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대통령실장의 한숨 들어보니

2010.07.06 09:09:23 호수 0호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청와대의 ‘새로운 팀’을 짜는 일로 떠나는 길을 마무리하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달 23일 고위당정회의에서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정말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청와대에서 상당히 고심하면서 준비하고 있고,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준비단계를 거쳐 새로 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 실장은 “이번을 계기로 바꿔야 할 것, 개혁해야 될 것, 새롭게 출발할 것을 점검하고 여러 시스템도 갖춰 나가”는 작업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의를 밝히고 거취가 정해진 만큼 ‘제대로 된 팀’을 꾸리는 데 부담감이 없다는 것.

무거웠던 짐도 내려놨다. 정 실장은 “2년 간 대통령실장직을 맡으며 솔직히 힘들고 많이 지쳤다”면서 “‘2년만 젊었어도…’라고 탄식한 게 여러 번이다. 나보다 젊은 사람이 실장을 해야 한다. 이제 만기 제대하는 기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던 것.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우리 잘못도 아닌데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했다. 영결식 날 모였던 인파가 무슨 일을 할 지 노심초사하며 자정 넘어서까지 TV만 지켜봤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대통령실장으로 있으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을까. 정 실장은 청와대 수석들에 대해 “이 대통령을 위하는 방식과 생각이 다르니 의견 충돌이 잦았다”면서 “수석들 관리는 비효율적인 방법이 정답”이라고 전했다. 갈등이 있는 수석을 한자리에 부르지 않고 따로 불러 ‘형이 참아야지’, ‘후배가 참아야지’란 식으로 설득했다는 것.

이 때문일까. 정권 출범 후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청와대는 정 실장이 ‘그림자 실장’으로 활동한 후 한결 조직 간 잡음과 마찰음이 줄었다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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