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그 후 5개월 뒷이야기

2010.08.17 09:48:36 호수 0호

충격도 분노도 슬픔도 이젠 먼 남의 나라 일?


온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던 천안함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오랫동안 전쟁의 기억을 잊고 평화에 젖어있던 국민들에게 천안함 침몰사고는 너무 큰 충격을 안겨줬다. 선체가 들어올려지고 실종 장병들의 시신이 하나씩 발견될 때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북한의 소행임이 확실해지면서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 천안함을 거론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아픈 기억이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천안함 침몰사고…. 그 후 5개월을 돌아봤다.

보상금 때문에 유가족 울고 웃고, 법률안 개정까지…
천안함 사태 이후 강력해진 대북제재 계속 이어지나


2010년 3월26일 밤 9시22분 백령도 서남방 2.5km를 초계중이던 천안함이 엄청난 폭음과 함께 두 동강이 난 채 침몰했다. 충격적인 사고로 승조원 104명 중 58명은 구조되고 46명이 실종됐으며, 실종자 모두 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와 군 당국은 사고 이후 3월31일, 공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외국인 전문가까지 포함된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원인 조사에 착수했고, 5월20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아~! 천안함이여

조사결과 결정적 증거인 북한의 어뢰 추진체를 사고해역에서 건져 올렸고, 이 어뢰 프로펠러와 선체에 흡착한 알루미늄 산화물이 동일하고 어뢰 내부에 한글로 ‘1번’ 글씨가 써 있으며 그 설계가 북한의 무기수출용자료의 어뢰설계와 일치해 천안함 침몰은 결국 북한의 소행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천안함 침몰 원인을 두고 학계에서는 묘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며 정부는 북한의 소형 잠수함이 발사한 어뢰에 의해 비접촉 수중폭발로 천안함이 침몰한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는 독자적 대북 제재조치와 더불어 유엔 안보리 회부 등 국제적 공조로 북한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46인의 용사를 최고의 예우로 추모하고 그 유족들을 보살필 것을 약속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범국민적인 장엄하고 엄숙한 해군장의 장의행사와 희생자 총원 1계급 특진 및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했고, 천안함 위령탑 및 추모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매년 추모행사를 실시할 계획임을 밝혔다.

유가족에 대해서도 보상금과 조위금, 성금 등 최대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각종 지원프로그램 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천안함 사고로 목숨을 잃은 46명의 장병들을 전사자로 예우하고 1인당 5000만원의 국방부 위로성금을 전달했으며, 보상금은 계급에 따라 2억~3억600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유족연금 역시 월 94만8000원~255만원으로 계급별 차등 지급된다.

그런가 하면 숨진 장병들의 보상금 때문에 유족 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사연은 고 신선준 상사의 사연이다.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지 100일이 지났을 무렵, 26년간 소식이 없던 고 신 상사의 생모가 돌아온 것. 26년간 깜깜무소식이던 신 상사의 생모는 아들의 사망 보상금이 지급될 무렵 등장했고, 이미 아들의 보상금 1억원을 챙긴 상태였다.

신 상사의 부친에 따르면 신 상사의 생모는 1983년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췄고, 그때부터 아내 없이 두 남매를 홀로 키웠다. 신 상사는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 진학 대신 군입대를 자원했고, 생모는 신 상사의 마지막 가는 길에도 나타나지 않았다.하지만 신 상사의 생모는 현행법 상 보상금을 받으려면 부양여부와 관계없이 친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며 이미 1억원을 받아냈다.

또 전체 보상금과 매달 지급되는 연금의 절반마저 요구했다.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고, 사회적 논란이 가시화되자 무소속 송훈석 의원은 지난 7월23일 사망한 군인에 대한 부양, 양육기여도 등을 참작해 연금급여를 차등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인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법상 양육 기여도와 상관없이 사망군인의 양친에게 각각 보상금의 절반을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유가족간 보상금과 연금문제 등으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이혼 증가추세에 있는 현 상황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군인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

이와 관련 송훈석 의원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법의 맹점을 악이용하는 실태는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관련법 개정을 통해 유가족들이 제대로 보상받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은 긴장과 대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과 함께 강경한 대북조치를 꾀했다.

유엔안보리에서의 의장성명을 도출한 이후 한·미 양국은 외교국방장관회의(2+2회의)를 진행하고 동해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가졌다. 또 북한군-유엔사 대령급 실무접촉이 이루어졌고, 아세안지역안보포럼도 진행했으며, 이어 미국은 새로운 대북 금융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한·미의 대북제재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의 정권교체까지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미 양국의 북한 옥죄기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응징 차원을 넘어 북한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의미하는 ‘김정일 정권 교체’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



보상금이 뭐길래

실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장관은 지난달 2+2회의를 마친 뒤 대북 금융제재를 발표하면서 “북한 지도부와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우리 정부 역시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에 대해 “특정 계좌에 대한 정밀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같이 북한 지도부를 압박하는 강도 높은 대북 제재는 북한 권력 내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대북제재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대북정책 기조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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