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드컵 중계에 올인한 진짜 이유

2010.07.06 09:27:16 호수 0호

쓰러져가는 지주회사 ‘태영’을 살려라!!


SBS가 월드컵 광고로 챙긴 수익은 얼마일까. 대략 170~200억원이라는 것이 광고업계 말이다. 제반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광고판매 금액은 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월드컵 때 방송 3사가 벌어들인 650억원에 비해 많다. 그러나 이에 따른 손실도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반감이 커진데다 MBC와 KBS도 형사 및 민사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같은 논란 속에서 SBS가 단독 중계라는 모험을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태영건설 매출·영업 이익 감소, 순이익은 증가
SBS 월드컵 광고 수익 상당액 태영건설로 GO


KBS와 MBC는 SBS의 월드컵 단독중계와 관련해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을 무시한 국민적 배신행위”라며 윤세영 회장 등 관련자들을 상대로 형사소송 및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월드컵 단독중계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SBS가 월드컵 및 올림픽 단독 중계권을 가져온 시기와 배경은 뭘까. 

광고 수익 위한 스포츠중계



2006년 5월, 방송3사 사장은 올림픽과 월드컵 중계권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는 ‘코리아 풀’ 구성에 합의한다. 내용은 2010년과 2014년 월드컵 대회와 올림픽 대회(2010년, 2012년, 2014년, 2016년) 방송권을 위해 어떠한 개별 접촉도 하지 않을 것을 서면으로 합의한 것. 그러나 SBS는 2006년 6월 올림픽 7250만 달러, 월드컵 1억4000만 달러로 단독 입찰서를 제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SBS는 KBS, MBC와 함께 서면 사인하기 이전에 스포츠마케팅사(IB스포츠)와 별도의 비밀약정을 체결, 단독계약을 추진 중이었다. 당시 KBS와 MBC는 신의를 버린 처사라며 비난했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공동중계권을 요구했다. SBS가 이같은 금전적인 부담과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올림픽과 월드컵을 단독중계 하려는 의도는 뭘까. 첫 번째는 스포츠 중계 시청률 상승을 통한 광고 수익 기대다.

스포츠 중계에서 시청률은 스포츠 중계 능력에 관한 방송사의 순위가 매겨지기도 하고 광고 단가와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 방송사의 위상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SBS는 지상파 방송 후발 주자로서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단독중계를 통해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3등’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실례로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예선 첫 경기였던 토고전의 지상파 방송3사 시청률 합계는 71.0%였다. MBC의 시청률이 30.9%로 가장 높았다. KBS1은 24.2%, SBS 15.9%였다. 예선 두 번째 경기였던 프랑스전에서도 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MBC 30.4%, KBS 12.7%, SBS 10.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상파 3사가 공평한 조건으로 공동중계 합의를 이끌어 내는 상황을 가정하고 중계권료를 균등하게 부담한 상태라면 SBS가 열세인 것이 사실이다. 시청률의 차이는 월드컵 중계를 전후한 다른 프로그램의 시청률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청률 열세의 파급효과는 그에 따른 추가적인 금전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SBS는 1990년 8월 방송법 개정으로 10년 만에 민영 방송이 전면 허용되면서 설립된 민영방송사다. 같은해 10월 31일 (주)태영을 지배 주주로 한 31개사가 민영 방송 주체자로 선정됐다. 당시 30여개의 민간업체들이 공동출자형식으로 창사됐기 때문에 한 기업체의 일방독주가 이뤄진 기업체는 아니다. 하지만 SBS의 대주주였던 태영건설이 지난 2008년 1월 24일 ‘SBS홀딩스’를 창립하고 SBS와 지주회사을 분할, SBS홀딩스를 지주회사 체체로 출범시킨다.

그뒤 ‘SBS미디어홀딩스’로 재창립되면서 사실상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2008년과 2009년 지주회사로 변경된 배경은 ‘방송법개정’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이다. 일각에서는 SBS의 지배주주인 ‘SBS미디어홀딩스’가 이들 법령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보고 있다. 같은 해에 SBS 대주주가 지주회사를 설립한 이유라는 것이다.

기존 방송법에 따르면 대기업이나 신문이 지상파 방송사업 및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을 겸용하거나 그 주식 또는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그러나 2008년 개정 법률안은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총수의 100분의 20을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으며, 종합편성을 행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주식 또는 지분 총수의 100분의 30을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다로 개정됐다.

당시 한나라당 주장 근거는 OECD가입국 중 대기업과 신문의 지상파 방송을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것이 개정 이유였다. 태영건설은 ‘SBS미디어홀딩스’의 주식 61.2%를 소유하고 있다. 여기에 태영건설 윤석민 사장(1.50%)과 부친인 윤세영 회장(0.5%)의 개인 주식을 포함하면 63.2%에 이른다. ‘SBS미디어홀딩스’는 또 SBS의 지분 30%를 가지고 있다.

동종업종이 아닌 탓에 ‘사업지주회사’라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따라서 SBS의 수익 상당 부분은 태영건설로 들어간다. 실제로 태영건설의 올 1분기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은 악화됐지만, 순익은 증가한 특이한 형국을 보였다. 태영건설은 지난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9% 감소한 22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57억원에서 89억원으로 43%나 감소했다.

또 1분기 이자비용이 83억원에서 94억원으로 발생하면서 영업이익을 앞질렀다. 하지만 분기순이익은 전년동기 30억원에서 75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지분법 평가이익으로 38억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태영을 도와라 

일각에서는 알펜시아리조트 시설물 사업에만 수천억이 물려 있는데다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들의 사업이 지연되면서 자금 흐름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BS가 태영을 유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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