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2010.07.27 09:26:42 호수 0호

여름방학 맞은 여대생 ‘바캉스 알바’ 실태추적

서울 강남 유흥가에 때 아닌 ‘대목(?)’이 찾아왔다. 방학을 맞은 여대생들이 단기 알바를 위해 유흥가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때문에 유흥가에는 ‘대학이 방학을 하면 수질이 업그레이드 된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5000원도 안 되는 시급을 받아가며 24시간 편의점이나 가게 점원으로 일하느니 차라리 화끈하게 ‘한탕’하려는 여대생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이유에서다. 여름 한 철 바짝 돈을 모으기 위해 유흥가의 빨간 유혹에 넘어간 여대생 ‘유흥알바’ 실태를 취재했다.



짧고 굵게 돈 벌려는 여대생 방학마다 유흥가 몰려
개인플레이 애인대행부터 밤업소 출근까지 다양해

6월 중순께 기말고사만 끝나면 대학가는 본격적인 방학에 들어간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방학을 맞은 여대생들의 ‘유흥알바’가 눈길을 끌고 있으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홍보에 눈이 멀어 유흥가에 발을 들여놓는 여대생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물론 ‘유흥알바’를 통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돈을 만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매매 등 불법적인 요소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고, 그나마 버는 돈도 자칫 흥청망청 쓰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방학하면 강남으로?

사실 여대생들의 유흥알바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유흥업소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최근 들어 유흥가에 뛰어든 여대생들은 돈만 된다면 업종을 따지지 않는 것은 물론, 제 발로 먼저 찾아와 일을 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는 등 그 대담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밤업소에 자신 없는 일부 여대생들은 누드모델이나 인터넷자키, 역할대행, 혹은 화상채팅 등을 알바 영역으로 삼고 있으며, 유흥업소 쪽으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섹시바’ ‘일반 ‘정통 바’ 등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들어 2차는 나가지 않으면서 유사성행위만으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업종은 물론 하드코어 룸살롱까지 진출했다.

이와 관련 강남 모 풀살롱 상무는 “방학을 기다리는 것은 여대생만이 아니다. 업소 관계자들도 방학을 기다리고 있다. 방학 기간 동안 많은 여대생들이 유흥업계로 진출, 이때를 알고 남성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여대생들은 2차나 룸에서 전투가 있는 풀살롱에서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유흥알바에 뛰어들었던 최모(26·여)씨는 “등록금 마련 문제 때문에 휴학을 계속 하다 보니 제때에 졸업을 하지 못했다. 어지간한 알바는 다 해봤지만 두세 달 알바로 등록금 마련은 쉽지 않았다”면서 유흥알바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최씨가 일한 곳은 서울 변두리 주점. 강남 화류계까지 나가기엔 부담감이 컸다는 그는 인터넷을 뒤져 서울 변두리 주점을 알아냈다. 최씨는 마담에게 어려운 형편을 털어놓고 2차는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말이 통할까 싶었지만 마담은 흔쾌히 “OK”를 외쳤다.

억지로 2차를 시켜봐야 손님들에게 좋을 것도 없고, 자기 발로 찾아와 일하겠다는 여성들도 넘치는 마당에 하지 않겠다는 것을 강제로 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

매일 밤 술로 지내긴 했지만 주점에서 석 달을 일해 최씨가 번 돈은 7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최씨는 “그때는 정말 힘들어서 발을 들여놓긴 했지만 다시는 유흥 알바는 쳐다보지도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2차를 나가진 않았지만 매일 밤 술을 마셔야 하는 고통도 컸고, 돈의 유혹에 2차를 나갈 뻔한 적도 많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씨처럼 방학에만 잠깐 일하고 유흥가에서 빠져나오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생각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대생들은 방학이 끝나고도 그만둘 생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돈을 쉽게 버니, 그만큼 쉽게 쓰게 되고 사치가 심해지면서 공부와는 담을 쌓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강남 풀살롱의 한 상무는 “실제 우리 가게에서 일하는 아가씨 중에 개강 이후에도 출근하는 여대생이 있다”면서 “이 아가씨의 경우, 전주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수강신청을 할 때부터 업소 출근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월~수요일에 수업을 몰아넣고 목~토요일은 서울에서 일을 하는 패턴으로 생활을 했다는 설명이다.

이 상무는 이런 식으로 생활을 하는 아가씨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소의 상무조차 “유흥알바로 돈을 모으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가의 악세사리와 헤어, 미용에 드는 비용 때문에 실제 수중에 남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

돈 유혹 흔들리기 십상


그렇다 보니 처음에 2차를 하지 않던 여대생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2차의 유혹에 흔들리게 되고 2차를 하기 시작하면 그 빈도와 횟수가 많아지면서 정식 ‘나가요 걸’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휴가철을 맞아 ‘바캉스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역할대행 아르바이트에 나선 여대생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인터넷 애인대행·역할대행 사이트에 들어가면 일거리는 널려있다.

생면부지의 남성과 함께 1박2일 혹은 2박3일로 여행을 갔다 오면 100~200까지 챙길 수 있다. 물론 2차를 포함한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대생을 찾는 남성과 물주(?)를 찾는 여대생들은 차고 넘친다.

해를 거듭할수록 유흥업에 진출하려는 여대생들의 수는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무절제한 낭비와 사치가 지속되는 한 방학만 되면 유흥가로 몰리는 여대생들의 발걸음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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