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골프 전성기, 이유는?

2015.11.23 09:24:54 호수 0호

“한국처럼 골프에 관심을!”

미국 골프 전설 줄리 잉스터가 한국의 여성골퍼에 대한 관심에 놀라움을 표했다. 지난 10월12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오션코스 미디어센터에서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공식 인터뷰가 개최됐다.



관심이 전성기로
존경이 자긍심으로

이 자리엔 줄리 잉스터(55·미국)도 함께 했다. 줄리 잉스터는 1983년에 데뷔해 프로 통산 41승, 메이저 대회 7승을 기록했고 LPGA 역사에 7명밖에 없는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이다. 2000년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55세인 현재까지도 후배들과 필드를 누비는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이다.
지난 10월1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을 관전했다는 잉스터는 여성 골프에 대한 한국의 관심과 사랑에 거듭 놀라움을 표했다.

좋은 인식
괄목 성장

줄리 잉스터는 한국 선수들이 LPGA에서 많은 성장을 한 것에 대해 “한국 선수들은 그동안 굉장히 빠르게 그동안 진화해왔다. 박세리 선수가 루키였던 시절 같이 플레이했는데 그 당시 정말 강력한 선수였고 윤리의식, 기본기도 강한 선수였다. 한국 선수들을 통해 전 세계에 여자 골프의 인식이 격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한국 선수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한국 선수들은 주변 사람들에 겸손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골프 자체에도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다. 저 역시 골프를 배울 때 그런 마음으로 배웠다. 골프의 전통에 존경심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줄리 잉스터는 프레지던츠컵 관전을 통해 한국 골프 발전에 대해 알 수 있었다며 “여성 골프에 대한 관심, 존경심이 많다는 것에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박세리 덕분에 여성 골프에 대한 관심과 존경심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신이 겪었던 일에 대해 전했다.
또 프레지던츠컵에서 갤러리들이 그야말로 좋은 골프를 보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았다면서 한국 골프 수준에도 높은 평가를 내렸다.
박세리로 인해 여자 골프에 대한 좋은 인식과 관심이 뿌리내렸고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이 LPGA에서 맹활약을 펼친 까닭에 여자 골프를 향한 팬들의 관심은 더욱 더 지대해지고 있다.
잉스터는 미국에선 아직 한국만큼의 여성 골퍼에 대한 관심이 없다고 털어놨다. 잉스터는 “지난 9월 ‘솔하임컵’에서 우리 팀이 마지막날 버디만 70개 정도를 잡았는데 조금 더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팀이 그런 성적을 냈다면 엄청난 환대를 받았을 것 같다. 저희도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치면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외신 기자는 버스 기사부터 웨이터까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LPGA 대회에 가지고 있는 자긍심이 대단하더라고 전하며 한국에서의 여자 골프를 미국에서의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달라는 질문을 했다.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박세리 선수가 처음 우승하면서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됐다. 잘 모르고 인기 없었던 골프라는 종목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끌게 되면서 인기도 상승했던 것 같다. 박세리뿐만 아니라 신지애, 박인비 등 한국 선수들이 계속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이 LPGA에 애정, 관심 갖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도 한국의 문화 등 여러가지를 알릴 기회가 되고 있다”며 “굳이 비교를 하자면 미식 축구 아닐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에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미국은 미식 축구, 야구가 굉장한 인기 종목이다. 한국에서 골프가 그만큼의 인기를 얻기 위해선 아직 여지가 있다. 애정은 있지만 한국에서도 프레지던츠컵, 솔하임컵 같은 주목을 끌 수 있는 더 많은 대회가 개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인비는 “애석한 것이 한국에선 여성 골퍼에 비해서 남성 골퍼가 주목을 못 받고 있는데 한국 남성 골퍼의 우수성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잉스터는 “미국에서 남성 중심적인 그런 스포츠가 아직 유명하다. 그래서 여성 골퍼에 대한 인식이 한국 같지 않다. 미국에서도 한국처럼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60년생, 55세의 현역 줄리 잉크스터(미국)는 LPGA(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투어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선수들이 닮고 싶어 하는 롤모델 1순위다. 1983년 LPGA 투어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33년째 투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두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임신했을 때도 투어 생활을 계속했다.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도 단 한 시즌도 건너뛰지 않은 현역 ‘워킹맘’이다.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린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에서 만난 잉크스터는 여전히 활력이 넘쳤다. 젊은 선수들에 비해 드라이브샷 거리만 10~20야드 덜 나갈 뿐 딸 또래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잉크스터는 백전노장답게 쇼트 게임이 뛰어나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도 1.80개로 28위다.
잉스터는 롱런 비결로 ‘밸런스’를 꼽았다. 33년 동안 큰 부상이 없었던 그는 “가장 중요한 게 골프와 가정의 밸런스를 지키는 것이다. 골퍼지만 엄마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골프가 3, 가족이 7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골프를 직업으로 생각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다. 일이 아니라 즐기려고 항상 노력해왔다”고 털어놓았다. 잉스터는 이어 “한 번도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다. 골프는 때로 힘들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겪었고, 그게 바로 내 삶이었다”고 덧붙였다.
잉스터가 꼽은 롤모델은 그의 부모님이다. 그는 “부모님은 가족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나 역시 쉬는 주에는 100% 가족을 위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고 고백했다. 고등학교 때 골프를 했던 두 딸 헤일리(24)·코리(21)와도 종종 라운드를 한다. 18홀이 아닌 9홀 정도만 같이 라운드를 하는데 항상 엄마가 이긴다는 게 잉스터의 설명이다.

잉크스터 롱런
골프3 가족7


잉스터는 1983년 데뷔 첫해에 세이프코 클래식에서 첫 우승을 했고, 46세였던 2006년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에서 마지막 우승을 했다. 잉스터는 통산 1385만2568달러(약 157억원)를 벌어들여 LPGA 투어 통산 상금 순위 5위에 올라 있다.
그는 “최소한 우승을 한 번 더 하는 게 목표다. 몸 상태가 나쁘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잉스터의 다음 목표는 2003년 베스 대니얼(59·미국)이 캐나다 여자오픈에서 세운 48세8개월29일의 L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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