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월드컵 기획특집5>연예인 월드컵 마케팅 득과 실

2010.06.22 11:45:59 호수 0호

“단기간 효과 만점, 하지만 미래는…”


태극전사들의 선전으로 2010 남아공월드컵 응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경기장 안에서 치열한 경기를 벌이고 있는 그 시각, 경기장 밖에서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치열한(?) 응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되기도 한다.

일부 기획사들이 월드컵을 연예인 띄우기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월드컵이 연예인 띄우는 무대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예인들의 월드컵 마케팅 득과 실을 따져 보았다.


월드컵 응원 열기 속에 새로운 스타 탄생
2002년 미나 → 2006년 한장희 → 2010년 (?)


월드컵 최고의 수혜자는 신인 연예인들이다. 월드컵 때마다 일부 기획사의 신인 띄우기 상술은 항상 도마 위에 오른다. 2002년 가수 미나가 원조 격이다. 한·일 월드컵 당시 미나의 출현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연예인 못지않은 외모의 일반인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에서 색다른 감성을 자극했다. 대회 직후 미나는 웬만한 톱스타 못지않은 비상한 관심을 받으며 가수로 데뷔했고 한동안 섹시 가수로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했다.

인지도는 높였지만
본업에서 성과 못내

미나의 성공을 담보 삼아 4년 뒤 독일 월드컵에서는 ‘엘프녀’ 한장희가 등장했다. 당시 연예계 진출을 부인해왔지만 올해 3월 결국 여성듀오 폭시로 가수 데뷔했다. 2010년에도 어김없이 스타가 탄생했다. 올해는 다소 빠르게 찾아왔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상암동 응원녀’가 출현했다. 그녀는 레이싱모델 김하율인 것으로 밝혀졌다.

각종 매체들은 2002년 미나, 2006년 ‘엘프녀’ 한장희 등에 이은 새로운 월드컵 스타라며 계보까지 만들어 띄웠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기획사는 신인 연예인들을 의도적으로 응원전에 ‘투입’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현장에서 단연 돋보인다. 또 소위 명당 자리라고 불리는 좋은 자리 덕분에 취재진들의 눈에도 ‘빨리’‘쉽게’ 띄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월드컵 시즌이 되면 아무래도 전 국민의 시선이 그쪽으로 쏠린다.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방법의 홍보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인 관심이 스타로 가는 길을 보장하진 않는다. 미나와 한장희는 월드컵 특수로 가수 데뷔에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인지도는 높였지만 본업에서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가수들 순수한 응원보다 상업적 홍보에 치우쳐 ‘비난’
상업성 무시할 순 없지만 기회주의적 홍보전략은 ‘독’


반응도 예전 같지 않다. 이를 두고 한 연예 관계자는 “이미 대중은 월드컵 미녀들의 의도를 알고 있다”며 “일반인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 수 있었던 순수성과 호기심이 사라진다면 데뷔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신인 연예인 뿐 아니라 기존 연예인들도 월드컵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리스 응원녀’ 송시연이 그 주인공.

송시연은 온라인 게임사이트 프리스타일의 응원대장 ‘네바걸’로 지난 12일 열린 남아공월드컵 대한민국-그리스 응원전에 나섰다가 이날 경기를 관람한 네티즌이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는 송시연의 사진이 게시판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고 네티즌들은 ‘그리스 응원녀’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폭발적인 관심을 나타냈다.

또 MBC <동이>의 단아한 인현왕후 역으로 출연중인 박하선도 월드컵 스타로 급부상 했다. 박하선은 대한민국과 그리스 경기 때 코엑스에서 응원했다. 박하선은 이날 이청용의 사인이 들어있는 볼턴 원더러스 FC 이청용 유니폼을 입고 코엑스 응원전에 참여, 다른 5만여 붉은 악마들과 함께 응원을 펼쳤다. 시민들과 “대~한민국”을 외치던 박하선은 후반 7분 박지성의 슛이 그리스 골네트를 흔들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고, 그를 알아본 팬들의 사인 요구와 사진 촬영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월드컵을 즐겼다.

하지만 두 사람은 상업적인 의도에서 ‘띄워진’ 스타였다. 송시연의 사진은 게임 사이트 홍보를 위해 촬영된 것이다. 송시연이 ‘그리스 응원녀’로 화제가 되자 게임 사이트 측이 발 빠르게 보도자료를 보내며 마케팅에 나선 것. 박하선의 거리 응원 사진 역시 소속사가 촬영해 배포한 것이다. 이들은 계획했던 대로 이름을 검색어 상위권에 올리며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 이미지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송시연·박하선
거리 응원 사진 관심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순간적인 이슈는 만들겠지만 스타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다”며 “8년 전과 같은 방법에서 식상함도 없지 않기 때문에 안고 가야할 부담이 크다. 이제는 눈여겨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이름을 알리기 위해 함께 응원전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월드컵 응원전에 나선다면 이번 월드컵이 2배, 3배 더 신날 것 같다”고 전했다.

월드컵의 또 다른 수혜자는 가수들이다. 가수들은 월드컵이 다가오면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는 기념앨범을 줄지어 발표한다. 하지만 응원보다는 월드컵 기념 쇼에 출연해 노래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대중들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순수성보다는 상업성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응원가를 발표한 한 가수 측 관계자는 “대중과 축구팬들은 냉정해진 데 비해 연예인들과 일부 기획사들의 마케팅 사고는 예전과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단순히 앨범만 내고 쇼에 출연하는 홍보 전략은 도움이 되기는 커녕 연예인들의 이미지에 타격만 가해지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고 덧붙였다.

상업성 무시하지 못할 바엔
치밀한 마케팅 전략 필요

물론 연예인들에게 상업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추구를 악행으로 바라볼 수는 더 더욱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의 문제다.

대다수 축구팬들은 “이왕 상업적인 마케팅을 할 바에는 치밀한 전략과 정확한 축구계 상황파악에 힘써, 보기 좋은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나서야 한다. 현재처럼 축구팬들과 대중들의 축구사랑을 악용하는 기회주의적 홍보전략은 더 이상 어필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대중들의 시선에 연예계가 어떤 모습으로 반응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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