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전대미문의 마약 스캔들이 터질 조짐이다. 집권여당 대표의 사위가 휘말렸다. 뿐만 아니라 유명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적이다. 현재 언론은 물론 검찰까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이번 사건은 지난달 9월10일 <동아일보>가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이 기사는 ‘거액 자산가의 아들 A씨는 유력정치인의 인척으로 2년 반 동안 코카인 등 마약류를 15차례 투약했으나 양형 기준을 벗어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검찰은 이에 항소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온갖 마약 섭렵
펜트하우스 파티
기사에 나온 A씨는 ‘유력 정치인‘으로 소개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둘째 딸 김현경(32)씨의 남편 이상균(38)씨다. 상균씨는 충북 신라개발 회장의 아들로 알려졌다. 현경씨는 수원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로 특혜 채용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상균씨는 현경씨와 지난 8월25일 비밀리에 결혼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일제히 ‘김무성, 충청사위 맞는다’는 내용으로 기사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 대표의 사위가 마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온갖 소문이 돌았다.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던, 모 병원장의 아들 ㄴ씨와 CF감독 ㅂ씨, 유명 연예인 ㅇ씨 등이 거론됐다. 이와 더불어 김무성 대표의 둘째 딸 현경씨도 함께 마약을 투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또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현 정권의 실세의 조카 ㅅ씨까지 연루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 여기서 일부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소문으로 떠도는 내용도 있다.
먼저 상균씨가 지난 3년 동안 마약을 투약한 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상균씨에 대한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담당재판부는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1형사합의부로 돼 있다. 검찰은 상균씨를 한차례 기소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5일과 올해 1월22일 두차례 기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가 마약을 투약한 시점은 2011년 1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약 3년 동안 마약류를 15회 투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균씨에 대한 혐의는 모두 3건으로 마약류관리에 따른 법률위반으로 1건은 마약, 1건은 항정, 1건은 대마였다.
상균씨가 투약한 마약은 코카인·필로폰·엑스터시·대마·스파이스 등 총 5종류에 이른다. 특히 코카인이나 스파이스 같은 마약은 국내에서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무척 고가에 지하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카인의 경우 소위 마약하는 이들 사이에서 ‘최상’으로 분류돼 국내 공급책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균씨는 통상적인 1회 투약량을 훨씬 초과하는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2년 7월과 2013년 5월, 2014년 2월 등 상균씨는 한차례만 0.03g을 투약했을 뿐 그 외 두 차례는 0.05g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상균씨는 2014년 6월 23일과 25일에는 1회 투약량이 0.1g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마약사범의 1회 투약량은 0.03g인 게 정설이다. 검찰이 마약거래를 적발했을 때 ‘몇 명분의 마약이다’라고 발표할 때의 기준도 0.03g이다. 상균씨는 통상적으로 1회 투약량의 2배에 가까운 마약을 투약한 것이다.
김무성은 진짜
알았나 몰랐나
서울동부지법은 지난 2월6일 상균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여론은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가 말이 되느냐”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 배경에 여당 대표의 사위라는 점이 한몫했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사위가 마약 전과가 있는지 몰랐다”고 일축했지만,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그때야 “딸이 울면서 호소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균씨는 유죄 판결을 앞두고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선처해 달라”며 결혼 상대방인 현경씨의 이름과 직업 등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6일 선고된 판결문엔 재판부가 양형 기준을 이탈해 선처한 이유로 ‘가족 관계나 환경’을 들고 있으며, 상균씨가 현직 대학교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참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당시 상균씨가 휴대전화 카카오톡에 현경씨를 ‘현경’으로 저장해 놓고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검찰이 상균씨의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현경 씨의 신원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당대표 가족 휘말려 세간 관심 집중
상습범이 집유 4년뿐 “봐주기 아니냐”
이런 탓에 현경씨도 상균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마약 투약 공범의 존재 및 은폐 논란이 끊이질 않자 현경씨는 검찰에 DNA 검사를 자청했다. 지난해 11월 검찰은 상균씨의 펜트하우스를 압수수색해 마약 투약에 사용된 주사기 17개를 압수했다. 이 가운데 일부 주사기에서 상균씨의 DNA와 함께 제3자의 DNA가 섞여 있었지만 검찰은 이 부분을 수사하지 않고 종결한 바 있다.
제3의 인물 DNA를 발견했는데 주인공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마약 수사는 마약 투약자의 주변 인물을 수소문해 공범을 찾는 것이 보통인데 이례적으로 검찰은 제3의 DNA 흔적을 발견하고도 이를 밝히지 못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이 때문에 혼합유전자의 당사자가 현경씨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현경씨가 직접 검찰에 자신의 DNA 검사를 자청한 것. 하지만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일 오후 “김(현경)씨의 유전자형과 압수된 주사기에서 검출된 혼합유전자형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제3의 인물은 누굴까.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을 보면 하나같이 거물급 인사들이다.
