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취재] 현대종합상조 두 얼굴③ 취재기자 매수 작전

2010.06.15 09:38:49 호수 0호

“행사원 절대 팁 금지” 회사는 언론에 돈다발


[일요시사=경제1티] 국내 대표 상조업체인 현대종합상조의 폐쇄적인 경영 행태가 말썽이다. 겉만 번지르르하다. 그 속은 전혀 딴판이다. 외부의 조언과 지적엔 눈과 귀를 꽉 막은 상태. ‘식구’의견마저 외면하는 실정이다. 그저 ‘회장님’지시에 따라가기만 급급하다. 당연히 ‘괴리 경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철옹성’에 갇힌 ‘독불장군’꼴이다.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달라도 너무 다른 현대종합상조의 ‘두 얼굴’을 들춰보기로 했다.

두 차례 걸쳐 수백만원 ‘돈봉투’ 전달 시도
직원 간식비 명목 판공비 활용…윗선 지시?

현대종합상조가 <일요시사>의 연속 취재가 시작되자 담당 기자에게 금품제공을 시도해 물의를 빚고 있다. 추가 보도를 무마하기 위한 ‘입막음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건네려 한 돈봉투엔 수백만원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오전 10시께 <일요시사> 편집국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현대종합상조 ○○팀 차장 A씨였다.
A씨는 앞서 박헌준 회장의 자녀들이 어린 나이로 회사 등기임원에 오른 내막을 다룬 ‘현대종합상조 수상한 감사의 실체’란 제목으로 기사화한 내용에 대해 항의했다. 이어 구체적인 확인 취재 과정을 물었고, 이내 직접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30만원…200만원…



이날 오후 여의도 현대종합상조 사옥 인근 식당에서 만난 A씨는 보도 해명과 회사 입장, 상조업계 상황 등을 설명했다. 그는 “기사를 보면 팩트(사실)가 아닌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내용”이라며 “안 그래도 보람상조 사태 등으로 상조업계가 술렁이고 있는데 이런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사가 나와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A씨는 자리 말미에 흰봉투를 꺼냈다. 기자가 뭐냐고 묻자 A씨는 “식사나 하라”며 다짜고짜 봉투를 내밀었다. 기자가 얼마냐고 되묻자 A씨는 머뭇거리다 “얼마 안 된다. 30만원이다”고 답했다. A씨는 기자와 수차례 밀고 당긴 끝에 결국 돈봉투를 도로 집어넣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 A씨는 <일요시사> 편집국으로 찾아왔다. A씨가 또 다시 꺼낸 것은 흰봉투였다. 지난번 ‘촌지’와 달리 제법 두툼했다.
A씨는 “잘 좀 부탁한다. 그저께 주려던 돈이 너무 적은 것 같아 더 넣었다. 5만원권으로 모두 200만원이다. 부담 갖지 말고 받아 달라”고 했다. 물론 기자는 거절했고, A씨는 그냥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돈다발을 건네는 이유와 출처에 대해 “더 이상 기사가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절대로 추가 보도를 막기 위한 청탁이 아니다.
다만 일선 영업조직과 고객들의 눈이 있으니 오해할 만한 거친 문장과 섬뜩한 용어들을 부드럽게 다듬어 표현해 달라는 뜻”이라며 “이 돈은 직원들이 야근시 간식·식사 등에 들어갈 명목의 회사 판공비를 활용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윗선 지시 여부에 대해선 “돈을 전달하라는 누구의 지시도 없었다. 자체 결정한 사안으로 봐 달라”며 말끝을 흐렸다.
‘윤리 경영’. 이번 ‘돈다발 로비’시도와 절묘하게 오버랩 되는 이 경영론은 박헌준 회장이 2002년 현대종합상조 설립 이후 줄곧 추구·실천해 온 50만 고객들과의 약속이다. 박 회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고객을 최우선으로 한 깨끗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기본에 충실한 조직이 되자”며 ‘클린 이미지’를 강조한다. 한마디로 부당·편법 없이 정정당당하게 승부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도덕성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현대종합상조의 경영 방침이기도 하다. 현대종합상조는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연도대상 시상식과 함께 ‘윤리경영 선포식’을 가졌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정직을 통해 고객이 신뢰하는 기업으로 지속 발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직원은 “현장에서 뛰는 행사원들에게 일체 팁을 받지 못하게 할 정도로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이를 위반해 적발된 직원들은 그 자리에서 사직서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종합상조가 제정·시행하고 있는 사내 윤리 규범은 ▲고객에 대한 책임과 의무 ▲공정한 경쟁과 거래 ▲선물·향응·금전거래 금지 ▲임직원 기본 윤리와 책임 ▲국가와 사회에 대한 책임 등의 큰 틀에서 각 항목을 세분화하고 있다.

‘윤리경영’오버랩

이중 ‘선물·향응·금전거래 금지’실천 지침에 따르면 임직원은 직무와 관련해 과도한 향응(1인당 10만원 초과)을 받거나 요구할 수 없다. 또 임직원 간 선물 제공 행위(1인당 3만원 초과)와 청탁을 이용한 외부 압력도 일절 금지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조는 부정한 수단이나 의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등의 비윤리적 행위를 제보 받는 윤리신고센터까지 운영 중이다.
특히 사업비 집행 조항이 눈에 띈다. 이를 보면 회의비, 접대비, 판매비 등 회사의 사업비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안 된다. 예산의 목적과 법이 정하는 기준에 맞게 써야 한다. 사업비 집행시 법인카드 사용을 원칙으로 하며 법인카드도 업무 목적 외 사적 경비로 사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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