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에 잠자는 화장품 마일리지 실태

2010.07.20 09:45:34 호수 0호

마일리지 여왕? 하지만 사용할 곳 없다

마일리지(포인트) 세상이다. 마일리지가 곧 현금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다. 같은 가격, 상품이라면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곳에 고객이 몰리는 이유다. 주유소, 백화점, 음식점 등 모든 곳에 마일리지제도가 이용되고 있다. 마일리지는 특히 여성을 겨냥한 상품에 더 큰 효과를 보인다. 같은 가격의 물건을 사고도 뭔가 얻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여성의 지갑에는 수십개의 마일리지 카드가 숨어 있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화장품이다. 가격도 고가이고 한번 사용하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마일리지를 사용하기가 어렵다. 속내가 뭘까.

부분결제 가능 화장품 브랜드 극히 일부
업계도 부담, 수십억 충당금 해마다 증가

국내 화장품 업계의 선두 중 하나인 아모레퍼시픽은 다양한 곳에서 마일리지를 쌓을 수 있다. 아리따움이나 이니스프리 매장에서 구매한 물건의 5%를 적립해 준다. 백화점이나 마트 내의 아모레퍼시픽 매장 등에서도 5% 적립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적립된 금액은 언제쯤 사용 가능할까. 과거에는 최대 2만 포인트 이상이 되어야 사용이 가능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3000 포인트 이상이면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부분결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포인트 금액만큼만 교환이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원플러스원 행사 품목도 마일리지로 구매가 불가능하다.



부분결제 안 돼 쌓이는 포인트

부분결제란 제품을 구매할 때 구매금액의 일부를 포인트로 차감하고 나머지는 현금 등으로 결제하는, 포인트와 현금 동시 지급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포인트는 2년 동안 단 한번도 구매이력이 없을 시 자동 소멸된다.
이자녹스와 후 등을 선보이고 있는 LG생활건강도 뷰티플렉스 매장과 브랜드별로 포인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LG생활건강도 부분결제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이들 브랜드들은 포인트 사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통합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화장품과 녹차 브랜드에서 공통적으로 적립,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CGV영화 관람 할인권을 포인트 차감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뚜레쥬르에서는 5000원 이상 구매시 2000점이 차감되는 대신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분결제에 걸려 마일리지 사용률은 매우 저조하다.

고객들이 적립한 마일리지(포인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함에 따라 업체들의 충당부채도 커지고 있다. 일명 마일리지(포인트) 충당부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마일리지 충당부채는 2006년 39억2000여 만원에서 2007년 48억9000여 만원, 2008년에는 69억5000여 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LG생활건강도 2007년 3억8000여만원에서 2008년 8억1000여 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더페이스샵을 인수하면서 17억3500만원으로 급등했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소망화장품도 2007년 6억여 원에서 2008년 7억2000여 만원, 2009년 9억5000여 만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포인트 충당부채가 줄어든 곳도 있다. 바로 미샤다. 2007년 3억4000여 만원이었던 포인트 충당부채가 2008년 5억2000여 만원으로 증가했지만, 2009년에는 3억8000여 만원으로 감소했다. 미샤는 부분결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포인트 사용금액에 대한 고객 불만은 간간히 나오고 있다.

미샤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모씨는 “타 브랜드의 경우 포인트 금액만큼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반해 미샤는 포인트 금액의 10%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1만 포인트를 적립해도 실제 미샤 매장에서 사용가능한 금액은 1000원이라는 것이다.

마일리지(포인트) 사용이 이처럼 어려운 것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뷰티포인트는 백화점, 마트, 아리따움 등 여러 경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며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 현금합산 결제 방식을 도입하지 못하는 것은 전산시스템이 호환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전산시스템 호환이 문제

화장품 마일리지(포인트)의 대부분은 적립된 지 2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된다. 즉 2년 이내에 한 번이라도 구매 이력이 있다면 적립기간이 연기되지만, 구매이력이 없다면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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