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젊은 피 ‘잠룡’을 꿈꾸다

2010.06.15 09:16:07 호수 0호

민주당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40대 당선자가 대거 배출된 것이 바람의 시작점이었다. 386인사들의 약진으로 인해 당내에서는 ‘40대 기수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지자체장들 사이에서 일정한 그룹을 형성했을 뿐 아니라 7월 재보선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경선을 통해 당 지도부로 편입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386인사들이 자연스럽게 차기와 차차기 주자로 성장해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대거 살아남은 386 인사들 잠룡군으로 편입
민주당 전당대회 통해 최고위원 도전장…거물급 성장 예고

바야흐로 386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대거 낙마하며 여의도에서 멀어졌던 386인사들 중 상당수가 지방선거를 통해 귀환했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에 도전한 이들 중에는 40대 출마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민주당 40대 단체장 출마자 모임 ‘새로운 도전’은 지방선거 출마를 통해 정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40대 출마자 전성시대

이들은 “지방선거는 일당 독점의 지방권력을 균형과 견제로 바로잡고,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를 살려내는 절호의 기회”라며 “우리 현대사에는 억압과 권위주의의 총칼 앞에서 국민의 이름으로 응전했던 자랑스러운 역사가 많다. 40년 전 3선 개헌과 대선을 앞둔 ‘40대 후보’들의 담대한 도전도 유신의 대항마가 됐다. 그래서 국민에게 희망과 변화의 중심이 됐고, 20년의 민주화운동을 이어온 동력이 됐다. 후퇴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면, 소신과 능력으로 무장된 세대의 겁 없는 도전이 다시 절실할 때”라며 ‘40대 기수론’을 폈다.

이들은 이어 “우리들은 80년대 독재의 장벽을 눈물로 넘어선 민주주의 발전의 주역으로 살아왔다. 90년대 이후 정보화 사회를 주도했고 20~30대와 소통하면서 기업체, 시민단체, 정당, 행정조직 등에서 착실히 실력을 키워왔다”면서 “나라가 이처럼 어렵고 국민이 이토록 힘든 시절, 우리는 또 다시 ‘행동하는 양심’세대이자, ‘깨어있는 시민’으로서의 시대적 몫을 다하고자 한다”고 외쳤다.


386 전·현직 의원 모임에 속한 20여 명은 지난해 가을부터 월례모임을 열어 미래형 대안 세력을 만드는 ‘386의 재구성’을 추진해오기도 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배우고 386의 가치를 논했다.

그리고 상당수가 지방선거에서 살아 돌아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이 된 민주당 인사 7명 중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대표적 386 인사로 꼽힌다.

이들의 당선과 관련, 우상호 대변인은 “세 사람이 당내 세대교체의 상징이 되면서 정치권 전체에서도 미래 대안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평했다. ‘젊은’ 광역단체장에 선출되면서 다음 지방선거, 총선, 대선 등을 거치며 차기 대선주자군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는 것이다.

또한 기초단체장 당선자 중 20여 명이 386 출신이다.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경기 부천)과 김성환(서울 노원구청장)·김영배(서울 성북구청장)·염태영(수원시장) 전 비서관, 김영배(서울 성북), 차성수(서울 금천) 당선인 등이 대거 기초단체장에 진출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이끈 김민석 중앙선대위 본부장, 최재성 경선관리본부장, 오영식 공천심사위원회 간사 등도 386 인사들이다.

1980년대 대학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386 정치인들은 지난 2000년 총선을 통해 ‘정치’로의 문을 연 지 10년 만에 지방권력으로 세를 확장하게 된 것이다. 40대 중후반의 나이가 되며 ‘386’보다는 ‘486’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게 됐지만 그 시간만큼의 정치적 성장은 확실히 거둔 셈이다.

또한 이들은 ‘40대 기수론’이 이제 시작이라고 말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는 “앞으로 한국 정치에서 40대로 전면 세대교체 바람이 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지난 6일 “신 40대 정치 시대가 개막했다”면서 “야당은 인물 부족이라고 했지만 앞으로 인물이 몰아닥칠 것이다. 386 세대가 개인적인 성공이 아니라 시대 과제를 함께 만드는 일에 협력하면 앞으로 집권과 통일의 주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2 도전장 ‘전당대회’

김 최고위원은 이어 “선거 승리로 인물문제는 해결됐고 2012년 정권교체 가능성도 확실해졌다”면서 “앞으로 당 체질을 젊게 바꿔야 한다”고 ‘세대교체론’에 불을 붙였다.


‘40대 기수론’으로 시작된 당내 세대교체 바람은 오는 전당대회에서 첫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7월 재보선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에 출마를 준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김민석 최고위원은 재출마가 예상되고 있으며 최재성 의원도 최고위원직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임종석·이인영·정봉주 전 의원과 백원우 의원 등도 자천타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386은 지역에서 헌신하고 개혁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대와 호흡해야 한다”면서 “이들을 통해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방선거와 재보선 등으로 최고위원 자리가 상당수 공석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도전이 성공할 가능성도 낮지 않다.

정치권은 전당대회를 통해 386 인사들이 당 지도부로 등장할 경우 당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세대교체의 바람이 민주진영 전체를 뒤흔들 ‘태풍’으로 번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은 지방선거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적 성장 가능성을 열었을 뿐이며 당내 역할론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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