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끝없는 실험' 설치미술가 권남득

2015.07.27 10:33:34 호수 0호

"기계로 살아 움직이게 그립니다"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서울 종로구 갤러리도스에서 유망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매년 두 차례 작가 발굴을 위한 공모전을 기획해 온 갤러리도스는 '레알의 기술'이란 주제로 실력 있는 6인의 작가를 선정했다. 권남득 작가는 이번 공모전에 응모한 6인의 작가 가운데 1명이다.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로 유명한 권 작가는 포스코스틸아트 어워드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갤러리도스에서 오는 28일까지 선보일 전시 제목은 '움직이는 조형 연구소'다.



이달 갤러리도스가 매우 이색적인 전시를 준비했다. 기계를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형 전시이다. 공모전 '레알의 기술' 선정작가로 꼽힌 권남득 작가는 '움직이는 조형 연구소'란 전시로 관객의 눈과 두뇌를 자극했다. 갤러리도스 최주연 큐레이터는 이번 개인전을 "실험 프로젝트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체험형 전시

전시에서 권 작가는 과학과 예술을 조합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조각, 설치, 키네틱, 드로잉 등 다양한 미술영역에서 실험을 거듭해 온 결과물이다. 그가 "고장나지 마!"라고 외친 '기계'들은 어느덧 작품(?)이 됐다. 플라스틱 와인컵, 티타늄, 스텝모터 등으로 완성된 흥미로운 작품들은 미완의 스케치 작업과 함께 전시장 곳곳에 펼쳐질 예정이다.

권 작가는 석사과정을 밟던 지난 2007년 '제2회 포스코스틸아트 어워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포스코스틸아트 어워드는 포스코청암재단이 작품의 재료를 철로 한정한 국내 최초의 미술공모전이다. 당시 권 작가는 '호흡하다'라는 작품으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금속을 갉아먹고 사는 벌레가 있다는 설정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품에서 권 작가는 육면체로 만든 철 구조물 안에 금속벌레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LCD로 비췄다.

권 작가는 지금도 정적인 미술보다는 동적인 미술을 선호한다. 움직임이 가능한 설치미술에 애착을 갖고 있으며, 작품 구성에 영상매체, LED 등을 즐겨 사용한다. 고정되지 않은 조형들을 통해 공간 자체에 생동감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갤리리도스 '움직이는 조형 연구소'전 
이색 전시…영상매체 통해 생동감 전달

그의 마지막 개인전은 지난 2009년에 있었다. SeMA(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된 권 작가는 BASEMENT갤러리에서 '제3의 눈'이란 제목의 전시를 열었다. 전시에서 권 작가는 1960년대 이전에 사용됐던 카메라를 주요 소품으로 등장시켰다. 전쟁을 주제로 사물의 흔적이 부르는 기억과 상상을 화두로 삼았다. 그에게 낡은 카메라는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통로였다.
 

시간이 흘러 권 작가의 작업 스타일은 이전과 다르게 변화했다. 소품이 가진 내적 의미보다는 소품 자체의 물리적 특성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실제 2년 전 그룹전에서 그는 움직이는 동양 산수화를 선보였다. 유리로 된 거대한 공간에 감지기를 놓고, 화면 위에 철가루를 뿌려 자력으로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였다.

권 작가는 나아가 '움직이는 조형 연구소'를 준비하며 3D프린터, 금속레이저 컷팅기를 사용했다. 전자회로와 전동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스텐레스 스틸을 잘라 플라스틱 오브제(일회용 용기)와 접착시켰다. 권 작가는 "3D프린터로 못 만들 것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상황에서 예술가의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라고 했다.

기술의 집약

그가 취급한 오브제는 일상에서 기계를 통해 대량생산되고 있는 소모품들이다. 생산자의 입장에서 보면 값싼 물건이지만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매긴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기계와 예술의 다른 점은 '아름다움'에 있다.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인간'만이 예술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다.

 

<angeli@ilyosisa.co.kr>

 

[권남득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인터랙티브아트 전문사
▲국립안동대 미술과 조소과 학사
▲개인전 봉산문화회관(2009), BASEMENT갤러리(2009), 갤러리도스(2015) 등 3회
▲그룹전 포스코미술관, 갤러리그림손, 서울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갤러리토스트, 세종문화회관, 평창비엔날레 등 다수
▲서울시립미술관 SeMA 선정작가(2009), 한국 현대조각 초대전 운영위원이 선정한 올해의 작품상(2008), 제2회 포스코스틸아트 어워드 대상(2007) 등 수상
▲작품소장 포스코센터, 울산 북구청, 알펜시아 리조트, 코마코 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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