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탈선 고리 가출의 검은 그림자

2010.07.13 09:59:48 호수 0호

청소년 가출…‘술-섹스-임신-낙태-범죄’ 무한반복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성인남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됐나”라는 한탄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이고, 또 때로는 지능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 이러한 청소년 문제의 핵심 고리를 연결해보면 ‘가출’로 귀결된다. 비록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더라도 부모 밑에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는 것. 이번 10대 또래 살인 사건의 피의자들 모두 가정의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출을 통해 술을 접하고 혼숙과 성폭행, 낙태와 범죄가 난무하는 우리 사회 청소년들의 어두운 문화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술·담배·섹스, 가출해서 배우는 경우 많아
모텔서 남녀 혼숙 한 방서 난교파티 벌이기도


청소년들은 가출을 통해 자신들만의 ‘어두운 커뮤니티’를 구축한다. 흔히 불량학생이라고 이르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가출을 경험했고, 어른들의 보호망에서 완전히 벗어난 청소년들은 각종 비행을 저지르고 범죄에까지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가출문제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청소년 문제의 해결에 제대로 접근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먹고 자는 문제’
범죄로 연결 심각



가출을 통해 어른들의 보호망에서 완전히 벗어난 청소년들은 대개 학교에도 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학교의 보호와 감시에서도 해방된다. 결국 아이들은 일탈 욕구를 멈출 수 없게 되고 이는 청소년들을 어두운 세계로 내몰게 된다.
우선 가출을 하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먹고 자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으로 인해 처음에는 모텔에서 친구들과 혼숙을 하다가 돈이 떨어지면 PC방, 찜질방을 전전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술과 섹스를 접하게 된다.

모텔방에서 혼숙을 하는 경우, 대부분 술을 먹게 되고 이때 너나 할 것 없이 ‘난교’를 경험하게 되는 것. 이 과정에서 피임이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성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피임을 준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임신과 낙태의 수순을 밟게 되고 이 과정에서 돈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가출 후 벌어지는 천편일률적인 이런 상황이 청소년들을 범죄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여학생들의 경우 임신을 한 상태에서 낙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원조교제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또래 가출 남학생들과 연계해 이른바 ‘각목’이라는 범죄를 시작하기도 한다.
‘각목’이란 여학생이 원조교제를 하는 명목으로 성인남성과 모텔에 들어가면 그 시간에 맞춰 남학생들이 각목을 들고 나타나 성인남성에게 ‘미성년 성매매’를 빌미로 협박, 돈을 뜯어내는 것을 뜻한다.

한번 ‘가출-임신-낙태-범죄’라는 사이클을 겪게 되면 이때부터 가출 청소년들은 ‘무한질주’를 시작한다. 일단 지금까지 금기시되어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무너지고, 겁이 나고 무섭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탈선 청소년들은 거칠 것 없이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 브레이크가 없는 상태에 돌입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잘 들여다보면 성인들이 개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의 원조교제 상대도 성인이고, 이들에게 불법 낙태 시술을 해주는 것도 성인이다. 결국 탈선 청소년들은 우리 사회의 비도덕적인 성인들과 꼬리에 꼬리를 물며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이 개입된 범죄 중에서도 가장 악질은 가출 청소년을 데려다가 성적 노예로 삼는 경우다. 가출 청소년들의 경우 숙박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노린 비도덕적 성인들의 변태행위라고 할 수 있다.

숙식제공 제안 성인남성과 ‘묻지마 동거’ 돌입
청소년 가출 문제, 해결법은 가정에서 찾아야

일부 성인들은 인터넷 카페 등에 ‘무료 숙식제공’이라는 글을 올려놓고 이를 보고 연락해오는 청소년들을 자신의 오피스텔이나 원룸 등에서 재워주고 성적 노리개로 삼는다. 물론 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화대(?)’를 주지 않아도 함께 있는 동안 얼마든지 관계가 가능하다. 하지만 영악한 요즘 청소년들은 숙식제공에 만족하지 않는다. 성관계에 따른 대가는 따로 받아야 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청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적 노리개로 삼는 경우가 간간이 생겨나고 있다. 때로는 친구 두 명을 동시에 집으로 데려가 그룹섹스의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이들은 처음에는 꽤 매너가 좋게 행동을 하며 이를 통해서 청소년들이 ‘안심할 수 있는 집’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그런 후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의 성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 한마디로 서로가 필요한 것을 주고받는 관계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에 새로 생긴 ‘신개념 원조교제’의 형태라고도 할 수 있다. 가출 청소년들 역시 이제는 이 남성, 저 남성을 옮겨 다니며 원조교제를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이렇게 한 집에 들어가 생활하면서 고정적으로 원조교제를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이렇게 했을 경우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고 경찰이 그 실태를 파악할 수 없어 더욱 위험한 경우라고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

유흥업소도 이런 가출 청소년들을 노리고 있다. 현행법상 가중처벌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고용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영계’라는 것을 활용, 남성 손님들을 끌어 모으는 업소는 있게 마련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일반 성인에 비해서 비용을 적게 주어도 되기 때문에 업주들에게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가출을 한 후 한 지방의 룸살롱에서 일했다는 최양(18)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처음에는 ‘숙식제공’에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말에 혹해서 일을 시작했다. 또 일을 막 시작했을 때는 그럭저럭 돈을 벌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른들처럼 화장도 진하게 하고 술을 마음껏 마시는 것도 무척 재미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다른 언니들에 비해서 우리가 받는 돈이 아주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업주만 좋은 일을 시켜준 꼴이 됐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인 후에는 그 업소를 그만뒀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악덕 티켓다방 같은 곳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곳에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기가 무척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있었던 룸살롱은 그렇게까지 심한 곳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말리지는 못할 망정
탈선 부추기는 어른들

최양의 말처럼 악덕 티켓다방 업주에게 걸려 끊임없이 인신매매를 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업소에서 착취를 당한 후 빚만 잔뜩 떠안은 채 또 다른 곳으로 팔려가는 악순환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
물론 과거 경찰은 이러한 티켓 다방을 단속해 대대적인 성과를 올리기는 했지만 티켓 다방들은 마치 불가사리처럼 살아나 또다시 영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가출 청소년들은 이러한 티켓 다방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가출 이후 갖은 고생을 하면서도 청소년들은 집에 들어가는 것을 한사코 마다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고생스러워도 부모들 얼굴을 안볼 수 있어서 오히려 지금이 더 낫다”고 말한다. 이는 이러한 청소년 가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정’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울 모 고등학교 교사인 최모씨는 “아이들의 가정환경에 따라서 아이들의 성적은 물론, 아이들의 탈선 여부가 결정되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결국은 부모들이 아이를 만든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모든 문제는 바로 부모들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아이들의 문제를 사회적인 문제로 전환시키지 못하고 가정의 문제로 국한시키는 상황이다. 캐나다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부모가 잘못했을 경우 심할 때는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격리시키고 국가가 보호하는 정책까지 펴고 있다. 그런 점에서 아이들은 잘못된 부모 밑에서 크지 않을 권리마저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러한 가출 청소년들의 문제에도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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