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회장님 화장실의 비밀

2010.05.04 09:32:25 호수 0호

구설 오른 ‘아방궁 뒷간’ 잠입해봤더니…


재계에 A회장의 전용 화장실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개인 화장실이 너무 호화스럽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아방궁’이란 말까지 보태져 소문을 키우고 있다. 사실일까. 진위 여부가 불확실한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구설에 오른 A회장의 ‘은밀한 뒷간’에 가봤다.


A회장 전용 화장실 호화 소문 떠돌아
확인 결과 전혀 사실무근 “극히 평범”


A회장의 화장실은 집무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보안요원의 신원 확인과 사전 약속 없이 출입이 불가능하다. 아무리 직원이라도 코드가 맞는 출입증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절대 출입금지”



어렵게 찾아간 A회장의 ‘은밀한 뒷간’은 소문과 달랐다. 귀빈 전용도 아니었다. 다른 화장실에 비해 훨씬 깨끗하다는 점 외에 비서실 등 일반 임직원과 같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극히 평범했다. 재계 일각에서 떠도는 A회장 개인 화장실이 너무 호화스럽다는 얘기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소문이 난 정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소변기와 좌변기, 세면대 등으로 구성돼 있는 화장실은 여느 남성용 공중화장실과 다를 바 없으나 유독 눈에 띄는 공간이 있다. 바로 A회장만 사용할 수 있는 ‘별채(?)’다. 주름 있는 미닫이 가림막이 설치돼 있는 이곳엔 작은 글씨로 ‘○○○회장님 전용’이라고 쓰여 있다. 아무나 범접할 수 없다는 통제 표기다. 평소엔 가림막이 잠겨 있어 안을 확인하기 어렵다. A회장이 집무실에 있을 때에만 개방해 놓는다고 한다. 다만 회사 관계자를 통해 그 내부를 알 수 있었다.

“바깥 구조와 다른 점이 전혀 없습니다. 똑같은 좌변기가 하나 있을 뿐입니다. 외부(현장) 활동이 많은 탓에 간단히 몸을 씻을 수 있는 샤워기가 있지만 그 정도는 특별한 것이 아니지요.” 이어 그는 A회장의 개인 화장실이 마치 ‘아방궁’처럼 너무 호화스럽다는 소문에 대해 해명했다. 또 이같은 장소를 마련한 배경도 설명했다.

“누가 봐도 그냥 ‘화장실’이에요. 막말로 변기에 금테를 두른 것도 아니고 무슨 호화란 말입니까. 아방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냥 직원들과 같이 사용하다 회장님이 나이도 좀 있고 해서 서로 민망한 측면을 고려해 따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작게요. 이게 구설에 오를 만한 일입니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결국 소문의 꼬리를 역추적해 보면 A회장이 혼자 화장실을 쓰자 내부에선 이러저런 말이 나돌았고, 급기야 외부로까지 새어나온 것이다. 일부 방문객들의 입방아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다시 증권가 정보맨들과 재계 호사가들의 입을 거치면서 확대 재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70줄에 접어든 A회장의 보수적인 성향까지 더해져 소문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 호사가는 “일련의 각종 루머들은 거의 대부분 출처와 실체가 불분명한 낭설로 끝나기 일쑤”라며 “이번 회장님의 호화 화장실 소문도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난 소설 같은 얘기로 끝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사실 다른 큰 회사의 경우 단독 화장실을 쓰는 오너가 많다. 거의 대부분 집무실 내부에 딸려 있다. 이도 아니면 아예 ‘VIP 전용’을 만들어 비밀스럽게 관리한다. 따라서 일반인의 확인이 불가능할 뿐더러 언론의 가십거리로도 언급된 적이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A회장이 그나마 소탈한 편이라 할 수 있다.

변기에 금테?

모그룹 한 간부는 “요즘 좀 산다는 가정집에 안방 화장실이 모두 있는 것처럼 대기업 오너가 화장실을 혼자 쓰는 게 뭐 대수냐”며 “그만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예우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회사에 10년 넘게 근무했지만 아직까지 VIP 전용 화장실 사용은커녕 구경도 못해봤다”며 “아무리 좋아도 사람 쓰는 화장실이 모두 거기서 거기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