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제2의 인생’ 식당 차렸다

2015.04.02 14:20:19 호수 0호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정윤회 문건’ 파동에 연루됐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달 31일 홍대 앞에 음식점을 열었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신선해물 전문점 ‘별주부’다.



복수 언론에 따르면 조 전 비서관은 정직하게 몸으로 때우고 살자는 생각에 음식점 창업을 결심했다. 주변에서는 변호사 사무실 개소를 추천했지만 화이트칼라가 아닌 정직한 블루칼라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는 각오다.

사실 조 전 비서관은 음식점과 관련한 일을 해본 적이 없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검사로 임용돼 출세 코스를 밟았다. 대구지검 공안부장, 수원지검 공안부장을 거쳐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요직인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인생 대부분을 ‘갑의 입장’에서 살았던 그다.

별주부를 열며 조 전 비서관은 “앞으로 진정한 을의 입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직시하고 싶다”라고 했다. 서빙이나 허드렛일을 하는 ‘셔터맨’이지만 “음식점으로 끝을 볼 것”이란 희망을 말했다. 공직 얘기에는 손사래를 쳤다.

해물전문점 주인 깜짝 변신
손님 상대 간단한 법률상담


별주부란 상호는 토끼와 거북이를 의인화한 소설 별주부전에서 따왔다. 전복을 주메뉴로 하기 때문에 ‘전화위복’이란 이름도 고려했지만 ‘신선해물’임을 강조하는 별주부로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정윤회 문건 파동 때 검찰 수사를 받은 경험이 상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이른바 ‘용궁 갔다 왔다’라는 속설을 반영해 이름을 지었다는 설명이다.

조 전 비서관은 재능기부차원에서 손님을 상대로 간단한 법률 상담도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단 5분을 넘기는 상담은 사절이라고 못박았다. 넥타이가 아닌 앞치마를 두르고 손님을 응대하는 그의 모습이 묘한 웃음을 자아낸다.

‘꽃밭에 놀러온 전복과 물고기’라는 메뉴 등 가게 곳곳에서 유머가 묻어난다.

앞서 조 전 비서관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재판 진행 경과를 따졌을 때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는 최소 2년 넘게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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