게 이들의 말이다. 이들은 또 “모델하우스에 설치된 창호유리는 이건유리(듀오라이트)였으나 시공된 제품은 동호유리였다”며 “최상층 옥탑공간도 차단막 형식 대신 난간만으로 마무리해 최상층 특화에 어울리지 않고 추락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흥종합건설측은 “이건유리나 동호유리 모두 인증받은 제품이고 같은 규격이라 차이가 없다”며 “설계도면 대로 시공을 했으므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양주시와 건설사를 믿고 분양 안내책자와 모델하우스에서 확인했던 명품아파트를 계약한 대부분의 계약자들은 중흥종합건설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으로 잠못 이루고 생병을 앓고 있다”며 “나란히 자리한 평당 400만원짜리 주변 아파트와 단순 비교해도 필로티와 저층부 특화 및 울타리 시공에 있어 주변 아파트가 훨씬 낫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에 대한 근거로 양주시가 2006년 이전에 설계된 설계도서를 2006년에 건축승인을 한 것을 예로 들었다. 따라서 구형설계의 설계도서를 건축 승인한 양주시청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실시공과 관련한 비대위의 민원에 대해 양주시청은 “설계도서와 동일하게 시공되었거나 사업계획승인에 포함되지 않은 사항으로 주택관계법령에 위반되는 내용 없음”이란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설계도면 “트렌드 반영 못해”

비대위가 구형 설계의 증거로 제시하는 부분은 ▲초라한 외형 ▲높이 2M 남짓한 개방감 없는 굴속 같은 필로티(옆 단지는 4.8m 필로티) ▲공동현관 앞에 나란히 있는 볼품없는 지하 환풍기 ▲한쪽 구석에 자리한 협소한 엘리베이터 ▲경계석 없는 펜스 울타리(우천시 빗물과 함께 토사가 도로로 유입) ▲조잡스런 조경에 죽어가는 나무 등이다.

특히 최상층 거실층고가 중간층과 같은 것에 대한 비판이 컸다. “타 회사 최상층의 거실층고는 4m를 육박해 개방감이 뛰어나다. 중흥은 단지 썰렁한 다락방만 있다. 이것을 분양시에 펜트하우스라고 광고해 계약자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계속되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아파트의 가격이 하락하고 매매도 되지 않아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부실시공된 중흥아파트를 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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