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2010.06.08 09:20:43 호수 0호

“없는 말 전한 게 아닌데…”

한·중·일 정상회의 브리핑 마사지 논란
하토야마 일본 총리 발언을 입맛대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설화에 휘말렸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달 30일 제주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 2차 세션에 대한 브리핑이다. 이 수석은 이날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만약 일본이 같은 방식의 공격을 받았다면 한국처럼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이를 “자위권 발동이 불가피했을 것이란 취지”로 해석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본 측은 ‘이 같은 발언은 없었다’고 사실관계를 전면 부정했다”면서 “청와대가 이 수석의 발언을 정정했으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청와대는 이 수석의 브리핑 직후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이 일본 내에서 논란이 되자 외교적 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 언론에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을 비보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이 브리핑을 ‘e춘추관’에서 삭제했다.

이로 인해 이 수석이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을 ‘마사지’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치권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지난 1일 “이 수석이 또 마사지를 하다가 나라망신을 시켰다”면서 “평소 ‘마사지’를 즐기다보니 이젠 아예 고질병이 됐다”고 비아냥거렸다.

박 대변인은 지난 2월 말 주부모니터단 출범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이 수석이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로 바꿔버린 일이나 지난 5월25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 이 대통령과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내용을 브리핑하면서 청와대는 ‘러시아가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으나 러시아는 ‘한국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힌 점, 심지어 대화내용도 전혀 다르게 발표해 허위 보도라는 주장이 제기됐던 일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정신 차리고 사퇴해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이 수석이다. 그리고 책임지고 가르쳐야 할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마사지 전문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수석측은 ‘마사지’ 논란을 부인하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가 한·일·중 정상회의 도중 천안함 사태를 언급하면서 ‘일본이라면 자위를 위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사실이며, 일본 외무성 쪽에서 여러 차례 간곡하게 국내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니 브리핑 내용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해당 브리핑을 ‘e춘추관’에서 삭제했다는 것이다.

이 수석 측도 산케이 신문의 보도에 고개를 저었다. 이 수석 측은 “없는 말을 전한 게 아니다.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 내용은 사실”이라며 “일본 측에 사과할 일도 아니고 사과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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