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 기획특집6>잇따른 사건사고 엿보기

2010.06.22 11:51:28 호수 0호

월드컵이 뭐길래…이겼다고 펑펑 졌다고 퍽퍽


2010 남아공월드컵이 개막한 후 우리나라의 경기도 두 차례 치러졌다. 첫 경기였던 12일 그리스전은 2:0 기분 좋은 승리로 끝이 났지만 17일 아르헨티나전은 4:1의 참담한 결과로 패배의 쓴맛을 봐야했다. 기쁨 혹은 절망을 함께 나누는 월드컵 기간 동안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너무 기쁜 나머지 혹은 너무 절망적인 가운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한 사람들의 크고 작은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혈압 환자 경기 보면서 흥분 금물, 부산 50대 사망
대전 거리응원 마치고 귀가하는 여고생 납치 ‘성폭행’


17일 설욕의 아르헨티나전이 끝나고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먼저 대구에서는 30~40대 남성들의 몸싸움이 있었다. 17일 오후 9시15분께 대구 달서구 본리동 한 식당에서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전 경기를 보던 A(41)씨와 B(36)씨는 TV를 가린다는 이유로 말다툼을 시작했다.

패배의 아픔 어이할꼬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지고 있던 터라 감정이 격해진 두 사람은 결국 말다툼으로 시작해 몸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이에 대구 성서경찰서는 18일 이 두 사람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이겼으면 이들이 경찰서에 올 일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조사 후 모두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청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18일 술집에서 말싸움 끝에 옆자리 손님에게 주먹을 휘두른 C(35)씨 등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 등은 아르헨티나전을 보기 위해 17일 밤 충북 청주시의 한 술집에 당도했다. 기분 좋게 경기를 관람하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가 밀리자 기분이 상하기 시작했다.

골 차이가 날수록 술잔은 바빠지기 시작했고, 그러던 찰나에 옆 테이블에 손님으로 앉아있던 D(37·여)씨의 말투가 거슬려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C씨는 자신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D씨 등 3명을 폭행했다. 경찰에서 C씨는 “한국이 지고 있는데 옆사람들이 깐죽대서 화가 나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부산에서는 월드컵을 시청하던 50대 남성이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17일 오후 10시께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E(52)씨는 자신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의 축구 경기를 시청했다. 한창 게임에 몰두해 있을 10시께 E씨는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놀란 가족들은 급하게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E씨는 평소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축구 경기를 보던 중 흥분을 참지 못하고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2:0으로 승리를 안겨준 지난 12일 대한민국과 그리스의 첫 월드컵 경기가 끝난 직후에도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져도 문제 이겨도 문제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2일 저녁 11시쯤 종로구 용두동의 한 호프집에서 골든벨을 울렸다가 돈을 지불하지 않은 혐의(무전취식)로 김모(49)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이날 그리스전을 보기 위해 혼자 이 호프집을 찾았다.

술을 마시며 경기를 보던 김씨는 한국 대표팀이 통쾌하게 승리하자 기쁨에 겨워 이날 호프집을 찾은 다른 손님 10여 명의 술 값 16만원을 대신 지불하겠다고 소리쳤다. 김씨의 외침에 다른 손님들은 유유히 자리를 떠났지만 김씨는 돈을 지불하지 못해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경찰에서 “그리스전 승리 소식에 기뻐 다른 손님 술값도 내겠다고 했다가 카드도 없고, 현금도 없어 지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월드컵으로 손님이 많은데 화장실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며 폭력을 휘두른 노래방 주인을 붙잡았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마모(55)씨는 지난 13일 새벽, 술에 취해 노래방 근처를 지나던 최모(33)씨가 노래방 건물 화장실을 이용하자 주먹을 휘둘렀다. 노래방에 손님이 많아 혼잡한데 손님도 아니면서 화장실을 이용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씨는 경찰에서 “월드컵 경기가 끝나고 노래방에 손님이 많았는데 최씨가 화장실을 쓴 것이 화가 나 때렸다”고 진술했다. 그런가 하면 대전에서는 거리응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고생이 납치 성폭행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3일 그리스전이 끝나고 오전 4시께 시내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F(17·여)양은 갑자기 괴한에게 납치를 당했다. 이 남성은 F양을 흉기로 위협해 자신의 승용차에 태웠으며, 4km정도 떨어진 읍내동으로 이동했다.

괴한은 차 안에서 F양을 성폭행한 뒤 집 근처까지 태워다주고 유유히 떠났다. 살해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까지 가해 남성이 잡히지 않아 대전 지역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휩싸여있다. 이날 사건으로 대전 경찰은 방범활동에 비상이 걸렸다.

대전충남경찰청은 17일 아르헨티나 야외응원전을 앞두고 가용인력을 총동원했다. 야외응원전이 펼쳐지는 서대전시민공원과 대전월드컵 경기장 두 곳에 2개 중대를 배치했고, 경기종료 후에는 응원 장소 인근에 일시적 몰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5개 경찰서 교통경찰관과 전·의경을 총동원했다.



이기면 이겨서 문제

마지막으로 울산에서는 13일 거리응원을 마치고 귀가하던 고교생이 음주운전자의 차에 치여 사망했다. 13일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 울산시 남구 신정동 학성고등학교 앞 도로에서 월드컵 거리응원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던 G(16)군이 H(30)씨가 운전하던 차량에 치어 그 자리에서 숨졌다. H씨는 G군을 친 뒤 바로 도주했다가 곧 바로 경찰에 찾아와 자수했으며, H씨는 당시 운전면허가 취소될 수치(혈중알콜농도 0.198%)로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