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

2010.05.04 09:34:50 호수 0호

“내가 겪은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8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역대 대통령들을 봐 온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각 대통령들에 대한 촌평으로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전 의장은 지난달 24일 역대 대통령을 한명 한명 거론하며 그들의 장단점을 논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으로는 아주 소탈했고 권위주의가 전혀 없었다. 인정이 많고 인간적인 의리도 있었다”면서 “용인술도 뛰어났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그는 이와 더불어 “유신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며 “내가 저 세상에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도 ‘유신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 말을 들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정권을 잡는 과정은 비민주적이었다”고 비판하면서도 “상대편 얘기가 옳으면 수용하는 아량과 판단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그는 “그때 한국국민당 총재를 하면서 자주 청와대 영수회담을 했는데 전 전 대통령은 상대편 이야기를 잘 듣고 그것이 옳다 싶으면 수용하는 아량이 있었다. 그 판단력도 빨랐다”고 회고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이 전 의장의 평가는 “돈 문제로 지금은 완전히 이미지가 땅에 떨어졌다”는 비판으로 시작됐다. 이 전 의장은 그러나 “중국, 러시아와의 국교정상화, 헝가리를 비롯한 동구권과의 국교정상화 등 7·7북방정책이라 불리는 외교 면에 있어선 큰 업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기본합의서 및 비핵화선언 등의 업적도 거론했다. 이 전 의장은 “비핵화선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보다 더 구체적인 것이었다”면서 “그런데 북측이 결국 서명한 문서에 잉크가 마르기 전에 ‘서울 불바다’다 뭐다해서 그걸 파기했다.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이 상당히 평가절하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을 ‘집념이 강하고 뭘 하겠다고 하면 기어이 하는 대통령’이라고 평했다. 그는 다만 “말년에 자기가 그만둘 무렵에, 정권이양 할 때 우왕좌왕 하고 소신 없이 하다가 결국 자기 뜻대로 안된 일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머리가 참 좋았는데, 너무 좋은 게 탈이었다”고 했다. 이 전 의장은 남북의 화해협력에 대한 업적을 거론하며 돈 문제가 개입된 것을 ‘옥의 티’로 꼽았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굉장히 서민적이고 정직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려고 애를 썼다”고 평했다. 이 전 의장은 “불행하게도 측근이나 가족이 비리와 관련돼 본인이 굉장히 괴로웠을 것”이라며 “본인은 깨끗하게 하려고 애를 썼는데 결과적으로 위선자처럼 됐으니까 그 양심을 이기지 못해서 돌아가셨다. 양심이 고왔다고 본다. 돈 몇 천억씩 먹고도 철면피처럼 거짓말하며 사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많나. 거기에 비하면 이 양반이 양심이 고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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