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오른 LG생활건강 사고 대처법

2015.07.27 10:30:23 호수 0호

일단 발뺌부터…그리고 모르쇠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식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제품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것은 치명적이다. 해당 제품은 물론이고 회사 이미지마저 크게 훼손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친다. 관련 회사는 제품 공정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인터넷 발달로 이물질 논란을 피하기 쉽지 않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LG생활건강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LG생활건강이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이 출시한 액상 분유 ‘베비언스’에서 애벌레가 나오면서 회사측을 비난하는 여론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LG생활건강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 숨 돌리게 됐다.
 
예나 지금이나…
 
논란은 지난 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네티즌이 ‘베비언스’에서 구더기가 나왔다며 이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게재하면서 시작됐다. 공개된 게시물은 아이에게 유통기한이 2015년 11월 15일까지로 돼 있는 베비언스 액상분유를 먹였는데 해당 액상분유 병뚜껑에서 구더기가 나왔다고 호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해당 액상분유를 먹은 아이가 묽은 변을 보고, 먹은 것을 게워내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주장하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LG생활건강은 논란이 확대되자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은 17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아기제품이기에 엄마의 마음으로 항상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다. 액상분유는 제조공정상 살아 있는 벌레 혹은 이물이 들어갈 수 없는 제품으로 아기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인터넷 상의 내용은 사실과 차이가 있으며 보다 세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빠른 시간내 다시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LG생활건강 측에서 피해보상 취지로 현금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도 게시글을 통해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었다. 글쓴이가 고객상담실의 파트장이 연락을 취해 와 피해보상으로 50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힌 것이다. LG생활건강은 보상 문제에 대해서 “글쓴이로부터 클레임을 받은 후 협의를 진행하면서 정신적 피해 보상 차원에서 생활용품 또는 50만원 보상을 제안했으나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악화된 여론을 돌리기는 쉽지 않았다. 해당 사진과 내용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도로 퍼지면서 불매운동으로 퍼질 위기까지 닥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황은 급반전을 하게 됐다. 21일 식약처가 제조공정 및 유통과정에서 애벌레가 들어갈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소비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확률이 높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식약처가 LG생활건강의 과실이 없음을 증명해 주면서 해당 사건은 해프닝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됐다. LG생활건강으로서는 뜻하지 않게 한해 농사를 망칠 위기에서 벗어난 것이다. 과거에도 LG생활건강은 애벌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2008년 10월 18일 한 언론사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기저귀 제품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애벌레 분유 논란…극적으로 위기 탈출
대응과정서 돈으로 입막음 정황 드러나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LG생활건강에서 내놓은 기저귀를 사용한 노모(당시 29세)씨가 18개월 된 자신의 아이의 기저귀를 갈던 중 애벌레를 발견했다. 다음날에도 기저귀에서 애벌레 2마리를 발견한 노씨는 LG생활건강 소비자센터에 신고했다. LG생활건강의 논란에 대한 대처는 애벌레 논란이 난 액상분유 때와 비슷했다. LG생활건강 측은 기저귀 제조공정 중에는 압축하는 과정이 있어 그럴리(애벌레가 들어갈 일) 없다고 밝혔다.
 
또 하자 의혹을 받고 있는 기저귀를 수거하려한다는 의혹도 같이 퍼지면서 LG생활건강 측을 당혹케 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기저귀 애벌레 사건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기저귀를 뒤늦게 수거했다’거나 ‘본사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물티슈 업계에 유해성분 논란이 일면서 LG생활건강 역시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했다. 불필요한 괴소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LG생활건강은 작년 1월 당시 불거지고 있는 국내 물티슈 제품의 안전성 논란과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부 물티슈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됐다’는 내용에 대해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자사가 생산하고 있는 토디앙 물티슈 제품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LG생활건강 측에 따르면 판매 중인 토디앙 물티슈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화학물질 4종(PGH·CMIT·MIT·PHMG)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기술표준원이 고시한 유해화학물질의 안전요건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LG생건 관계자는 “물티슈에 포함된 액상성분의 안전 역시 피부에 적용되는 특성을 고려해 화장품 기준으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만을 제조, 판매하도록 하겠다”며 괴소문을 사전에 차단했다.
 
“큰 코 다친다”
 
최근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무차별적인 기업 폭로성 글이 올라오고 확산되면서 유통 및 식품업계의 피로감은 상당한 상황이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대부분이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의 순기능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인터넷에 사실처럼 퍼질 경우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곤란한 경우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donkyi@ilyosisa.co.kr>
 
 

<기사속 기사> 기업들 블랙컨슈머 대처법
 
네티즌들은 LG생활건강의 이번 논란을 두고 블랙컨슈머의 피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실제 기업이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블랙컨슈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다.실제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가운데 83.4%가 블랙컨슈머를 경험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적극적 대응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응답은 전체 14.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83.4%는 별다른 대처를 못 하고 ‘검은 요구’를 들어줬다고 답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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