이들이 거론된 경위는 마약 공급책인 ㅈ씨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가 마약에 취해 모텔에서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ㅈ씨는 경찰 수사에서 마약에 취해 자신이 마약을 공급한 고객과 마약을 공급한 상위 공급책의 이름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ㅈ씨 입에서 나오는 인물은 하나 같이 월척이었다.
부실수사 탓
의문만 무성
검찰은 일단 상위 공급책인 공예예술가 ㅅ씨를 구속해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술에서 상균씨를 비롯해 거물급 인사의 아들 ㅇ씨와 병원장 아들 ㄴ씨, CF감독 ㅂ씨, 유명연예인 ㅇ씨, 힙합가수 ㄱ씨 등이 거론됐다.
병원장 아들 ㄴ씨와 ㄱ씨는 이미 마약 사범 전력이 있다. 특히 ㄴ씨는 산부인과 의사이기도 하다. ㄴ씨는 지금까지 마약 전과가 세 번째 이르는 것으로 의사면허를 박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교민 신문인 <선데이저널>은 상균씨와 함께 ‘마약파티를 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거론된 이들이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으로 이어지는 친분을 다수 SNS에 게재된 이들 사진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ㅇ씨는 SNS 그램러브닷컴으로 상균씨로 추정되는 아이디와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상균씨는 SNS 인스타그램으로도 ㅇ씨와 ㄴ씨 등을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나이를 보면 비슷한 또래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상균씨는 1977년생이며, ㅇ씨는 1978년생. ㄴ씨는 1980년생으로 알려졌다.
ㄴ씨의 SNS에는 이들과 함께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으로 ‘상균이형 몰아주기’ 등을 설명을 써서 ㅇ씨 등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 셋과 여배우 ㅇ씨로 추정돼는 인물과 함께 요트를 타는 사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진에 ‘내 청춘을 너희와 함께 했다’라는 글로 돈독한 사이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이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위층 자제들 연루설
앞뒤 맞지 않은 해명
상균씨와 ㅇ씨, ㄴ씨 등은 이들 중 2명은 마약으로 유죄선고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에 따라 ㅇ씨도 함께 마약을 복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주사기 주인이 ㅇ씨 것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공급책 ㅅ씨가 ㅇ씨도 함께 마약을 했다며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들과 SNS상 친구를 맺고 있는 ㅅ씨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 사건은 소문만 무성하다. 이런 배경에는 ‘검찰의 부실 수사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법무부와 서울고검국정감사에서 김 대표 사위의 마약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임내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작년 11월 검찰이 이(상균)씨 자택에서 압수한 17개의 주사기 중 9개에서 이씨의 DNA가 검출됐지만 검찰 기소 내용에는 상당수가 빠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이씨의 판결문 속 공소사실에 주사기로 코카인이나 필로폰을 투약한 것으로 적시된 내용은 압수수색 시점과 1년 반 이상 떨어져 있거나 자택이 아닌 차량이 투약 장소인 사안”이라며 “공소사실에 빠졌다면 축소수사 아니냐”고 따졌다.
그들만의 친분
SNS 통해 과시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앞선 법무부 국감에서 검찰은 이씨의 공범인 병원장 아들인 ㄴ씨와 CF감독 ㅂ씨가 마약 전과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들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사실이 판결문으로 확인됐다”며 “국회를 기만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진태 검찰총장은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렇지 않다”며 “1차적으로 당사자들이 각성했을 것이고 검찰도 이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 김무성 '사위 스캔들' 언론도 긴장했다
지난달 9월 10일 <동아일보>에서 최초로 김무성 마약 사위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당시 이 보도가 나간 이후 정치부와 법조계 기자들은 ‘유력 정치인’이 누군지 알아내기 위해 혈안이 돼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동아일보> 기자들도 이 정치인이 누군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함구령’이 떨어졌다는 것.
특정 언론사에서 특종이나 단독 기사 등을 보도할 경우 기자끼리는 사실관계를 해주는 게 업계 관례다. 당시 한 법조계 기자는 “<동아일보>가 보도를 하고도 바짝 엎드려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며 “그 어떤 사실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내내 ‘유력 정치인’의 정체를 풀지 못하다가 여러 입을 통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라는 사실이 확인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배후에는 야당이라는 설과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쳐내기 위해 소스를 제공했다는 등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