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메르스, 왜 심각한가 ⑤사스 때완 다르다

2015.06.08 10:18:57 호수 0호

청정국 옛말…기피국 되나

[일요시사 경제부] 박호민 기자 = 지난 1일 메르스 환자 가운데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오면서 전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든 사스 사태와 신종플루 사태를 동시에 상기케 한다. <일요시사>는 전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들 질병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비교해 봤다.



국민들의 메르스에 대한 관심은 사스와 신종플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과 2003년 국내에 유입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유행한 신종플루 가운데 어떤 질병이 치명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치사율은 메르스가 가장 높고, 전염성은 신종플루가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점과 유사점 

2012년 9월 처음 발견된 메르스는 지난달 20일 바레인으로부터 입국한 68세 남성 1명이 메르스 환자로 최종 확인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됐다. 

메르스는 이전에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메르스-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중증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중동 지역을 중심(90% 이상 중동 발생)으로 발생해 ‘중동호흡기증후군’으로 불린다.  메르스는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과 같은 중증급성호흡기 질환 증세와 함께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신부전증을 동반한다. 38도 이상 고열, 기침, 숨 가쁨 등이 대표적 증상으로 꼽힌다. 잠복기는 2∼7일이며 최대 14일까지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가 있다. 치사율은 30∼40% 수준으로 사스와 신종플루보다 높다. 

2002년 11월 중국에서 발생해 2003년 국내 유입된 사스 역시 메르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질환이다. 올해 5월 기준 8273명의 환자가 발생해 775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은 9.6%다. 잠복기는 2∼7일로 메르스와 비슷하다. 정확한 감염 경로는 현재 밝혀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기침할 때 튀어나오는 침 등을 흡입하거나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서 전염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8도 이상 열이 나고, 두통·근육통 등 신체 증상이 나타나다 호흡기의 기능이 악화돼 사망으로 이어지는 점은 메르스와 유사하다. 사스는 중국·홍콩 등에서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사스의 사망률은 메르스보다 4.3배 가량 낮다. 증상이 발생해 사망에 이르는 시간은 메르스는 11.5일, 사스는 23.7일로 메르스가 2배 이상 빠르다. 

전염성은 메르스보다 사스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3년 사스가 국내에 처음 창궐했을 당시 정부의 발빠른 대처로 큰 재난으로 확대되지 않았다. 

당시 정부의 대처를 살펴보면 2003년 사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하자 고건 전 총리는 국립보건원과 전국 13개 검역소를 통합하고 인력과 예산을 대폭 보강한 ‘질병관리본부’를 출범시켰다. 국립보건원 사스 전담 인력이 4∼5명에 불과하자 상급기관인 국무조정실이 직접 나서 인천공항 검역소 등 4곳에 국방부 소속 의료진 70명을 투입하기도 했다.

고 전 총리는 국방부에 “사스 방역도 국가를 방어하는 일이다. 군의관과 군 간호 인력을 투입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대처로 당시 국내에는 사스 환자 4명이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은 채 사건을 수습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나라가 사스 예방 모범국이란 평가를 내렸다.
 
일단 열나면 의심…기침·호흡곤란 동반 
치사율은 메르스 전염성은 신종플루
 
2009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신종플루도 메르스와 증상이 유사하다. 감염된 환자가 기침과 재채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점과 고열과 근육통, 구토·설사 등의 증세가 메르스와 유사하다. 치사율은 메르스보다 현저히 낮다. 신종플루의 치사율은 0.07%로 계절 독감(0.1%)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낮은 수준이다.
 
 
다만 신종플루의 강한 전파력으로 많은 신종플루 감염자가 발생해 사망자가 많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3월 기준 2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률이 낮아 현재는 매년 유행하는 계절성 독감으로 분류된다.
 

신종플루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처는 부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9년 신종플루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했을 당시 발병 이후 확진 판정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당시 숨졌던 환자는 태국에서 귀국한 뒤 감기 증상을 호소했지만 일주일이 지나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는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과 비슷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에 걸린 남성 환자가 중동 지역 방문 사실을 밝히지 않고 의료 기관을 무방비 상태로 돌아다니면서 다른 환자에게 병을 옮긴 사실이 드러났다.
 
예방은 스스로
 
메르스는 현재 진행형 질병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에서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치료 백신이 없기 때문이다(관련 기사 ‘대책이 없다’ 참조). 따라서 메르스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책인 상황이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메르스를 예방하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외출 후 양치, 세수를 습관화 하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외출시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세계 유행 바이러스 현황
 
메르스 외에도 전세계 지구촌을 괴롭히는 바이러스는 많다. 그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견된 에볼라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발열과 전신성 출혈 증상이 발생한다. 치사율은 현재 36% 정도이며 현재까지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기준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3개국에서 1만9031명이 에볼라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7373명이 에볼라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전염돼 미국과 스페인에선 각각 2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지난해 우간다에서는 에볼라의 사촌격인 마르부르크 바이러스가 창궐에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4년 우간다 수도 캄팔라 소재 멩고병원에서 일하던 남성(30)이 사망한 것. 앞서 2010년에도 우간다에서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로 인해 2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10명이 숨졌다.

마르부르크 바이러스에 걸린 환자는 에볼라 환자와 마찬가지로 출혈과 구토, 설사, 고열 증상을 나타낸다. 마르부르크의 감염경로는 에볼라와 마찬가지로 체액을 통한 감염이다. 치사율은 25%에서 최대 80% 수준이다. 치료제가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개발돼 향후 치사율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호>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