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질려, 빚에 눌려 ‘칼부림 강도짓’

2010.08.10 09:33:42 호수 0호

물거품 돼 버린 고시생의 꿈

30대 고시생이 마사지샵에 침입해 강도행각을 벌이면서 휘두른 흉기에 한 명은 중태에 빠졌고, 두 명은 중상을 입었다.

2003년부터 신림동 고시촌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해온 이모(32)씨는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명문 사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수재였다. 하지만 수년을 도전한 시험에서 계속 낙방, 나이가 차면서 지방에 있는 부모에게 돈을 받는 일도 죄송스러웠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손댄 카드는 300만원의 빚을 남겼고, 최근에는 몇 달 째 하숙비도 내지 못했다.

결국 코너에 몰린 이씨는 카드빚도 갚고 하숙비를 마련해야한다는 중압감에 강도짓을 결심, 지난달 27일 새벽3시께 흉기를 들고 집을 나섰다.

평소 눈여겨봤던 봉천동의 한 스포츠마사지업소에 들어선 이씨는 카운터를 지키고 있던 업소 주인 A(48·여)씨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돈을 요구했다. 이씨가 들이댄 흉기에 놀란 A씨는 비명을 질렀고, 당황한 이씨는 A씨의 복부와 팔에 흉기를 휘둘렀다.

이씨는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여 종업원의 복부를 수차례 찌르고 이를 말리는 손님의 팔에도 흉기를 휘둘렀다. 손님과 이씨가 몸싸움을 벌이는 동안 여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경찰에서 이씨는 “이제 공부에도 질렸고, 고시를 포기한 상태에서 빚이라도 갚으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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