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민국 유일 ‘누드펜션’ 김종헌 대표

2010.08.03 09:58:33 호수 0호

“회원 90%는 남자… 가족모임 후 아내들 반응 좋아”

지난 7월27일 충북 제천에서 기자가 직접 만난 ‘누드펜션’ 김종헌 대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자연주의자’에 대한 생각을 시종일관 힘 있는 목소리로 피력했다. 한때 변태 모임으로 손가락질 받았던 설움도 있었지만 세상에 부끄러움이 없기에 직접 방송에 출연했다는 그는 인터뷰 내내 여유롭고 당당했다. 어쩌면 그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알몸’이나 ‘누드’가 아니라 ‘솔직함’과 ‘당당함’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1993년부터 포털사이트 ‘카페’를 통해 ‘자연주의자’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자연주의자’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자연주의자에 대한 동경을 품은 것은 오래전부터다. 초등학교 3~4학년쯤 됐을까. 우연히 외국의 자연주의자들에 대한 기사가 실린 신문을 보게 됐다. 대부분 한자로 쓰여 있어서 읽지 못했는데 그 기사는 유독 한글이 많아서 읽기 수월했다. 그때부터 막연한 동경심을 갖게 됐고, 실천하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 보급이 활발해지면서부터다.



-자비를 들여 ‘누드펜션’을 짓고 운영하고 있다. 자비를 털어 자연주의자들을 위한 펜션을 짓는다는 게 쉬운 결단은 아니었을 것 같다. 가족들의 반대가 있었을 수도 있고.
▲1995년부터 계획하고 구상한 일이었다. 자연주의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마음 놓고 모임을 가질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펜션 설립은 중요한 과제였다. 물론 자비를 들여 펜션을 짓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은행의 도움을 받았고, 3년간 이자를 갚느라 힘들었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업은 따로 있기에 그 일에 최선을 다 했고, 펜션 관리 역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펜션 운영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일반인들과 자연주의자들이 마주치지 않는 선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가.
▲자연주의자들의 정기 모임은 한 달에 1~2번 이뤄지고, 자연주의자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회원은 2~3일에 한 번 꼴이다. 일반손님이 머물 때는 자연주의자를 받지 않는 편이지만 일정이 겹치면 일반손님에게 ‘자연주의자’들의 탈의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 대부분 손님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펜션을 알고 예약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자연주의자들과 일반손님들이 어울리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완전 탈의를 한 일반손님도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주의’ 동경…가족과 함께 모임 참여 
일반인도 자연주의자와 함께 어울리며 탈의하기도   

-스스로 자연주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호기심이나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는지 알고 싶다.
▲‘불순하다’는 것에 대한 정의가 정확해야 할 것 같다. 과거 일부 자연주의자 카페들은 ‘자연주의’ 간판을 내걸고 속으로는 그룹섹스, 스와핑, 관전 등을 즐겼다. 목적을 속이고 ‘자연주의’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불순하지만 그룹섹스, 스와핑, 관전 자체가 불순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모임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동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목적을 가진 카페들은 대부분 사장됐다. 혹여 있을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막기 위해 기혼남성이 혼자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차단했었지만 최근에는 모임의 종류를 분류해 오픈해 놓은 상태다. 동호회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입이 불가능하고, 가입이 됐다고 하더라도 운영진의 판단에 따라 강제 탈퇴 시킬 수 있다.

-가족 중심의 자연주의자들을 우선시 한다고 들었는데 김 대표의 가족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이 있다. 어렸을 때는 함께 자연주의자 모임에 나가곤 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학업에 힘쓰고 있어 함께 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내와는 여전히 함께 한다. 처음 아내에게 자연주의자 모임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다툼이 많았다. ‘누드’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이혼위기까지 겪기도 했지만 경험해보지 않고 “안 된다”라고 하는 것보다 “경험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든 아내가 함께 모임에 나가는 것을 허락했고, 한 번 두 번 참여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아내들은 남편의 권유로 모임을 시작하고 이후에는 아내들이 더 즐기게 된다. 회원 90%가 남자인 탓에 가족 회원들도 남자 위주로 모임이 주도 되지만 남성 대부분이 여성회원을 배려하고 매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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